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어권1탄> 푸른연 - 5세대, 문화혁명을 찍다

이다
2016-06-04 10:20
891

[필름이다]  화어권 특집 첫탄

 

티엔 주앙주앙의 <푸른 연>

(1993, 138분)

 

large_fHqfoi0SlDRe12kyY3lr5VeIOu4.jpg

 

날짜: 6월9일(목) 저녁 7시

장소: 시네마 드 파지

회비: 5,000원 (맥주와 안주가 제공됩니다. 회비는 파지사유 운영비로 사용됩니다)

 

 

 

1. 아, 장률을 빼먹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처음 이 기획을 시작할 때도 공지를 올릴 때도 '장률'을 까먹고 있었습니다. 기획전은 네 번에 끝내야 한다고 정해진 것도 아닌데 네 번이라는 숫자에 갇혀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도대체 왜?

며칠 전 불현듯 장률이 떠올랐습니다. 아, '혁명과 시간'이라는 화어권 특집을 하면서, 본토와 타이완과 홍콩의 영화(들의 존재론)을 탐색하면서, 어떻게 '옌벤'을 빼놓을 수가 있었을까, 라는 반성과 더불어.... ㅠㅠ

 

55.png

 

하여, 어쩌면 이번 기획은 4+1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단 한명이라도 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요.

 

 

2. 이건 직업병일까요? 정신병일까요?

 

화어권특집을 기획하고 특별 큐레이터도 선정하고 공지까지 다 끝냈는데, 그러고도 저는 계속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쭝얼거렸죠. 이건 책임감도 아니고 호기심도 아니고 ....음......정신병이야.

그게 아니라면 이건 다, 청량리 때문입니다.ㅋㅋ..  도대체 얼굴도 볼 수 없는 우리 직원! 

 

 KakaoTalk_20160604_093139596.jpg

 

 

3.  5세대란 누구인가?

 

그래도 책을 샀으니, 발췌를 좀 해볼게요. 일단 5세대 이야기 하기 전에 중국의 80년대의 신문화운동 (혹은 신계몽운동)에 대해.

 

  "1980년대 중국 사상계는 동시에 진행된 중국 현대화 변혁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80년대에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80년대 중후기의 신계몽운동이었다. 위로는 70년대 말에 시작된 사상해방운동을 이어받고 아래로는 90년대까지 이르렀던 이 운동은 오늘날 중국의 또 하나의 '5.4' 였다. ...신계몽운동은 대단히 복잡한 사상운동으로서 서구의 현대화를 흠모하는 동질적 바람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이를 비판하고 성찰하는 잠재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중국의 개혁개방에 있어서 사회/정치적 변혁의 원천이 1978년 말에 열린 제 11기 제3차 중앙위원전체회의...당시 중국의 개혁은 애초에 체제 내부에서 일으킨 것이며 권력 중심에서 진행된 것이었기에.... 개혁의 발동자는...유토피아사회주의의 실천자였다. 다만 '문혁' 후기에 이러르서야 그들은...유토피아사회주의의 이상에서 벗어나 '4개 현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세속화한 현대화 노선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계몽의 자아와해』, 전남대출판부, p17)

 

77.png

(장이모우, <국두>(1990)

 

 "제5세대가 세계 영화무대에서 급부상하고 있던 80년대의 중국 사회에는 때마침 '문화'의 열풍이 불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신시기를 5.4 혁명의 계몽정신을 다시 회복하고 추구하는 역사적인 순환시기라고 부른다... 문혁 시기에 대한 신시기의 반사정신은 위에서 언급한 전통 시기에 대한 5.4의 반전통정신과 공통분모를 가지며 또한 폐쇄에서 열린 문화구조로 나아가는 형태를 갖는다. 이와 같은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신시기 초기에는 오랜 시간 억압받았던 지식인들의 엘리트 정신이 급부상하게 된다. 지식인들은 사회 병폐를 비판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생활을 향유하고자 하는 태도를 갖고자 했다....

  이러한 시대 배경 속에서 등장해 '독특한 문화현상'이라고까지 불리었던 '제5세대'는 그 명성만큼이나 특별하고 유별난 집단이었다. 제5세대란 문혁이 종결된 이후 1978년 중국에서 정식 대입고사가 부활되었을 때 베이징영화학교에 입학해 82년도에 졸업한 학생들의 집단을 말한다. 그들 대부분은 제4세대와 마찬가지로 문혁을 겪어야 했던 세대였다....5세대는 이러한 역사의 아픔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영화언어와 형식을 선보였다...

