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호 첫시간 후기

느티나무
2021-11-18 23:50
209

181호 펴내며 글에는 녹색평론 휴간에 대하여 이렇게 적고있다. 

 “보다 충실하고 유의미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잡지의 발간 일정에 쫒기지 않고 편집실의 역량을 보강하면서 재정적 기반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30주년이라는 고비에서 1년 휴간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휴간 기간에도 독자 여러분들의 비판적인 관심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가능하다면 정기구독 및 후원회원으로서 계속 남아서 <녹색평론>이 독립적인 매체로서 우리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에 적극 동참해주길 부탁드리고 싶다.”

 

시작한지 2달만에 휴간이라는 소식에 의기소침해진 날 등장한 새로운 분

김엘림님이 오셨다.

엘림님은

 ‘마음으로는 늘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천까지 이어지기가 어려웠던 문제들’에 한걸음 더 다가서 보고자 녹평세미나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는 삶을 바꾸어야겠구나’ 생각했다.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금 늦게 오고 또 조금 빨리 가야하지만

그럼에도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세미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엘렘님의 얘기에 우리도 덩달아 의욕이 불끈 불끈!

 

181호 첫 시간은

'농(農)과 자치 민주주의',

'원점에서 생각하는 도농상생 협동운동',

'마을재생은 공동체성의 회복으로', '홍성 홍동면 지역화폐 이야기'를 읽었다.

대체로 공동체적 삶과 연관된 주제들이다.

지역 공동체의 회복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하승수는 “중앙집권적 권력에는 그 자체로 반생명적이고 반생태적인 경향이 내제되어 있다. 따라서 생명과 생태를 살리려면 중앙집권적 구조가 해체되어야 한다.”고 썼다.

지역에도 또한 중앙집권주의가 존재한다.

이는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마을 대표를 주민이 직선으로 뽑는,

전통적 주민자치의 기능이 사라진 기형적 구조이다.

행정리 3만 6천개를 중심으로 한 3만 6천개의 마을공화국(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것이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이와 연결해 도농상생 협동운동도 그 출발점으로 돌아가 변화된 환경을 읽어내고 다시 점검해 보자. 1970년 농촌과 광산지역의 협동조직을 통한 자립운동을 시작으로

농촌의 생산과 도시의 소비를 잇는 직거래운동,

그리고 환경오염과 건강에 대한 우려로 시작된 유기농운동,

이 두 운동의 결합으로 시작된 한살림운동은 도농상생 공동체의 실현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초기의 정신이 희미해지고 유통시스템과 안전성에 의존한 생존에 급급해져 있다. 이런 현실을 자각하고 한 살림이 강조해 온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는 원칙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

그리하여 ‘생산자와 소비자의 생명을 지키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보장하는’

연대와 협력으로 농촌과 도시의 경계를 허무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상적인 지역 공동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장고도의 어촌계와 인천 하화도의 부녀회, 그리고 홍성 홍동면의 지역화폐운동이다.

장고도 어촌계는 공동생산한 소득을  20년 이상 거주한 주민 75가구(총 80가구)에게 각 가구다 연간 약 2000만원 가량을 공동분배하고 있다.  조건은 '20년 이상 거주', '공동생산에 참여' 하는 것 뿐이다. 공동생산 경제는 실패한다는 이론을 일축하는 사례이다. 또한 하화도 부녀회에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여 마을 주민들의 하루 세 끼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돈보다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동면의 지역화폐운동은 문탁네트워크 초기에 견학을 한 곳이기도 하다. 그곳의 무이자 마을은행 '도토리'는 문탁의 '무진장'을 만드는데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여려 당면한 문제들을 앞에 두고 있지만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기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사례들에서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다. 마을재생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정부나 전문가들은 이들에게서 보다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을 배우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들 공동체의 모습에서 우리는 문탁 공동체와 공동밥상, 그리고 ‘복’을 떠올렸다. 문탁의 우리는 이제 공동체가 어떻게 움직일 때 살아나는가를 아는 훈련된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 다음 행보에 대한 상상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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