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 란티모스 #3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후기

진달래
2023-12-31 23:21
119

올 초 (아직 2023년)  띠우샘에게 '필름이다'에서 영화를 함께 추천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매번 영화도 제대로 보러 오지 못하고, 하여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선뜻 그러마했다. 

사실 나는 영화를 잘 안 본다.  드라마도 대체로 가벼운 만화같은 종류만 본다. 

그냥 책장이 자동으로 넘어가는 순정만화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감독전'이라고 했을 때 사실 앞이 캄캄했다. - 감독은 잘 모르는데.... 

그래서 띠우샘이 고생을 했다. 이 사람 저 사람 영화를 추천해서 보내 주었는데, 많이 보지는 못했다. 

처음 정했던 감독은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었다. 나는 <과거가 없는 남자>를 재미있게 보았다. 

 

 

하지만 상영일자가 뒤로 밀리면서 최종으로 선택된 감독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되었다.

누군가의 영화평을 찾아 보니 이 감독에게 관통하는 주제가 '권력'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상영된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는 그 주제에 가장 걸맞는 영화인 듯하다.  

 

 

'필름이다' 관계자 이신 청량리님과 로이님은 이전의 영황에 비해서 조금 김빠진 느낌이 든다고 했지만 같이 영화를 본 분들은 대체로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 영화는 사극이라 영화의 무대나 의상 등이 화려해서 볼거리가 풍부하기도 하고,  전작보다 이야기가 쉽게 다가오는 편이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요소가 많이 빠진 듯 보이긴 하지만 장면 장면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부분들이 감독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가장 남성적이라고 생각되는 '권력'을 여성들로 채운 것도 그렇지 않나.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미묘한 표정 변화가 많아서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몰락한 귀족으로 궁에 하녀로 들어오는 애비게일이지만, 중심 축은 앤 여왕인 듯 싶다.  권력의 정점에 있지만 그 권력이 버거운 앤을 대신해 앤의 연인이자 벗인 공작부인인 사라가 권력을 대행한다.  간단히 말하면 이 세 여자, 애비게일과 사라 그리고 앤의 삼각관계(?)가 영화의 줄거리이다.  영화보는 내내 애비게일 때문에 조마조마 했는데, 마지막에서 그 누구의 편도 들어 주지 않는 듯해서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  영화같은 결말도, 현실적인 결말도 아니어서. 

 

 

2023년 마지막 상영이라 관객이 너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다.  마지막에 손님들이 가시고 2024년에는 어떤 영화로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가 만날까를 고민하는 청량리님과 로이님을 보니 나도 내년엔  좀 더 자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댓글 1
  • 2024-01-03 22:01

    후기 잘 읽었어요~^^
    함께 영화골라서 좋았습니다
    올해는 더 자주 영화 같이 봐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41
2024 필름이다 4월 상영작 | 디즈니 #2 <히든 피겨스>
청량리 | 2024.04.16 | 조회 178
청량리 2024.04.16 178
240
필름이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후기 (3)
코난 | 2024.04.04 | 조회 38
코난 2024.04.04 38
239
2024 필름이다 3월 상영작 | 디즈니 #1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1)
청량리 | 2024.03.17 | 조회 265
청량리 2024.03.17 265
238
2024 필름이다 월 후원회원 정기모집 (10)
청량리 | 2024.02.26 | 조회 416
청량리 2024.02.26 416
237
2024 필름이다 2월 특별전 <끝까지 간다> (3)
청량리 | 2024.02.07 | 조회 230
청량리 2024.02.07 230
236
요르고스 란티모스 #3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후기 (1)
진달래 | 2023.12.31 | 조회 119
진달래 2023.12.31 119
235
2023 필름이다 12월 상영작 | 요르고스 란티모스 #3
청량리 | 2023.12.17 | 조회 302
청량리 2023.12.17 302
234
필름이다 11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2 <킬링 디어> 후기 (1)
띠우 | 2023.12.13 | 조회 154
띠우 2023.12.13 154
233
요르고스 란티모스 #1 <더 랍스터> 후기 (4)
청량리 | 2023.11.26 | 조회 163
청량리 2023.11.26 163
232
2023 필름이다 11월 상영작 | 요르고스 란티모스 #2
청량리 | 2023.11.18 | 조회 322
청량리 2023.11.18 322
231
필름이다 前사장 추천 - <두 사람을 위한 식탁> (1)
문탁 | 2023.11.06 | 조회 188
문탁 2023.11.06 188
230
필름이다 8월 장률의 <풍경> 후기 (3)
겸목 | 2023.10.25 | 조회 177
겸목 2023.10.25 17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