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필사

달팽이
2022-06-09 21:45
135

땅을 복원하면서 스스로를 복원한다.

개인적 복원의 임업

댓글 2
  • 2022-06-09 22:08

    감사 연설을 들으면 부자가 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순진무구해 보이지만, 혁명적 개념이기도 하다. 소비 사회에서 만족은 급진적 태도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를 인정하는 것은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창조함으로써 번성하는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 감사는 충만의 윤리를 계발하지만, 경제는 공허를 필요로 한다. 감사 연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감사는 만족을 찾기 위해 쇼핑하라고 등을 떠밀지 않는다. 감사는 상품이 아니라 선물로 다가오기에 경제 전체의 토대를 뒤엎는다. 감사는 땅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약이다. p169

    감사의 문화는 호혜성의 문화이기도 하다. 각 사람은 -인간이든 아니든- 호혜적 관계로 서로 얽혀 있다. 모든 존재가 내게 의무가 있듯 나도 그들에게 의무가 있다. 동물이 목숨을 버려 나를 먹이면 나는 그 대가로 그들의 생명을 떠받쳐야 한다. 맑은 개울물을 선물로 받으면 같은 선물로 보답해야할 책임이 있다. 인간 교육에서 필수적인 요소는 그 의무가 무엇이며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 배우는 것이다. 

    감사 연설은 의무와 선물이 동전의 양면임을 일깨운다. 독수리는 좋은 시력을 받았으니 우리를 지켜보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비는 내림으로써 의무를 다한다. 생명을 지탱하는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무는 무엇인가? 선물과 책임이 하나라면, "우리의 책임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은 곧 "우리가 받은 선물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 감사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다고들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받은 선물 중 하나다.

    이렇게 단순한 일이지만, 감사에 호혜성의 순환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음은 누구나 안다. 딸들이 "엄마, 고마워요!"라는 말도 없이 도시락을 손에 들고 문 밖으로 뛰어나가면 솔직히 시간과 에너지가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사의 포옹을 받으면 늦게까지 쿠키를 구워서 내일 도시락을 준비해주고 싶어진다. 우리는 감사가  풍요를 낳음을 안다. 날마다 우리에게 도시락을 싸주는 어머니 대지님도 그렇지 않겠는가? p176

     

    -감사를 표하는 일이 등가교환처럼 여겨지는 관계를 깨는 것이 주는 즐거움,

    그것은 진심어린 살핌과 세심함이 짝을 이룰때 가능해진다. 감사한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일상이 고단하여 놓칠 때가 많을지라도 그 관계가 주는 즐거움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 2022-06-10 10:1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962
[2024 에코프로젝트 시즌1] 비인간&인간: 에코-인문학적 상상 (10)
관리쟈 | 2024.02.10 | 조회 1476
관리쟈 2024.02.10 1476
961
에코프로젝트 Ⅱ 마무리 발표회 후기 (7)
| 2023.12.19 | 조회 255
2023.12.19 255
960
시즌2 <문명 너머를 사유하다> 최종에세이 올립니다 (4)
띠우 | 2023.12.01 | 조회 229
띠우 2023.12.01 229
959
마무리 발표회에 초대합니다 (12/1 오전10시15분) (10)
뚜버기 | 2023.11.28 | 조회 683
뚜버기 2023.11.28 683
958
세계 끝의 버섯 3회차 후기
느티나무 | 2023.11.24 | 조회 170
느티나무 2023.11.24 170
957
세계끝의 버섯 3차시 (4)
관리쟈 | 2023.11.17 | 조회 226
관리쟈 2023.11.17 226
956
<세계끝의 버섯> 2회차 후기
토토로 | 2023.11.16 | 조회 235
토토로 2023.11.16 235
955
루쉰 원정대 4 - 넷째날 (4)
느티나무 | 2023.11.10 | 조회 255
느티나무 2023.11.10 255
954
세계 끝의 버섯 2회차 (5)
자누리 | 2023.11.10 | 조회 224
자누리 2023.11.10 224
953
루쉰원정대3-셋째 날 (6)
새봄 | 2023.11.08 | 조회 262
새봄 2023.11.08 262
952
<세계 끝의 버섯> 첫번째 후기
곰곰 | 2023.11.08 | 조회 208
곰곰 2023.11.08 208
951
루쉰원정대3 ㅡ 둘쨋날 (4)
봉옥이 | 2023.11.07 | 조회 298
봉옥이 2023.11.07 298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