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Sachar - 《Holes》후기- '각성타임'

토토로
2023-11-14 19:30
546

특히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매이션이 몇편 있다. 바로 생각나는 것을 몇 개 말해보자면,  Frozen1, 2 그리고  Aladin이다.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수동적으로 살아가던 여성들, 엘사(Elsa)와 안나(Anna), 자스민(Jasmine) 공주의 각성과 그를 통한 성장 서사를 맘에 들어하기 때문이다.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며 머리를 풀어헤치는 장면, 안나가 The next right thing을 부르며 동굴 속을 기어 올라 탈출하는 장면, 자스민공주가 앞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살겠다고 외치면서 Speechless를 부르는 장면!

그 장면들을 볼때마다 그녀들의 각성에 박수를 보내곤 한다. 그 각성이 제임스 조이스에겐 '에피파니' 라는 말로 설명되리라.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Holes>는 주인공 소년 Stanley의 각성과 성장을 담고 있다.

자신의 불행은 조상님 탓!  그 불행을 풀기위한 적극적인 행동도 없이, 다소 체념한채 살아온 아이 Stanley.

스탠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덩치는 크지만 마음이 약해서 매번 몸 싸움에서 밀렸을 것이다. 자신보다 작은 아이에게 조차 놀림을 받았고, 선생님들도 그에게 무관심했고, 그는 주로 놀림의 대상이었다. 운도 따르질 않았다.

 

그럼에도 스탠리는 심성이 곱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도 깊고, 친구를 배려할 줄도 안다. 남에게 폐끼치는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의리도 있고..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스탠리를 응원하게 되고, 스탠리가 억울함을 벗었으면,  스탠리에게 절친이 생겼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스탠리가 야무지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아이가 되길, 고난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길 응원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주 읽은 범위에서 스탠리는 어느정도 자각을 하게 되었다. 윤슬샘이 후기에서 적었듯이 스탠리가 자신의 불행은 조상탓이 아니며 스탠리가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는 것,  그래서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스탠리가 달라질것이라는 점을,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리라는것을 우리는 짐작해볼수 있었다.

 

이번주 읽은 범위에서 스탠리의 각성은 확실해진다. 그리고 그는 캠프를 탈출한다. 친구 제로를 구하기 위해.

물트럭을 몰고 가기는 커녕 자신이 마실 물 한통조차 가져가지 못하는 어설픔은 있었지만, 어쨌든 용기있게 탈출한다. 그리고 결국 제로를 만난다.

 

거의 기진맥진한 두 소년이 산을 오르는 장면은...하...맴찢이다. 혹시나 제로가 탈진해서 죽는건 아닌가 엄마 마음으로 두 소년의 여정을 읽게 된다. 책에 묘사만으로는 산을 오르는 장면이 눈에 쉽게 그려지진 않지만, 그 힘듦은 고스란히 전해져서 걱정반, 응원반의 마음으로 두 아이들을 지켜보게 된다.

 

He thought only about each step, and not the impossible task that lay before him.

 

Highier and highier he climbed. His strength came from somewhere deep inside himself and also seemed to come from the outside as well. 

 

자신의 발걸음에만 집중하면서 산을 오르는 스탠리. 산을 오르면서 자신에게 힘이 생기고 있음을 느끼는 스탠리, 그리고 그 옆의 친구 제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정과 용기, 낱말 맞추기 놀이를 통해 위트를 지키는 두 아이가 기특하다.)

