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찬마니 메뉴는 <오영의 밑반찬 세트>였습니다. 

제 개인 사정으로 장보기를 함께 못했지만 이번 달 역시 재료 수급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던 걸로 전해 들었습니다. 

공지 되었던 연근 샐러드는 우엉 볶음으로 변경되었고 무말랭이 무침과 표고버섯 장조림, 세가지였습니다.

마침 그 날, 고마리 샘이 직접 생산한 부드러운 열무를 가져다 주시면서 열무김치가 추가되었습니다.

미리 담궈 놓은 무말랭이는 알맞게 말랑말랑 해져 있었습니다. 물을 몇 번 빼고 깨끗하게 다듬어 고추잎과 뚝딱 무쳐내셨구요.

우엉은 식감을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일정한 크기의 타원형으로 써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열무재료 손질은 뿌리의 흙을 일일이 닦기보다 한꺼번에 물에 담가 씻으니 단시간 내에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특별했던 반찬은 오영샘의 비법이 담긴 표고 장조림이었습니다.

찌개에 들어간 표고나 표고 볶음에서는 맛볼 수 없던 탱글탱글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고기와 젤리 사이의 식감 어딘가에 있는 식감으로 다른 재료에선 맛볼 수 없던 식감이었습니다.

오영샘께 부탁해 레시피를 받아 공개해드립니다.

표고버섯 장조림 표고 보통크기 20개 기준이구요.

진간장 2큰술
참치액 2큰술(없으면 멸치액젓으로)
굴소스 1큰술
물 1/2컵
국간장 1큰술

1. 위의 양념들에 표고넣고 조리기
2. 물기가 사라질 즈음 무조청(올리고당) 2큰술, 들기름 1큰술 넣고 약불에서 섞듯이 볶아주기

오영샘의 표고 장조림을 맛있게 드셨던 분들이나 맛이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한번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찬마니 요리가 다 끝난 뒤에는 마지막 피날레가 남아 있습니다.

반찬 만들기 만큼이나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단계로

주문한 인원수에 맞추어 분량 나누기 입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적당한 그램수로 담다가 남으면 파지식당의 선물로, 

부족해지면 다시 덜어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느티샘의 탁월한 직감으로 덜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었습니다.

(아! 지난 연잎밥은 갯수를 잘못 계산해 느티샘이 연잎밥을 가져가지 못한 적이 있었네요.)

이번 달에는 유독 반찬통을 미리 가져다 주시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재생 비닐에 담아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찬마니들이 작업 전날과 3일 전 단톡방에 용기 공지를 올리는 방안을 생각해봅니다.

주문한 회원 수만큼 모든 용기가 미리 와 있는 어느 날의 완벽한 피날레를 꿈꾸며 4월의 찬마니 일지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