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09 중화권 특집 1탄 <푸른색 연> 후기

청량리
2016-06-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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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9 필름이다 <푸른색 연> 후기

 

세상에는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일단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상업적일수도 있고, 시기적으로 우연히 때가 맞아서 일수도 있고, 그저 배우가 잘 해서 흥행한 영화일 수도 있다. 영화는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일단 좋은 영화다. 하지만 좋은 영화 중에는 숨겨진, 잊힌 영화들이 있다. 흔히 고전이라고 불리는 혹은 마니아층에서만 회자되는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지만 좋은 영화다. 관객이라는 대상은 (비교적) 수동적이긴 하나 획일적이진 않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아도 고전이나 마니아 영화 등은 좋은 영화다. 이번 필름이다 두 번째 기획전은 좋은 영화의 두 가지 토끼를 잡은 듯하다.

 

헌데, 7시가 되어도 필름이다 터주대감들 외에는 새로운 관객들이 별로 없다. 일요일 상영에서 평일 목요일 상영으로 바꾼 탓일까? 문 사장님의 간단한 소개로 영화는 시작되었다. 시작된 지 얼마 지났을까, 사람들이 시네마 드 파지로 하나 둘씩 들어온다. 알고 보니 세미나처럼 730분에 시작인 줄 알았던 관객들이다.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으로 7시에 시작한다는 것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된 모양이다. 영화가 끝나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시작과 끝을 보면서 필름이다 다음 영화에 앞서 두 가지 공지가 필요할 듯 하다. 하나는 시작 시간이 7시라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상영작들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불을 켜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눈가의 흔적을 잠시 닦는 시간 혹은 엔딩 음악으로 되새김하는 짧은 시간, 감독이나 주연배우 외의 (잘 알지는 못하지만)모든 스텝들에 대한 애정의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영화가 끝나고 (정옥샘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자작나무님께서 영화의 배경에 대한 리뷰를 해주셨다. 문 사장님도 (직업병이나 정신병으로) 중국영화에 대한 몇 권의 책을 구매하셨고 당초 기획할 때부터 기본 배경지식이 있으나, 아무래도 자작나무님의 설명이 더 찰진 듯하다 (특히 티엔 주앙주앙이라는 발음과 톈 쫭쫭이라는 발음의 차이). A4 앞뒤로 꽉 채워 두 페이지의 분량을 빠르게 정리했다. 이번에 상영한 푸른색 연은 배경지식 없이 봐도 참 잘 만든 영화였다. 헌데 설명을 들으니 꼭 한 번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작나무님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들을 다시 보니 일요일 상영 때와는 구성이 조금 달라졌다. 그때는 오고 싶어도 주말이라 오기 힘든 분들이 몇 분 오셨다. 그리고 뜻밖에 동네주민이 참석해 주셨다. 지나가다 포스터를 보고 핸드폰으로 찍어뒀다가 챙겨오셨단다. 귀하고 반가운 관객이다.

 

아마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영화 수다가 더 길어졌겠으나, 시네마 드 파지의 마감시간이 있는지라. 아쉽게도 다음 영화에서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아마도 많은 분들을 다음 영화 비정성시에서도 만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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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전...어수선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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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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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간식이나 먹거리에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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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한 아이는 독서에 열중하고...(이 영화는 중학생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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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상영되면서 모든 불이 꺼지고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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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 아버지와 이별하면서 영화는 끝나고 정옥샘의 시원한 리뷰가 이어진다...

(참고로....배우 배종옥의 독특한 목소리를 쫑옥쫑옥 거린다 라고 표현하는데....정옥샘도 쩡옥쩡옥스러운 목소리 덕분에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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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신 동네 주민이시다...그래도 포스터를 보는 사람이 있고,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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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본 또다른 뉴페이스(명현님)...다음에 오시면 구 페이스...아마도 중화권 특집에는 계속 오실 듯...^^







댓글 4
  • 2016-06-11 22:08

    아무런 배경지식 없어도 화면이  너무 좋았습니다.

    일요일이 아니라 볼수 있어서 좋았고,

    중국은 우리와 정서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봐도 좋았는데 영화의 장면과 연결한 자작나무님의

    고급진, 아무데서나 들을 수 없었던 설명까지,

    간식도 좋았고,

    이다도시사장님의 탁월한 영화 선정도 좋았습니다.

    다음 영화도 기대합니다. ^^

  • 2016-06-12 08:38

    드디어 일하는 [필름이다] 직원!

    음............이거 맑스 에세이 주제로 가능한 거 아녀?

    왜 사장은 죽도록 일하고, 직원은 틈틈이 일하는가? ㅋㅋㅋㅋㅋ

  • 2016-06-12 21:27

    간식도, 영화도, 큐레이터의 설명도, 함께 한 사람들도

    모두 모두 좋았어요.

    참 근사한 영화관 시네마 드 파지,

    참 멋진 배급사 필름이다!

  • 2016-06-12 23:19

    뉴페이스 명현님은 작년 메르스 난리통에도  '로드 클래식' 강의를 들으러 파지에 오셨었어요.

    (고미숙 샘 고등동창이시라고...그때 들었던게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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