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론 7/2 후기

자누리
2015-07-06 23:12
497

국부론은 1776년에 쓰여졌다

이 해에 미국의 독립선언이 이루어졌고(스미스가 원고를 쓰던 당시엔 독립전이므로 국부론에서는 아메리카식민지라 칭한다.) 

프랑스 혁명을 20년 앞두고 있던 시기이다

18세기 중반은 여러 가지로 분기점을 형성한다. 군주국가의 모델은 자유주의 국가로 바뀌었고 

산업혁명으로 바야흐로 시장제도의 부흥과 완전한 자유인을 방출하고 있었다

물질은 풍부해지는데 유럽 거리에는 여전히 거지가 넘치고 있었다

시장은 거래하는 자유인과 거래가 불가능한 빈민을 동반자로 성장했다

홉스가 됐든 루소가 됐든 자유인에 대한 사유는 바로 이 시장주의를 모델로 한 것이었다

이제 스미스가 한 일은 시장을 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시장 그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자본과 시장을 순기능으로 공공연하게 담론화하고 그에 적합한 국가의 역할을 시시콜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상주의와 실체로서의 절대국가를 비판하면서도 스미스가 국가 자체를 부정하지 못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시장에서 자유 경쟁하는 개인을 사유의 중심에 놓았을 때 전체의 조절을 위한 국가는 여전히 필요했다

아마도 시장에서 조정할 수 없는 빈민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동시에 스미스는 정부의 무능을 문제 삼았다

자유인은 국가가 절대로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스미스는 절대적으로 역학관계 위에서 역학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식의 국가는 폐기하였다.

대신 자연성을 잘 조절하는 통치의 원리가 작동되는 방식으로 국가를 잔존시켰다

국부론 5편은 그런 국가의 역할과 기능을 잘 보여준다

공공시설과 공공기구는 여전히 필요한데 많이도 말고 4가지가 있으면 된다고 한다

사법기구와 방위기구, 국민의 교육, 그리고 상업의 촉진 방책

어느 것이나 기저에 흐르는 원리는 분명하게 자유경쟁이다

중상주의 시절에 시장을 만들기 위해 순환장치들인 도로나 다리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것들을 보강하거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돈을 크게 들이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돈을 잘못쓰거나 도로를 잘못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독점도 안 된다. 길드의 동직조합이 유해한 것처럼 무역의 관리회사나 주식회사도 최소화해야 한다

스미스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독점과 주식회사를 내재화시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형태는 다르지만 그 원리는 지금까지 유효하다. 자유경쟁과 수익자부담의 원칙, 그거면 된다


지금도 많이 듣는 말이다. 그래서 푸코는 18세기 중반에 스미스로부터 비롯된 자유주의는 한 시기의 

특수한 사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주되어 현재까지 계속되는 통치의 작동방식이라고 하나보다

14세 이전에 국민기초교육을 시키는 게 국가가 지출할 비용을 적게 할 것이며 공립학교보다는 

교사들이 경쟁하는 사립학교의 방식을 따르라고 한다.


관리회사 항목에서 이 시기 또는 17세기 제국주의와 1차 세계대전 직전의 제국주의를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보루나 수비대를 둔 관리회사들, 동인도회사와 같은 첨병을 둔 제국주의는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다음 시간은 52장 끝까지입니다. 영화도 알아들 보고 오세요.

댓글 3
  • 2015-07-07 14:20

    스미스가 지금의 대학에서 문사철을 폐지하는 것, 각종 공공기관이 민영화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봤으면

    과연 뭐라고 했을지..참 궁금합니다...

  • 2015-07-07 20:55

    스미스는 국가역할이 축소되야한다고 계속 강조하지만 결코 국가 아닌

    사회를 이루는 다른 방법을 상상하지 않는듯..

  • 2015-07-09 08:30

    자유경쟁과 수익자부담의 원칙....18세기를 살았던 아담스미스의 논리가 여전히 먹혀들어가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이 할 말을 잃게 합니다. 우리가 즐겨 생각하고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것이 학교라는 제도에서 이루어지고 확대재생산된다는 점에서 요즘은 '과연 학교가 무엇인가' '학교가 아닌 어떤 형태, 또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아니, 교육이 필요하긴 한건가' 하는 회의가 드네요....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은  그의 주장 중에서 필요한 것을 입맛대로 골라 빼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마치 곶감처럼...) 참 괘씸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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