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4탄> 4.17 청년 링컨

이다
2016-04-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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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링컨 Young Mr. Lincoln

 (존 포드, 1939 ,  100분)

 

 

 

 존 포드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한 거장의 세계와 만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모든 음악의 흐름은 바하로 되돌아간다”는

쇤베르크의 말을 모방해 나는 ‘모든 영화의 흐름은 포드로 되돌아간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만일 이 말을 포드가 직접 듣는다면 그는 화를 내며(그는 다혈질이었고 예술 운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건 그리피스나 무르나우에게나 어울려”라고 말했을지 모르겠다. 또한 다른 만신전의 명부를 가진 많은 영화전문가들의 비웃음을 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표현은 과장이다. 존 포드만큼 우뚝 솟은 많은 감독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의 영화들을 어떤 영화들보다 원형적이라고 느낀다. 고요한 대지, 말없는 사나이, 떠나는 자의 뒷모습, 발설되지 않은 신음과 폭발하는 광기, 축제와 난장의 활력과 도취, 경건한 제의, 안식으로서의 유머, 추하고 사랑스런 얼굴들, 숭고한 배려와 보살핌, 악인의 예의 혹은 성인(聖人)의 비행(非行), 빛과 어둠이 빚어내는 매혹과 불안과 피로의 풍경, 소멸해가는 공동체의 향기, 그들의 배열이 빚어내는 리듬과 화음과 아름다움 등등 내가 영화를 보고 경탄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한 사람의 영화에 담길 수 있을까. 나는 존 포드의 영화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

 - 허문영,  <존 포드 이야기> -

lincoln-4.jpg

 

영화의 심연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나는 여기서 딥 포커스 같은 촬영기법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영화 속의 어떤 요소 혹은 어떤 힘이 영화에 펼쳐진 이미지의 표면을 깨고, 그 안의 블랙홀과도 같은 심연을 펼쳐놓는 것일까? 단순히 영화가 전달하는 이야기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이러한 영화적인 심연에 대한 어떠한 몰입이 미국 고전영화의 위대한 장인인 존 포드가,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16대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젊은 시절을 다룬 이 영화 <청년 링컨>에 농축되어 있다면 과연 쉽게 믿겨질까? <청년 링컨>은, 링컨의 젊은 시절을 다룬 영화라면 대충 이렇게 진행될 것이다라는 식의 모든 예상과 기대를 하나씩 하나씩 비틀거나 비껴가며 정말이지 (1939년의 영화에 어울리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비전의 링컨을 탄생시켰다. <청년 링컨>은 영화 속으로 한 걸음씩 들어갈수록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죽음으로 향하는 청년 링컨의 무겁게 침잠되어 있는 내면으로 떠나는 우울하기 그지 없는 오디세이(Odyssey)이다.

    -박종준, <존 포드의 젊은 링컨, 울타리에 선 한 남자> 

 

 

     [필름이다] 창립 기념 특별전, <정치의 계절에 정치를 묻다>의 마지막 영화가

     4월17일 일요일 오후 2시 / 씨네마 드 파지에서 상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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