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Ⅰ시즌 3 <루쉰, 혁명의 문학>4회차 후기

2023-09-13 23:33
273

방황 두번째 시간이다. 

루쉰의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이건 유난히 이번 시즌 내가 더 좋아하는 부분이지만)

[가오 선생]을 통해 여생학들을 가르치며 그녀들의 앞날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길, 꺽이지 않길 바라는 루쉰의 마음이 느껴진다는 메모가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다. 방황에는 중국 여성들의 인권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루쉰이 강의했던 여사대에서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어 발랄한 여학생들의 모습과 묘사들이 흥미롭게 읽혔다고 한다. 이와 함께 빠질 수 없는 지식인데 대한 이야기.

자신의 삶에 어떤 생활의 습속을 바꾸지 못하는 지식인에 대한 소설의 주인공들과 우리또한 그런 모습이 존재함을 이야기하는게 개인적인 이야기와 섞여 풀어나가니 풍성해지네요. 여전히 아직 루쉰의 적막과 공허와 가벼워 지는 마음을 잘 모르겠기도 하고… 아직 우리는 루쉰에 푹 젖어들지는 못하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소설 속 중국의 시대와 배경을 통해 루쉰의 작품을 이해해보려 각자 노력하고, 살아온 배경도 나이도 각각 다른 2023년의 우리들이기에 풀어내는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재미있습니다. 

 

 새봄샘은 [형제]를 맡으셨는데 직업의 특색때문인지 그 시대에는 개인의 과오를 공금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여길 맡큼 부패한 사회였을까?하는 의문도 생겼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루쉰과 그의 동생 이야기가 오갔다. 루쉰의 성격상 후에 불리할 것 같은 자료는 남기지 않는 꼼꼼함으로 둘의 관계에 대한 해석이 어렵기는 하지만 노신 평전을 통한 동생이 루쉰선생에게 쓴 편지는 말투에서도 그렇고 추리를 하고 싶게 만든다. 

 [이혼]은 [비누]와 연관지어 서사 양식의 극화된 특징을 설명해 주셨다.  1930년대에 루쉰은 자신의 예술 경험을 결산할 때 백묘적이고 간결한 스타일의 특징을 중국의 전통극과 연결시켰다고 한다. 아이구의 심리적 변화와 연결된 시점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혼에 대해 받아들였냐 아니냐였나?? 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이야기가 뭔지...실은 제가 저번주 너무 갑작스런 일들이 빵빵 터져서 뒷부분을 못읽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댓글에서 샘들이 보충해 주실거라 믿겠습니다.

 

 그리고 [고독자].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꼼꼼히 읽고싶었던 소설이었는데ㅎㅎ 근데 느티샘이 쓰신 <아리랑>의 '찬란한 죽음'을 루쉰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생존과 생활, 성장을 강조하며 참호전을 이야기하는 루쉰에게 이 찬란한 죽음은... 한소리 하셨을거 같기도하고.... 저는 그런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샘들은 어떤지 물어보질 못했네요.

 여기서 우리는 상반된 이야기를 하였는데, '자기 소멸을 위한 변절이다,각혈은 혁명이다' 등의 이야기들과 '변절은 변절이지!'의 대립적인 구조의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루쉰의 소설은 일단 읽히기는 하는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방황에서 유난히 루쉰의 모습으로 예상되는? 인물 혹의 인물 행동 묘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어느 모습들일지 맞춰보는 재미도 있네요. 마지막으로 만약 이 [고독자]를 영화로 만든다면 웨이렌수로 누구를 캐스팅할 것인가?? 여러분들의 선택은?? 참샘이 재미있는 질문던져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슬퍼하며] 입니다.

 동거, 자유, 독립, 죽음, 혁명, 멸시, 지식인, 성숙, 미성숙.. 물론 이 시대의 배경 속 동거나 자유연애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이야기했는데 그보다도 여전히 우리에게 깔려있는 현대 시대의 사상이 있기에 동거나 성숙 미성숙에 대한 의견이 오가는 것이 재미있었네요. 

