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세미나 <미술사> 후기 1

담쟁이
2024-03-21 22:42
137

 미술사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원시시대부터 시작되는 미술사는

빗살무늬 토기나 동굴벽화 이야기들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나의 편견과는 다르게 매우 흥미로웠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맹이쯤으로나 여기던 원시시대의 돌도끼가 그토록 섹시한 의미를 품고 있을 줄이야. 기원전 17000년 전에 그려진 동굴벽화에 그렇게 많은 미스테리 코드를 숨어있을 줄이야. 원시시대의 미술은 삶의 부속물이자 장식물이 아니라 생존 방식이었다고 말한다. 문자 이전의 원시 사람들에게  미술은 서로 소통하고 가치를 공유하며 서로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생존수단이었다.

흔히 우리는 원시시대라 하면 미개하고 덜 완성된 시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유럽인들의 보잘것없는 우월의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해석이기도 하다.

 

2장 이집트 미술에서는 무려 3천 년 동안이나 강대국이었던 이집트 문명이 정신적으로는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영생사상을 꿈꾸며 그것을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으로 남겼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웠던 것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라는 이름이 본래부터 이집트인들에 의해 불리던 명칭이 아니라는 것. 이집트 문명에 비해 자신들의 문화가 초라하다고 느낀 그리스인들이 자신의 열등감을 명칭으로 드러낸 것이다. 피라미드는 ‘메르’, 스핑크스는 ‘지평선의 호루스, 또는 세세푸우’라는 멋진 이름이 따로 있다. 또한 피라미드는 노예들과 백성들을 혹사시키며 건축한 것이 아니라 나일강이 범람하던 시기에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백성들을 위한 이집트식의 뉴딜정책이었다는 것.

역사와 미술이 서로 연결되면서 원시와 고대의 머나먼 시간들을 가늠해 보며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 하나 알게 되는 것이 재미있다.

 

 

댓글 3
  • 2024-03-22 14:04

    이집트 문명에 대해서 이렇게 들여다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네페르티티는 커녕 투탕카멘에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ㅋ
    네페르티티 왕비 이제 잊지 못할듯~~ 멀리 독일에서 날아왔네요!!
    매 시간 우리는 또 다른 문명세계로의 여행을 다니겠지요. 그 시작의 순간이네요.
    다음주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납시다^^

  • 2024-03-22 19:37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고대세계판 느낌이었어요.

    17,000여년전에 라스코동굴에 그림을 그린 고대 예술가의 작품을 보러가고 싶은 욕구가 맹렬했더랬지요.
    동굴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 황소벽화를 보고, 직진하여 말과 소와 엘크와 네모 등의 엑시알갤러리를 보고, 우측 중간 복도를 지나 지하 수직으로 3층높이를 내려가 들소와 다친남자 벽화를 보고, 다시 올라와 오른쪽 동굴로 가서 검은암소와 사슴떼 벽화를 보고 싶어요.
    물론 지금은 원래의 동굴을 볼수없고 근처에 재현된 동굴만을 볼수 있지만 말이에요.

    이집트 미술에서는 라피스 라줄리라는 푸른 보석을 알게되어 정말 신기했어요. 기원전 3,000여년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만 난다는 그 보석이 이집트의 예술가들의 손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작품들...특히 파피루스 그림!
    이집트에 가도 이 책에서 본것 만큼의 스케일로 돌아다녀볼수는 없을거 같아요. 사진과 그림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모처럼 유럽과 아프리카 북부를 공중에 떠다니다가 줌인하여 피라미드 내부와 문화재 구석구석 구경하고 온 느낌입니다.

    여행욕구 뿜뿜하게 만든 고대의 바람이 허파에 잔뜩 들었습니다 ㅋㅋ

  • 2024-03-23 08:11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반짝이는 담쟁이님의 들뜬 설명으로 나도 덩달아 프랑스의 작은 마을로, 이집트의 룩소르 계곡으로 정신없이 헤매고 돌아다닌 세미나였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책으로만이 아니라 언젠가 실제로 동굴의 흙바닥을 같이 밟으며 신비한 기운을 함께 느껴볼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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