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오의 변덕스런 혼 두 번째 시간 후기

달팽이
2023-10-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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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 2부는 식인전쟁복합체로 살아가는 투피남바족이 어떻게 유럽인과의 전쟁에 패했는지, 그리하여 타자성에 대한 식인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유럽인들이 인디오들을 미개하다고 생각한 가장 강력한 이유였던 식인은 사실 그들에게는 고도의 형이상학적 문화였으며, 그들의 세계관 안에서 식인은 타부족과 맺는 지성적 관계의 하이라이트다.

그들의 전쟁은 지금 벌어지는 전쟁들처럼 대량의 살상무기로 대규모 민간인들을 죽이는 전쟁이 아니다. 몇 명의 포로를 잡아와서 자신들의 아내나 누이와 살게 하거나, 포로 희생 제의를 통해 명예로운 장사를 치르는 방식의 예의 바른(?) 전쟁이었다.

포로를 죽이는 자가 수행하는 희생 제의는 긴 연설들로 채워지는데 이때 포로는 아주 용감한 사람으로 대접받는다. 처형되는 자는 자신도 친척과 친구들을 위해 많은 적들을 죽여왔으므로 영예로운 죽음을 맞이하겠노라고 당당히 말하며, 식인은 부패나 매장보다 영예로운 죽음으로 여겨졌다.

카스트루는 복수전쟁은 이들이 이름을 얻고 연회를 이어가는 역사와 전통이라고 말한다. 복수는 사회의 가능성이자 목적인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사회는 서로 먹고 먹힘으로써 이어져 왔던 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식인관습이 매우 짧은 시기에 생겨나서 번지고 사라졌다고 했다. 식인은 짧은 시기 인디오들의 삶의 문화의 핵심이었던 셈이다

투피남바족의 식인을 미개하다고 생각했던 유럽인들은 섬멸전으로 인디오들을 다스렸고 인디오 아이들을 학교에 억류함으로써 전통과 단절하여 관습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었다. 결과적으로 투피남바족에게서 식인과 복수전쟁은 사라졌다.

카스트루는 식인의 포기가 유럽인들의 혐오와 탄압 때문이 아니라 투피사회의 외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유럽인들이 인디오들의 타자들로 등장하면서 그들은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어야만 했다.

식인은 사교성이라는 스펙트럼의 한 극점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타인을 삼켜 나로 만드는 사교성 과잉, 적과의 동일화.

자누리샘은 MZ세대의 고립과 무관심과 소통불가능은 사교성은 반대 극점이 아니겠느냐며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연애예능을 소재로 메모를 해 와서 갑론을박을 끌어냈다.

느티나무샘은 인디오의 식인이 얼마나 우아한 제의였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동물과 식물을 먹는 방식이 그와 반대로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뚜버기샘은 카스트루가 수년간 현지 조사를 했던 아라웨테족이 적을 신으로 바꿔 신을 식인하는 자로 만든 식인적인 종말론을 통해 인디오의 변덕스러움에 대해 다시 짚어주었다.

참님은 지난주에 이어 우리가 3번째로 읽기로 했던 대담에서 또 메모를 써왔다.(왜냐하면 이 책을 두 번만 한다고 연이어 착각하는 바람에) 중요한 거라 다음에 또 써올 수밖에 없다는 말에 예습으로 읽어버리기로 했다. 중요하다던 내용은 바로 “형이상학은 모든 인간 존재의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또 비인간 존재들도 그러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요 문장에 다 들어있다.

우리가 가진 자기 중심성(이때 자기는 유럽인, 백인, 수능1등급, 인간 등등)을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하는 문장이다. 우리는 사교성의 스펙트럼 어디쯤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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