  그리고 이 소설을 읽고 많은 분들이 화가 났었던 것 같네요.(댓글로 자세히 써주셔도 되어요~) 

 <자유와 진실>이라는 메세지에 대한 루쉰이 청년들 특히 여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에 대한 소설. 삶을 방해하거나 희생시키는 장래의 꿈은 필요치 않으며 생존, 생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지금의 꿈만이 필요하다고. 경제권을 요구하는 것은 투사가 되어 투쟁을 하든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하든 끈기 있게 이루어 져야 한다는 무뢰정신. 묵묵하고 끈기 있는 참호전과 같은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루쉰의 생각.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런 생각을 좋아합니다.

 제가 한창 30대의 사춘기를 겪으며 루쉰을 처음 만났을 때, 거의 전사처럼 입으로만 싸웠죠. 당장 경제권을 생각하며 이 핑계로 집을 나가고 싶기도 했고 내 선택을 회피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이 소설 속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하니 새로운 길을 양해 내딛는 남자인 나(화자)의 삶과 죽음으로 가는 쯔쥔의 너무 허무한 듯한 삶에 내가 오버랩되며 더 싸움의 의지를 속에서 잔잔히 불태웠었지요. 

 결국은 내안의 틀을 내가 못깨고 안주하는 거면서 주위 탓을 너무 하고 있기도 했더라구요. 그러면서 연극도 하고 랩도 하고, 세미나를 하네 마네 울고 불고 함께 시위도 가고 문탁을 5년 넘게 다니고 있긴 하네요. 그러면서 조금은 무뎌지기도 하고 여전히 우왕좌왕 많이 하지만 나를 바꾸어 내기 위한 참호전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럴때 저에게 참호전을 쓸 수 있을까요?ㅎㅎ 작은 원을 그리는 파리처럼 또다시 제자리로 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제자리는 전과 같은 제자리는 아닌 것 같네요. 어찌되었던 살아서 '지금의 분투'를 또 하고 있네요.

 

댓글 8
  • 2023-09-14 08:19

    시간이 갈수록, 루쉰을 더 많이 알아 갈수록 얘기가 풍성해지고 있는 세미나 시간이 재미있습니다.
    늘어놓은 얘기들 속에서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들이 좋네요^^
    각각의 분투들에 응원의 외침을!

  • 2023-09-14 09:53

    웨이롄수역에는 역시 변요한 이죠^^
    미생,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션샤인 , 한산에서의 섬세한 연기스펙트럼~ ㅎㅎㅎ
    유님의 루쉰에 연결된 서사를 들으니~ 루쉰에 쬐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2023-09-14 10:18

    저는 웃음끼 쫙 빼는걸 전제로, 일단 구교환 캐스팅 합니다.ㅋ
    말랐지만 단단해 보여야 하고, 쌍꺼풀 없어야 되고, 차가운 인상에, 가끔 썩소를 짓는 얼굴....
    햐..어렵다
    두되 풀 가동중.

    • 2023-09-15 18:16

      ㅍㅎㅎㅎㅎ구교환님^^ 괜찮네~ 설득

  • 2023-09-16 07:50

    죽음을 슬퍼하며 얘기할 때 나는 왜 (느티)샘들의 무거운 마음을 이해 못하나 생각해 봤어요.
    쯔쥔의 죽음이 사랑이라는 것, 자유라는 것의 허망함에 대한 절망의 무게에 이입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성숙이니 미성숙이니 그런 어이없는 말을 했네요.
    게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회색의 그 닫힌 세상 속의 막막함.
    요즘 말로 쯔쥔을 두 번 해치게 되어서 쯔쥔에게 사과를 하고 싶군요.
    루쉰을 이렇게 읽으면 안될것 같은 것과는 별개로.

  • 2023-09-16 10:12

    고독자 웨이렌수에 류승룡 추천합니다 ㅋㅋ 굵은 눈썹에 한표!
    근데 나이가 너무 많나...

  • 2023-09-19 10:40

    전 공유를 떠올렸어요.
    도가니에서 진지한 공유를 보며 좋아졌다가 도깨비에선 눈빛에 완전 반했다는~
    근데 웨이렌수를 하긴엔 넘 다정한 이미지인 것 같긴 하네요 ㅎㅎ
    루쉰은 여전히 막막하지만, 세미나 시간 늘어놓은 얘기들에 빠져들어 재미있어요.

  • 2023-09-19 20:53

    신하균님은 어떨까잠시생각더해보고…
    왠지 등치가 더 좋아야하나? 생각도해보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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