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필사

달팽이
2022-06-07 15:57
215

움빌리카리아가 떠나면 조심하시길......

왠지 으스스합니다.

댓글 4
  • 2022-06-07 16:05

  • 2022-06-07 21:25

    미슈코스 케노마그웬: 풀의 가르침

    과학과 전통 지식 사이에는 언어와 의미의 장벽이 있다. 둘은 서로 다른 앎의 방식이자 서로 다른 소통 방식이다. 학계에서 요구되는 과학적 사고와 학술 글쓰기의 엄밀한 체계에 따라 서론, 문헌 검토, 가설, 방법, 결과, 고찰, 결론, 감사의 글, 인용 출처의 순서에 풀의 가르침을 욱여넣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향모를 위해 부탁을 받았으며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안다.

    234쪽

     

    동료들이 “X를 발견했어”라고 말할 때마다 웃음이 난다. 그건 콜럼버스가 자신이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아메리카는 줄곧 여기 있었다. 그가 몰랐을 뿐이지. 실험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귀를 기울이고 다른 존재의 앎을 번역하는 것이다.

    235쪽

    로리는 전직 교사답게 시종 차분하고 우아하게 설명을 이어갔으나 눈빛만은 차가웠다.

    236쪽

     

    우리 모두 자신의 세계관이 낳은 산물이다. 순수한 객관성을 내세우는 과학자도 예외가 아니다. 향모에 대한 그들의 예측은 서구 과학의 세계관에 부합했다. 인간을 ‘자연’ 바깥에 놓고 인간과 다른 종의 상호 관계를 대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세계관 말이다. 그들은 점점 줄어드는 종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냥 내버려두고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배웠따. 하지만 풀밭은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향모에 대해서만큼은 인간이 시스템의 일부, 필수적인 일부라고. 로리의 연구 결과는 상아탑 생태학자들에게는 놀라웠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조상들이 들려준 이론과는 맞아떨어졌다. “식물을 섬기며 이용하면 우리 곁에 머물며 번성할 테지만, 무시하면 떠날 것이란다.”

    241쪽

  • 2022-06-07 22:12

  • 2022-06-08 08:20

    하지만 오늘날 내가 선 자리에서 보자면 학생들에게 정치 체제에 충성 서약을 시킨다는 발상은 무척 이상하다. 사리 분별이 가능한 성인기가 되면 암송 의례가 대부분 없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 딸은 사리 분별이 가능한 나이에 도달한 것이 분명했으므로 나는 간섭할 생각이 없었다. 아이는 이렇게 설명했다. "엄마, 거기 서서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요. 자유를 강제로 말하게 시킨다면 그게 어떻게 자유예요?"

    아이가 아는 아침 의례는 다른 것, 할아버지가 커피를 땅바닥에 붓던 의례, 해돋이 제의는 우리가 받은 모든 것을 인정하고 가장 좋은 감사로 보답함으로써 세상에 고마움을 표하는 포타와토미족 나름의 방식이다. 전 세계의 많은 원주민 부족은 다양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은 한결같다. 우리의 뿌리는 감사의 문화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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