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추천합니다.
동은
2016-12-27 04:03
886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04
<이터널 선샤인>
글 : 동은
기억은 이기적이다. 그 때의 냄새, 감촉까지도 기억하기도 하는 반면, 뒤죽박죽 섞여버리기도 하고 내가 원하지 않는 부분은 아주 삭제 시켜버리기도, 사실과는 다르게 내 마음대로 덧씌워버리기도, 때로는 없던 기억까지 만들어내곤 한다. 그렇게 기억은 위로와 기쁨이 되기도 하고 고통과 미련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별의 순간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보다 반복하고 싶은 이별 이전의 기억 때문이다.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를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감독이 이 ‘기억’을 표현하는 방법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영화의 전개는 마치 우리가 살면서 문득문득 기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뜬끔없이 과거와 현재를 왕복한다. 눈치 챘듯이 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영화다. 사람은 과거에 살수록 현재의 내가 닳고 지금의 나를 살수록 기억이 닳는다. 우리는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기억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사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걸까? 이 바람에서 영화의 상상이 펼쳐진다. (참고로 이 영화의 장르는 로멘스이자 SF이기도 하다!) 자세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이 대답을 표현한 감독의 연출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볼거리가 있는 영화다.
나는 이 영화를 무려 다섯번이나 보았다. 지금은 왜 그렇게 본건가 싶지만 그 때의 나는 기억으로 인해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땐 사랑에 대한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 또한 ‘괜찮아’라는 위로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위로보다는 찬사를 보내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영화의 원제), 시작하는 연인들이 가진 그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을 향해.
P.S 스포일러를 신경쓰며 적다보니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그래서 PS를 남긴다. 영화의 관람에 방해가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즐기기 위해 팁을 하나 남기자면 여주인공 클레멘타인의 머리 색에 집중을 해보길 바란다. 클레멘타인은 처음 파란 머리로 등장하는데 영화 초반에 주인공 둘은 머리 염색약의 이름을 블루 루인Blue Ruin이라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린 레볼루션Green Revolution, 레드 메너스Red Menace 옐로우 피버Yellow Fever,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같은 염색약의 이름이 각각 어떤 클레멘타인을 말해주는 것일지 염두해둔다면 클레멘타인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20대들이 뜨겁게 반응했던 영화 필름이다로 <이터널 선샤인>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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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억한다.
그 영화를 혼자 보러갔었는데 (대부분의 영화를, 난 혼자 보러간다)
새삼스레 약간 민망했다는 (대부분의 좌석에 커플들이 앉아 있어서).....ㅋㅋㅋ
내가 그 영화를 보러 간 이유는
멜로는 싫어하지만 SF는 좋아하기 때문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가 중얼거린 말은?
드라마 <굿바이 솔로>에서 배종옥이 중얼거린 말과 똑같았다....는..........
영화보러 오시와요.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프만의 작품입니다. ^^
나도 기억한다.
개봉 당시(2004년인가?)에 보고는 지나간 사랑들(? ㅋㅋ) 의 기억에 왔다리 갔다리하며
추억을 재해석하고 안타까워 했다면,
두번째 (언젠지 기억 안남. ㅎ) 보면서는 '영원한 사랑'에 콧방귀를 뀌며 보았다.
"인생 두 번 다신 안온다. 있을 때 잘해!" 라면서 오징어를 씹었던 듯.
공드리의 SF 환타지는 이후 '무드 인디고'를 보고는 살짝 감흥을 잃었지만,
이 겨울 이터널 썬샤인을 보며 얼음장 위에 함께 누울 수 있는 체력 건실한 남자를 상상하는 것도
세로토닌 분비 촉진에 도움은 될 듯. ㅎㅎㅎ
그리하여 뜬금없이 이 영화를 갱년기 여성에게 추천합니다! ^______^ㅋ
로맨스와 SF라니
나도 함께 보고싶었는데..
목요일날 보고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들 말하는지 알려주기로 했는데..
언니 미안.. 크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