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토론- 전편과 후편

향기
2015-03-27 07:36
524

평소에는 지각하는 것을 끔직이 싫어하나, 후기를 쓰기 위해 지각한 향기입니다.  ^________^

마을 작업장 모두가 함께하는 세미나!! 공통감각을 높이기 위한 세미나!!

문탁을 오가며 자주 부딪히기는 많이 하지만,  하나의 세미나 팀으로 묶일 것 같지는 않을 사람들이 모여 하는 떼세미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를 읽고  두 번의 세미나를 마치고 떼토론으로 모아졌다.

떼토론의 처음은 바로샘이 <교환-증여-순수증여 개념정리와 경험나누기>로 시작했다

토용샘과 띠우샘은 이어가게가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 되기를 원하셨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어가게의 수익이 매니저들의 품삯수준도 되지 않아 수익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품삯을 받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 그것이 이어가게의 복을 순환시키는데 도움이 더 될거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품삯 문제 해결과 사랑방 활성화를 위해 밥당법처럼 이어가게도 가게지기를 두고 돌아가며 당번을 정하자고 제시하셨다.

품삯의 문제는 이어가게 만이 고민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작업장도 마찬가지이다.

품삯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순수증여'를 실천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국회의원 A처럼 순수증여의 유혹을 느낄때가 있다.

품삯을 받는 다는 것은 부담과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간 동안 일한 것에 대한 시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증여에 대한 보답이므로 다시 되갚아야 하는 당연한 부담인 것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순환의 고리를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을 바꿔보자.

"순환의 고리"를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로 해보자.

마르크스는 노동자의 노동에서 생긴 잉여가 순수증여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가게의 경우 사람들이 발걸음이 많은 것이 동굴 속 제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 한 것 같은데,

우리에게는 어떤 것이 '순수증여'일까? 우리의 '원리'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가치'란 무엇인가?

질문하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두번째는 신목수님께서는 그 유명한(?) 발언 "복은 위조지폐다!"에 대해 설명하셨고, 복에 대해 토론했다.

복과 화폐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 없어도 쓸 수 있다. 빚으로 시작할 수 있다.

- 복은 써도 될까? 이 말은 선물을 받아도 될까? 라는 질문과 통하며, 증여에 기울어져 있는 화폐이다.

- 활동의 표현이다. 활동을 해야 벌 수 있고, 문탁의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복에는 인격성이 제거 되어 있지 않다.   복은 문탁 내의 활동과 관계를 상징한다.

- 복과 돈을 등가로 생각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보자.

  문탁안에서 물건은 돈과 복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기서 복을 지워보자. 그러면 물건 값은 일정하지 않다.

  만원이 될 수도 있고 팔천원이 될 수도 있다.

자누리샘께서는 이제 복과 화폐가 다른지 같은지에 대한 얘기는 그만하자.

우리는 '화폐'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복을 화폐랑 비교하는 것이다.

화폐는 증여나 순수증여를 말살하고 모든 것을 가져가 버렸다. 화폐는 '허구'다.

화폐에 비견되는 '복'이란 생각에서 넘어가자. '복'은 관계의 힘이며 윤리이다.

신목수님은 복을 거지에게 준 위조화폐와 같다고 생각하신 부분을 말씀하시며 정리하셨다.

누구나 발행할 수 있고, 진짜 화폐와 다르다.

금융이자가 없다. 화폐를 무력하게 한다. 증여의 수단이다.

그러시면서 교환의 세계에 들어왔을 때 증여받은 사람의 무기력 등의 증여의 위험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하셨다.

여러 분들의 말씀을 들을 때는 새로운 깨달음으로 머리 속에 쏙쏙 주입되는 것 같다가도,

뒤돌아서면 설명을 못하겠다는 띠우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많은 말씀들이 오갔는데 실제적으로 알지를 못하니 더 정리가 안되네요.

