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CDP 영화인문학 시즌1_첫 시간 후기

띠우
2024-03-31 22:15
105

 

2024년 3월 29일 영화인문학 시작했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영화로운 신체들>로 호면, 새은, 토토로, 수수님과 청량리, 띠우가 함께 합니다. 이번엔 이전 시즌과 달리 책을 읽습니다. 아, 책도 읽고 영화도 본 시즌은 있었긴 하네요.

<카프카, 유대인, 몸>, 읽기 시작하면 급 빨려들어가더라구요. 나라를 잃은 유대인이 디아스포라 속에서 살다가 19세기 중반이 되면서 자본주의의 물결 속으로 뛰어들어와 새로운 중산층이 됩니다. 이제 이웃이 되어가는 유대인에 대한 유럽 사회의 증오는 생각보다 심했던 모양입니다. 카프카의 아버지는 독일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아들을 괴롭히죠.

저자 최윤영은 카프카가 작품 속에서 그리는 몸을 20세기 초 유럽 유대인의 동화사와 연결해 봅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오늘날, 다문화 사회를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갈지가 관심사라고 하네요. 카프카 아버지로 대표되는 서부 유대인의 비극적인 역사, 이를 통해 자신을 버리고까지 주류 사회에 동화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하는 거죠. <변신>과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가져와 ‘인간의 동물화, 동물의 인간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흥미롭죠. 첫 시간에는 유대인 카프카가 프라하에서 살았던 이야기와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1917년에 발표된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1차 세계 대전의 영향도 있었겠죠. 페터는 인간들의 행동을 비아냥대며 자신이 어떻게 인간모방에 성공했는지를 보고합니다. 인간모방의 기본이 담배, 술, 침뱉기니 말입니다.

동부 유대인에게 호의적이 되는 카프카를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은 비약 아닐까라는 이야기가 나왔죠. 정체성이라는 것에 너무 끼워맞춰서 카프카의 작품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간 소외 역시 익히 들었던 말들이니만큼, 오히려 나만의 해석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그런 에세이들을 기대해 봅니다.

의외로(?) 젊은 세대에게 카프카가 인기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의 문장들이 너무나 절박해서 울림이 컸다고 합니다. 저는 어려서 카프카를 접했을 때 집어던졌던 기억이 있는데...

‘자유와 탈출구’에 대한 이야기도 길게 오갔습니다. 각자가 머릿 속에 그리는 자유의 개념은 꽤나 다른 것 같습니다. 또 모방에 관해서도 다음시간 좀더 생각해보기로 했죠.

발제문에서는 또 다른 미완성본과의 차이를 통해 발화라는 액션과 듣기라는 리액션이 중요하다고 했죠. 말을 할 때 앞에 있는 대상이 학술원 회원일 때와 화자에 대해 관심이 많은 존재일 때 큰 차이가 남을 예로 들어서 말입니다. 낯선 이웃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에서도 자주 보이니까요. 페터는 자유가 아니라 하나의 출구를 원합니다. 그리고 출구는 현재보다 조금 나아지는 선택인 것으로 보이죠. 카프카에게 출구는 글쓰기였습니다. 아버지에게 반항할 수 없기에 낮에는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글을 쓰는 생활을 했던 카프카, 그가 쓴 글을 이번 기회에 좀 더 많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카프카의 <변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네요. 영화를 안 보면 조금 일찍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시간은 여전히 잘도 갑니다. 메모는 금요일 오후 3시까지 올려주세요. 날 좋아지는 어느 날, 번개로 영화도 보자구요~^^

댓글 2
  • 2024-04-01 04:46

    자유와 탈출구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도 오고 간 것 같습니다.
    - 자유로울 때는 인식되지 않다가, 사라지면 인식되는 게 자유인지도 모른다.
    - 자유와 탈출구, 탈출구는 애써 찾아야 하는 것인 반면에 자유는 그냥, 이미 주어진 것인가?
    그럼, 해방을 위한 혁명은 자유를 향한 탈출구인 셈인가?

    다음 주 <변신>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까요? 고맙습니다!!!!!

  • 2024-04-01 17:40

    ㅎㅎ 책 한권에 몸, 소외, 정체성, 자유, 탈출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어요
    다음주는 또 어떤 주제가 핫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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