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 행진 (9/23)후기

작은물방울
2023-10-02 22:58
190

반짝반짝 한 날이었다.

이미 시청역에서부터 행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드레스 코드가 초록인 사람들 , 고니를 들고 있는 사람

이름은 알 수 없는 새모자를 쓴 사람들... 곁눈질로 신기한 모습을 훓어본다.

저들도 우리와 같이 재미난 행진을 준비했군!

혼자 웃음이 났다.

 

진행의 매끄러움

젊은 여성 진행자들이 무대에 서있었다.

버벅거림이란 전혀 없고 조용하지만 또렷한 딕션이 귀에 쏙 들리는 진행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그녀들을 보고 있자니 느닷없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분 뭐지? 엄마 마음? 동료 의식? 모르겠지만 진행이 매끄러우니 귀가 즐겁다.

귀가 즐거운 합창도 있었다. 그들이 부른 곡은 문탁의 합창단도 불렀던 곡이다.

겸목과 노라가 함께했던 그 합창단 언젠가 다시 한번 결성해도 좋을텐데....

 

 

엇박자지만 나는 좋다.

문탁의 거북이와 소창 펼침막은 누가 봐도 힙했다.

우리가 등장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카메라를 들었다. 이 뿌듯함 어떻하지?

행진을 시작하자 촌스럽고(이건 요요쌤 친구분 이야기) 나이 든(소녀시대 노래는 모르는) 우리들은

리듬에 맞추고는 싶지만 말을 듣지 않는 몸뚱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거북이와 쉘위 댄스를 했다.

뒤에서 지켜보던 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이들고 촌스럽지만 엄청나게 귀여운 사람들... 거북이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았다.

아!! 그냥 뭘해도 힙한 친구도 있었다. 우현이...

이 친구는 목만 까닥이는데도 멋지다. 우리에겐 이런 친구도 있다고!!

하늘에 하늘하늘한 무지개가 떴다.

 

아름다움을 보러 오세요

행진이 끝나고 무려 20여명이 함께 모여 호프집에 들어갔다. 역시 술꾼 물방울은 술집을 보는 안목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주 보고 두 줄로 앉아 삼삼오오 팀을 꾸려 마시기 시작했다.

문탁 쌤이 주신 회식비는 우리의 간에 불을 지폈고 활활 타올랐다.

이런 자리가 오랜만인지라 모두들 즐겁게 취해갔다.

예전 세미나 때의 에피소드, 근황 토크, 세미나 섭외 등등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속마음들도 조금씩 흘러나왔다.

 

행진이 끝난 곳은 남영동을 조금 넘어선 곳이었다.

우리의 목소리가 용산의 그에게 닿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무력한 느낌이 아니다. 술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아이들과 어른 그리고 동물들과 사람들의 노래와 춤을 보았고

그 속에서 우리만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펼쳐냈다.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멋짐을 경험했고 즐겼다.

누군가 술자리에서 말했다. 기후정의행진에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져(우리의 거북이와 소창펼침처럼)

그것들을 보러 오고 ,사진도 찍어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독특하고 재미나고 기발한 지구사랑의 풍경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꿈꾸는 세계를 상상하며 아름다운 것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이 펼쳐지는 곳.

그곳이 기후행진이 되길!!

사진을 보니.. 이미 시작된 것 일 수도.

 

댓글 8
  • 2023-10-04 10:35

    반짝반짝 물방울이 빛나네요~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여서 힘이 납니다!!
    금요일에 봐요^^

  • 2023-10-04 15:05

    밥이 아니라 술을 먹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사진이 내 노트북 바탕화면에 추가되었슴다. 멋져유~

    KakaoTalk_20231004_150415612.jpg

  • 2023-10-05 03:44

    우리의 목소리는 어데 까지 갔을까요???
    물방울과 함께라서 더 아름다웠던 행진^^
    🎶물 바람 태양은 상품이 아니다~~

  • 2023-10-05 17:46

    사진들 하나 하나 모두 아름답네요
    독특하고 기발한 지구 사랑의 풍경!!
    내년 기후정의행진에선 더욱 우리의 예술실험이 빛을 발하길
    기대해봅니다~~~
    우리 내년엔 춤연습도 열심히 해요
    행진을 더 즐길 수 있게

  • 2023-10-05 18:25

    우리들의 흥부자! 거북이의 활약이 대단했지요.
    뒤따라 가면서 즐거웠어요.

    20231005_182423.gif

  • 2023-10-05 19:34

    기후정의행진에서 문탁식구들 만났던 제 친구는 우리 플랭카드가 너무너무 예쁘고 창조적이라며
    자기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우리 플랭카드 같은 걸 만들어 봐야겠다고 하더군요.
    며칠 전 행사에서 그걸 만든다고 제게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ㅎㅎㅎ
    그림 그린 펜의 상표는 뭐냐, 작은 그림들을 큰 천에 붙일 때 손바느질을 했느냐, 재봉으로 박았느냐 등등 물어보는 것도 많았답니다.
    사진 보니 모두 정말 신나 보여요. 반짝반짝 빛나는군요.^^

  • 2023-10-06 07:37

    맞아요 저도 혼자 웃음이 많이 났던... (쉴새없이 펄럭이던 거북이 보는 재미에...ㅋㅋㅋ) 그리고 저도 진행하는 청년들, 멋지게 꾸미고 행진하는 청년들이 기특하고 멋져 보이더군요 (엄마 마음쯤 되는 듯!)

    우리 정도 목소리면 용산에도 닿지 않았을까요? 정말 컸는데? ㅋㅋㅋㅋ 흔쾌히 장소섭외와 후기까지 확실하게 해주신 물방울샘~ 또한번 환영합니다~~~!

  • 2023-10-08 02:11

    정말 재밌었던 하루였네요.
    마치 문탁 축제에 같이 만나는 친구들 처럼
    곳곳에서 모여 만났어요

    우리 내년엔 전부 같이 나가요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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