댓글로 보완해 주세요. ^^

떼세미나 후기 나머지 부분은 뚜버기샘이 이어주실겁니다.

이어서...여기부터는 뚜버기의 후기입니다.-----------

세번째는, 작업장 이야기를 나눠보는 꼭지였지요. 

이날 세미나에 모인 작업장 멤버들은 대체로 작업장을 만들 당시부터 함께 했던 회원들과  (아마 파지사유 생기고) 작업장이 확대되면서 합류한 1,2년차 정도로 나눌 수 있을 텐데

- 후기멤버들은 초창기의 고민이나 갈등상황을 알고싶어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혹은 간증)은...

* 지금 이어가게가 가진 고민 (가격책정, 품삯고민)등이 늘 있어왔다. 그런 시간들을 견디어 나가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끊임없이 만들어나가고 질문해 가다보니 질적 변화의 순간이 찾아왔다. 특히 요즘 담쟁이에서 새삼 느낄 수 있다.

* 작업장 초기의 질문들이 계속 반복되는 듯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복이 화폐냐 아니냐라는 고민해 왔지만 지금은 활동의 상징과 순환의 매개로 어느 정도 정리되었고 마을경제도 공통의 부라는 화두로 변형되고 있다. 이 과정은 모두 공부를 통해 이루어져왔다. 다음 질문은 무엇이 될까?

-작업장 설립에  중요 키워드로 "생산"이 있었다. 다양한 형식의 생산과 생산적 활동이 중요하다고 여겨졌다. 지금에 이르러 생산의 다양화나 생산성 문제는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

* 마을경제라는 초기 작업장 원리는 교환경제의 대안으로 증여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했고 생산부터 바뀜으로서 가능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어떤 생산형태"인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 그래서 효율을 추구하는 분업은 끌리면서도 거부되고 있다.

-작업장의 자립에 대해:

* 자립을 얘기할 때 경제적 자립, 개인의 자립 등등 표상하는 바가 달라서 많이 부딪혔다. 한 때 자립은 너무 골치아픈 얘기였지만, 자누리의 자립실험을 통해 다시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 작업장 앞에는 두갈래 길이 있었다. 하나는 돈벌어서 문탁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부가 되는 길. 그러나 우리는 그 길로 가지 않았다. 공부를 통해 활동을 상상하고, 활동을 통해 공부하는 방식의 길을 가고 있다. 그 길이 작업장이 자립하는 방법일 것이다.

네번째는, 적절한 질문에 대한 토의였습니다. 

* 적절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민감성을 가지고 있을 때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다.

* 뭔가를 생산해 내는 질문이어야 한다.

* 적절한지 아닌지 고민하지말고 뭐든지 질문하는데 오히려 중요하다. 그래야 적절한 질문도 나온다

* 말걸기가 중요하다.

마지막 꼭지는 작업장 활동의 의미와 대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작업장은 단지 노동하는 곳이 아니어야 한다.

* 각 사업단의 활동영역이 따로 있다고 여겼던 풍경이, 자누리홍삼뚜껑깨지는 사건을 계기로 니일 내일이 아니라 우리 일로 여기게 된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간증. 작업장 활동능력은 관계의 확장이고 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 아렌트는 근대의 노동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아렌트가 비판하는 노동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작업장의 활동과 관계를 통해 민주적 운영원리를 만들어내고 전체를 보는 사람이 되는 곳, 민주적 주체가 탄생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자.

-품삯이 노동의 댓가로 여겨지는 데에 거부감이 있다. 복도 마찬가지이다. 순수하게 도와주고 싶을 때 조차 품삯이나 복을 받는게 맞는걸까?

* 작업장에서 활동비나 품삯은 증여의 고리에  편입시키는 방식이기도 하다. 받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받는 것이 오히려 활발한 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그 밖의 소감들....

* 아직 경험이 적어서인지 복이라든가, 작업장 활동이라든가 잘 이해되지 않고 말만 떠다니는 느낌이 있다. 좀 더 경험해봐야겠다.