  5세대들은 새로운 소재나 이야기, 표현 수법을 들고 나와 단시간 내에 영화계를 뒤흔들면서...시종일관 강한 색채와 독특한 구도로 시각 효과를 부각시켰고, 전통적인 연극적 서사양식체계나 봉합적인 윤리화에 대한 수식적인 방법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면서도 개방적인 구조와 보편적이지 않은 영상을 이용해 문화, 역사, 권위체계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표현했다."(『중국 영화의 어제, 오늘, 내일』, 책세상, p71~72)

 

4. 티엔 주앙주앙(田壯壯)

 

5102701061485.jpg

 

  "티엔 주앙주앙(田壯壯1952~)은 유명한 연극배우 티엔팡과 여배우 위란의 아들로 첸카이거와 비슷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대약진' 기간 동안 사회에서 배척당한 후 홍위병(1966~1969)에 참여했고 지린성에 하방되어 노동과 군복무를 했다. 1976년에 고향 베이징으로 돌아와 2년간 농업부의 홍보용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베이징영화학교(1978~1982) 재학 시절 티엔 주앙주앙은 젊은 작가 진수이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비디오 영화 <우리 길목, 1980>을 만들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티엔 주앙주앙은 자기만의 예술적,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다음 두 편의 영화에서는 그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기 시작했다...<사냥터에서, 1985>,   <말도둑, 1986>... 1985년 티엔 주앙주앙은 내몽골의 영화촬영소에서 <사냥터에서>를,  1년 뒤 시안에서 <말도둑>을 제작했다. 이 두편의 영화는 대단히 인상적이고 실험적인 동시에 정치적 용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93년 티엔 주앙주앙은 <푸른 연>에서 초기 작품에 나타났던 정치적, 미학적 표현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단 이번에는 서사적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1950년대부터 문화혁명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를 배경으로 서술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그러나 비난이 아니라 유화적으로 조율된 상으로 그려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완성되기도 전에 중국에서 금지당했다. 이 영화는 홍콩의 공동제작자의 도움으로 외국에서 먼저 상영되었으며 나중에 비디오를 통해 중국의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다. 이 일 때문인지는 몰라도 티엔 주앙주앙은 2년동안 작업금지조치를 당했다..."  ."(『중국 영화사』, 이산, p226~231)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댓글 3
  • 2016-06-04 15:26

    영화 이번에는 꼭 다 참석하려했는데.

    루쉰도 끝날 것이고...

    근데 목욜 오후에 내시경 수술이 잡혀 있는데

    저는 영화비 낼테니 제게 영화 보내주세요,

    마취에서 깨어나면 병원에서 혼자 보고 싶어요.

    그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도 같은데???

    animate_emoticon%20(71).gif올해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가려나 봅니다.

    아무리 빨리 마무리하고 몸을 추스려도 해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만큼 공부하고 움직이는 것에 감사하며 다음 시간을 기다립니다.^^

  • 2016-06-06 07:08

    문탁샘, 정신병 맞아욧!

    자본론 에세이의 무서운 압박 때문에 책도 제대로 읽는 것도 아니고 또 글을 쓰지도 못하고 서성이는 가운데,

    그나마 위로(?)삼아 가볍게 필름이다의 '선물'을 받아들이려고 한 건데....

    아니, 영화를 보는데 그 많은 책은 무엇이며

    아니, 영화를 보면서도 중국역사의 그 복잡한 맥락을 왜, 왜, 왜, 다 잡아가야 하는데요?

    하지만....

    영화 보기에 앞서 이렇게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니 좋기는 하네요. ㅎㅎ

  • 2016-06-06 18:03

    드뎌 평일 저녁!!! 

    전회 관람을 목표로~~~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7
<씨네마 천국 01> 극장에서 영화를 안 보는 이유 (7)
청량리 | 2016.07.16 | 조회 735
청량리 2016.07.16 735
26
<시네마 천국> 시작합니다 (2)
이다 | 2016.07.07 | 조회 423
이다 2016.07.07 423
25
[필름이다] 아...압바스 키아로스타미! (2)
이다 | 2016.07.06 | 조회 449
이다 2016.07.06 449
24
스틸라이프, 영화에 대한 해석 논쟁을 불러 일으키다 (4)
요요 | 2016.07.02 | 조회 1188
요요 2016.07.02 1188
23
함께 보는 영화가 더 잼나다 - 흑사회2 (2)
뿔옹 | 2016.06.29 | 조회 594
뿔옹 2016.06.29 594
22
<화어권4탄> 스틸 라이프 - 지아장커, 포스트천안문을 찍다
이다 | 2016.06.27 | 조회 721
이다 2016.06.27 721
21
<화어권3탄> 흑사회 - 그 도시에 영웅이 있었을까? (3)
이다 | 2016.06.20 | 조회 1574
이다 2016.06.20 1574
20
<비정성시> 따끈따끈한 후기 ㅋㅋ (5)
노라 | 2016.06.17 | 조회 730
노라 2016.06.17 730
19
160609 중화권 특집 1탄 <푸른색 연> 후기 (4)
청량리 | 2016.06.11 | 조회 578
청량리 2016.06.11 578
18
<화어권2탄> 비정성시 - 허우 샤오시엔, 대만을 찍다 (5)
이다 | 2016.06.11 | 조회 899
이다 2016.06.11 899
17
박찬욱 <아가씨> 4단락 단상 (1)
다다 | 2016.06.07 | 조회 482
다다 2016.06.07 482
16
<화어권1탄> 푸른연 - 5세대, 문화혁명을 찍다 (3)
이다 | 2016.06.04 | 조회 891
이다 2016.06.04 891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