 

디즈니 애니매이션에서의  여주인공들의 각성타임, 노래를 부르며 앞으로 삶은 달라질거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

(물론 책으로 읽는것이라서 애니매이션처럼 화려하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머릿속으로 그 장면을 상상해 본다. 근사한 음악도 속으로 깔아줘 본다.ㅎㅎㅎㅎ)

댓글 5
  • 2023-11-15 08:59

    He thought only about each step, and not the impossible task that lay before him.
    저도 이 문장이 너무 좋아서 밑줄을 팍팍 그어놓았지요 ㅎㅎ

    우리가 현실은 산다는 건 이런거 같아요.
    과거의 일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자책함이 없이,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도 없이,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그냥 하는 것!
    지나간 과거와 오지 않을 미래를 빼고 눈 앞에 놓인 지금을 살아야 하는 것!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스탠리를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 2023-11-15 17:46

    나약했던 육체가 강인해지자 정신도 함께 성장하며 확 달라진 모습이예요.
    스탠리의 각성으로 'If only'의 노래도 결말에선 분위기가 확 바뀌네요.
    엘리아가 부르던 라트비아어 노래를 엘리아의 아내가 영어로 개사했던 노랫말은
    딱따구리가 한숨 지으며 나무껍질이 부드럽기를 바라고, 배고픈 늑대는 달을 보며 울고 있었죠.
    딱따구리는 자신의 처지를 탓하고, 배고픈 늑대는 사냥할 생각은 안하고 딱따구리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관적이었는데, 스탠리가 인생의 위기를 넘기고 난 후
    'If only' 는 응원과 격려의 메세지로 확 바뀌네요!

    If only, if only, he moon speaks no reply;
    Reflecting the sun and all that's gone by.
    Be strong my weary wolf,
    turn around boldly.
    Fly high, my baby bird,
    My angel, my only.

  • 2023-11-15 20:45

    비슷한 뜻으로
    He took it one shovelful at a time, and not to think of the awesome task that lay ahead of him. 이 문장도 좋아서 밑줄 좍.

    마지막 나온 노래가 원래 노래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의식? 으로 안좋은일이 생기면 저주때문이라 여기며 후회하는 노랫말로 불러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2023-11-17 21:28

      맞아요, 마담 제로니가 엘리야에게 불러주었던 원곡은 격려와 응원의 내용이었는데, 부르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 불리는 것 같아요.
      시간을 거스르면서까지 조상의 죄의식도 유전되는 걸 의미하는 걸까요?
      반면 트라우트워커 자손은 죄의식 1도 없이 110년 넘게 떵떵거리다 폭망하지만,
      현실에선 더럽게 권력을 잡고 갖은 편법으로 대대로 부를 누리는 인간들이 여전하다는 게 참 씁쓸할 뿐이죠...

  • 2023-11-17 20:43

    small steps
    세상의 풍요는 꿈과 현실의 간극을 촘촘히 메우는 일로 비롯한다의 표현처럼 작가는 그와 같은 의미로
    one step,each foot ,each step ,climb, crawl, drag ,tiny,see와 feel란 표현을 자주 쓴거 같다.
    아름다운 두 소년이 만드는 삶의 서사가 얼마나 촘촘할지 기대된다.

    초조하게 만드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너무 늦지 않았다는 두려움이었다.
    the fear that it wasn't too late.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단어 “R-U-N”
    운동화 때문에 생긴 우연의 응수 “F-U-N”
    두려움을 걱정으로 달려온 스탠리에게
    제로는 여유와 thumbs-up을 주었다.
    둘은 마치 삽날과 삽자루 같다.
    나는 이 책의 36장의 위 문장이 감동이었다.

    새신을 신고 달려보자 휙휙
    단숨에 높은 산도 넘겠네

    awaken time
    Nothing in life is easy. But that‘s no reason to give up.
    you'll be surprised what you can accomplish if you set your mind to it
    After all, you only have one life, so you should try to make the most of it.
    인생에서 어떤것도 쉽지 않아. 하지만 그게 포기할 이유는 아니야.
    너는 네가 마음만 먹으면 성취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놀랄걸?
    어쨌든, 너는 한번의 인생을 살아, 그러니 너는 너의 재능을 최대로 이용해야해.
    -Louis Sachar-

    HOT (healing over time)을 이소설의 모든 부분에 적용하게 끔 만든 작가는 참으로 용의주도한 (?) 미쿡사람이 확실하다.

    그런데 ice cream sundae 는 정말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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