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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통신1]구비구비 경사로 가는 길

관리쟈
2024-02-28 11:48
167

“이번에는 장애 당사자들의 활동이나 이런 걸로 만나면 좋겠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장애 강의를 만들자는 연대팀 회의에서 문탁쌤이 하신 말씀입니다.

여기에서 경사로 가는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파지사유 출입문이 좁아서 휠체어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간 경사로 설치하자는 얘기가 있었지만 저 문 앞에서 수그러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지원이와 경사로 설치 의논을 시작하고, 장애여성공감에 공연을 의뢰(아직 미확정)했습니다.

자, 출입문쪽이 아니라면 경사로를 어디에 설치해야할까요?

옆집 공업사에서 데크로 넘어오는 방법, 주차장에서 데크쪽으로 바로 들어오는 방법 등이 거론됏습니다.

공업사에서 넘어 오는 것은 허락해줄지도 문제지만, 그 곳에 수리 차량이 있다면 그 또한 불편할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차장에서 바로 들어오는 경사로를 설치하는게 나아보였습니다.

 

 

경사로 각도와 주차장 길이를 계산해서 요런 모양으로  접이식으로 하자고, 지원군에게 가견적을 부탁했지요.

 

서울 사는 지원군은 명절 때 수지왔다가 파지사유 들러서 살펴보았습니다.

<짓기와 거주하기> 세미나 새 시즌을 열건데 그 친구들과 같이 경사로를 설치해보는게 무척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건비를 최소화하고 어진군과 견적을 뽑아봤더니, 세상에 300만원은 있어야 합니다.

 

연대팀은 300만원 앞에서 주춤거리게 됩니다.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지원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많이 들지 몰라서 의논이 필요하다고, 물정을 몰랐다고, 솔직히 백만원 정도 생각했다고.

“선생님, 인건비 하나도 안들고 자재비만 해도 그 정도 들어야 해요. 길이가 길어서 튼튼하게 하고 각종 안전 설계도 들어가야 하고요.”

아, 니네 비싸게 받는거 아니야? 하는 걸로 받아들였나 싶어서 답장을 보냈습니다.

“우리 건물이 아니라서 망설임이 좀 있는데, 백만원은 그 망설임 없는 비용을 말한거야 ”

 

이 금액을 줄일 방도를 다시 고민했습니다.

데크 높이가 50cm라 경사로 길이 4미터, 주차장을 가로지는거라 상설이 안되니 탈부탁 접이식, 하중을 견뎌야 하므로 철재.

이걸 놓고 보니 갑자기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런 접이식 경사로는 공공기관에서 설치해주거나 대여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하면서 정보를 뒤져보았습니다.

 

일단 대여시스템은 형편없더군요. 그나마 2미터까지는 간혹 보이긴 했지만 먼 곳에 있습니다.

그런데 용인시에서 경사로 설치를 지원한다는 정보를 보고 문의해보니 올해 70곳 지원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해당 실무 단체로 연락을 넣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직 확정 공지는 안되었다고, 확정되면 연락주겠다고 합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다고...

돈을 주는건지, 설치를 해주는 건지, 자가부담이 있는지 등 어떤 것도 답변을 못받고 답답하던 차에 우리의 공무원 건축사 청량리가 등장합니다.

일단 저 지원 받는건 여러 가지로 어려울거라고 하기에 파지에서 만났습니다.

 

필름이다 영화 상영 끝나고 달팽이, 청량리, 자누리 셋이 현장을 보면서 다시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그랬더니 반전이 일어납니다.

파지 데크를 설계했던 사람이 바로 청량리인데, 그 때 경사로 설치할 수 있도록 데크 끝 쪽에 데크 벽을 넣지 않았다고 해서 그 곳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애초 데크 중간쯤으로 계산했던 곳보다 약간 높이가 낮은 겁니다. 아, 길이가 4m까지 안가도 되겠다~

 

청량리가 요모조모 보더니 2m만 해도 되지 않겠냐고!! 유레카!

 

이 때, 우리의 달팽이가 딴지 아닌 딴지를 겁니다.

상설 설치해야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거 아니냐고, 주차장을 출입문 쪽으로 좀 밀어내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하지만 건물주가 과연 허락해줄까? 다시 문턱이 높아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머리가 아파지고 의기소침해져서 고은이에게 말했습니다.

“건물주가 허락 안해서 상설 설치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보니, 정말 접이식 설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드네 ㅠㅠ”

원점으로 돌아온 그 기분 모두 아실겁니다.

 

고은이는 길드다 시절부터 장애 세미나를 열고 꾸준히 공부해왔습니다. 지금 인터뷰하는 분 중 한 분도 노들야학의 당사자 분이고요. 그래서인지 고은이 대답이 남다른더군요.

장애인들은 세상 모든 정보로부터 소외되어 있다고요. 어떤 곳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정보 한 줄만 있어도 큰 힘이 될거라는 군요. 우리 세미나, 강좌 모집글에 “휠체어 경사로 있습니다” 이 한 줄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구글지도에 휠체어 아이콘 넣어주는게 큰 힘이 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요.

문득 어디선가 본 글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외국인이 한국와서 가장 이상한게 거리에 휠체어가 잘 안보이는 거라고...

그간 우리 공동체에는 장애 당사자들이 없어서 현안에서 밀려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1.  건물주와 면담부터 잡기로 했습니다. 주차장 한 쪽 끝을 경사로 상설 설치 해보자고 의논해보려구요.

2. 경사로 길이 2m는 판매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청량리가 이런 용구들을 전담하는 곳을 알고 있어서 실용성이나 가격 등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맨 청량리는 가격이 세지 않다면 일단 구매해서 써보면서 우리에게 맞는 방식으로 시간을 두고 설치하자고 합니다. 이것도 직수입 20만원대가 있어섴ㅋㅋ 나온 말인데, 대부분은 100만원대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상 아직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는 경사로 설치 중간보고였습니다.

문탁쌤이 며칠 전 전장연 시위가서 이 얘기를 발언했는데, 하고보니 연대팀만 알고 있더라고...

앞으로 어떻게 되고 있는지 종종 알려드릴께요. 좋은 의견 있으면 그것도 받습니다. 댓글이나 연대팀에 말해주세요.

 

댓글 3
  • 2024-02-28 14:10

    엇 저도 이 글을 통해 처음 알았네요... 이런 논의가 오고가고 있는줄도 몰랐어요.
    댓글을 쓰다 파지를 둘러보니 폴딩도어 턱도 눈에 턱턱 밟히네요. (고민을 늘리려는건 아니고..!)
    저도 조금 더 유심히 둘러보며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 2024-02-28 16:01

    소중한 청량리군요.^^

  • 2024-03-01 08:23

    응원합니다!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들이 더 많아지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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