4월16일 <꿀벌의 우화> 후기

띠우
2015-04-22 16:40
717

꿀벌의 우화는 복작 세미나를 시작하고 제일 수월하게 읽은 책이다.

쉬운 말로 표현되어 있어서 읽기는 쉬웠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쉬웠는지는..

 

세미나 시작 전, 히말라야님이 직접 쓴 추모시를 듣고

투덜대는 벌집 내용을 읽다가 나도 막지 못하는 내 속에 무언가가 치솟아

(교육받은 미덕이 나도 모르게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쯧쯧,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그만...

 

아무튼 복작 책을 읽는 동안 여기저기서 나온 꿀벌의 우화,

그 주인공 맨더빌을 우리가 드디어 만났다.

개인의 악덕이 사회의 이익이 된다.

우선 당시 사회에서 말한 악덕이란 살인, 강도 같은 범죄와는 다른

도덕적인 차원에서의 죄악을 의미한다.

주로 방탕, 사치, 명예욕, 이기심, 탐욕, 쾌락, 뽐내는 마음 등을 이야기하는데

뽐내는 마음이라... 문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아닌가(떠오르는 얼굴들ㅋㅋ)..

그것이 문탁에 이익(?)이 되는 순간을 실제 보고 있기도 하다.

맨더빌은 당시 순수한, 그러나 본성으로 다다를 수 없는 아름다운 도덕이야말로

미덕이라고 강조되던 시기에 위와 같은 악덕을 전면에 내세워

순진한 미덕만으로는 나라를 잘 살게 할 수 없다고 만천하에 주장한다.

절제하면 소비가 줄어들고 소비가 줄어들면 나라경제가 위태롭게 된다는...

사치가 나라를 굳건히 살게 한다?

자본 중심의 요즘 시대와 일치하는 부분이 어찌나 많은지 시대를 거슬러 살고 있는 것 같다.

 

당시 16,17세기 사회는 이전의 봉건제가 급격히 흔들림과 동시에

도덕의 힘은 급속히 무너져갔고 대신 금융이나 상업이 사회 중심부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

국가의 부가 중심인 중상주의가 득세하던 시기,

이때 무엇보다 국가에 대한 통치술이 대두되는 것은 시기적으로 당연해 보인다.

종교가 흔들리고 봉건제가 흔들리며 국가 행정이 중요해지는 시기

맨더빌의 주장은 파격적이라고 말해지지만

시대적 상황 속에서 흘러나온 자연스런 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는 인간의 악덕 하나하나는 추할지 모르지만 세상은 그것이 모여

정부의 계획 없이도 질서잡힌 사회로 잘 굴러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예를 제시한다.

사회는 악덕으로 유지, 발전되며 상업사회를 살면서 도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결국 빈곤과 일자리 파괴 등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복지정책이나 시장에 대한 간섭은 게으름이나 사회 불안정으로 이어지기 쉽기에

정부의 간섭이나 정책은 최소한의 기능만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가 주장했던 부가 국민의 부가 아닌 국가 중심의 부였기에

노동자에 대한 그의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맨더빌의 주장중에서 불편한 것들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내가 교육받는 동안 내속에 만들어져버린 국가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 국가 있다

(개인이 무엇을 하느냐는 어쩌면 국가가 바뀌길 바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라는

자누리샘(전체주의든 개인주의든 둘다 동일한 추상화?)의 말이 확 몸으로 파고 들었는데

후기에 어찌 풀어내야할지.. 저런 의미로 말하신 거 맞나? 맞나요?

이 부분 다시 알기 쉽게 말해주세요~~

 

고난과 단련으로 굳세어진 그들은

넉넉함을 악덕으로 여기고

절제에 더욱 힘써

사치를 피하고자

텅 빈 나무로 돌아가서

만족과 정직으로 축복받게 되었다 - 투덜대는 벌집 중에서

 

이것은 나에게 진정한 미덕인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나는 맨더빌에 따르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미덕 속에 사로잡혀

그가 말하는 악덕,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할 인간의 본성, 인간이 참으로 어떤 것인지 주목해볼 필요는 있겠다.


뽐내고 싶은 마음인지 발제도 후기도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놀고 싶은 쾌락욕구가 뽐내고 싶은 욕구를 늘 이기는 것이 문제로다 ㅋㅋ

 

다음시간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을 모두 읽는다.

발제는 누구신가요? 깜박깜박...

댓글 3
  • 2015-04-22 16:48

    내안에 있는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주목하는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여전히 전제를 두고 그것을 부정하는 식의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

    내 안에 있는 국가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기 위한 공부...

    뭐 이런 건가....

    참고로 정리가 안 된 상태에 있으니 후기에 대한 질문은 사절...

  • 2015-04-22 23:33

    이제 막 발제를 올리고 보니 내 바로 밑에 띠우의 후기가 있다.

      글 사이사이에서 띠우의  또 다른 생각을 읽는다

    발제하는 동안 나 역시  이제까지 내 안에 담아두던 도덕, 미덕, 악덕, 등 등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맨더빌과 스미스를 오가며

    가늠하고  돌아본다.

    꿀벌의 우화 라는 동화 같은 달콤한 제목 뒤에 따라붙은 "개인의 악덕, 사회의 이익"이라는 부제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그는 부제의 목적이 역설을 부각시켜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위함이라고 했다. 과감하고 도발적이다.

    그리고 후에 그는 마치 퍼즐 게임을 하듯 개인의 악덕과 사회의 이익 사이의 빠져 있는 동사를 끼워 넣으며 개인의 악덕은 솜씨좋은 정치인이 잘 다룬다면 사회의 이익이 될 수 있다라고 답을 말해 준다.  

  • 2015-04-23 06:30

    또 한명의 발제는 저야요... 띠우 샘의 글은 늘 재미져요...ㅎㅎ(뽐내셔두 되어요!!)

    맨더빌 당시는 이제 중세의 신이 죽고 드디어 국가라는 신이 생겨날 당시였던 거죠.

    인간의 욕망을 말하는 맨더빌의 욕망을 읽다가 몇번이고 저는 뒷골이 땡겨옵니다.

    지난 시간 못다한 이야기, 오늘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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