* 들을 땐 가슴에 확 와닿았다가 문을 나서면 뭔지 모르겠는, 내 언어로 나오는지 않아 답답하다.

* 열심히 활동하는 볼 때, "저 분도 가정이 있다던데...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

* 활동비 받는 것에 대한 부담에 공감된다.

* 활동을 통해 많이 배웠고, 오히려 어려운 공부를 놓지 않고 꾸준히 하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사회자(목수님)의 정리 멘트 

"수익이 나건 안나건 거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생산하는 것,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그자체가 의미있는 행위이다."를 끝으로 

떼 세미나 <간증과 주입의 로고스>는 마무리되었습니다.

댓글 3
  • 2015-03-29 12:59

    어떤 하나의 정답을 찾기보다는 친구들이 지닌 고민과 나의 고민을


    함께 펼쳐 놓고 이야기하는 동안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나도 보이고


    잘 보이지 않던 친구들의 모습도 하나 하나 눈에 들어오는 시간이었답니다.


    그래서 헷갈리고 혼란스럽기도 했는데 논리나 효율성의 문제로만 재단할 수


    없는 무엇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다소 아쉬움도 남는다는 .... ㅋㅋㅋ  ^^   

  • 2015-03-29 18:24

    복과 위조화폐라니^^ 재미있는 주제라 생각됩니다~작업장에서 느껴지는 "하우"를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2015-04-08 23:37

    주방 밥당번처럼 이어가게도 당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꼭 품삯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아니었는데, 토론회에서 좀 잘못 전달된것 같아요.  아! 이 딸리는 언어능력이라니..... ㅎㅎ

    이어가게가 중고매장이다보니 순환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도 순환시켜보면 주방에 이은 또하나의 증여와 선물의 장소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되면 자연히 활동비 문제도 해결되어서 월든 전체 회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생각은 덤이었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전달되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저와 띠우님은 월든 사랑방을 지향하여 보다 많은 문탁회원들이 북적거리는 이어가게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달부터 향기님이 이번 달부터는 히말라야님이 월, 화 오전에 매장 당번을 하고 계십니다. 이 두 분의 참여만으로도 벌써 이어가게에 생동감이 넘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체험 문탁 삶의 현장'에 참여하시길......^^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448
국부론 발제 2편 1~3장 (1)
오영 | 2015.05.21 | 조회 1640
오영 2015.05.21 1640
447
<국부론> 첫시간 후기 (1)
행복 | 2015.05.06 | 조회 556
행복 2015.05.06 556
446
<국부론> 참고자료 (1)
복작 | 2015.05.03 | 조회 941
복작 2015.05.03 941
445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제1편 전반부> (3)
행복 | 2015.04.29 | 조회 1519
행복 2015.04.29 1519
444
[맨더빌-꿀벌의 우화]명줄 줄어드는 세미나! (2)
히말라야 | 2015.04.24 | 조회 777
히말라야 2015.04.24 777
443
맨더빌의 삶과 생각 발제 (4)
담쟁이 | 2015.04.22 | 조회 585
담쟁이 2015.04.22 585
442
4월16일 <꿀벌의 우화> 후기 (3)
띠우 | 2015.04.22 | 조회 715
띠우 2015.04.22 715
441
꿀벌의 우화 메모 (3)
달팽이 | 2015.04.16 | 조회 688
달팽이 2015.04.16 688
440
4/9 열정과 이해관계 후기 (2)
토용 | 2015.04.14 | 조회 658
토용 2015.04.14 658
439
열정과 이해관계 1장 발제문 (4)
토용 | 2015.04.08 | 조회 575
토용 2015.04.08 575
438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토론- 전편과 후편 (3)
향기 | 2015.03.27 | 조회 524
향기 2015.03.27 524
437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토론준비 (7)
달팽이 | 2015.03.25 | 조회 656
달팽이 2015.03.25 656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