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스트로스의 숲] 일곱번째 시간 메모와 발제

2024-04-25 08:18
98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의 차례 부분에

1부 설명이 ‘돈키호테가 돌아올 때’ 더군요.

지난 시간, ‘돈키호테님’의 글쓰기에 대한 단상이 떠올라, 지금이야 말로 돈키호테님이 돌아오실 적절한 타이밍인가 싶습니다!!

ㅋㅋ

 

 

레비스트로스  난 민족학에 관한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민족학자임을 드러내야 할 필요가 있었죠. 1936년의 전시회 덕분에 인류와 과학연구 박물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 남비콰라 Nambilkwara 족 마을로 탐사를 떠났습니다.

에리봉  일 년 이상 지속된 탐사였던 걸로 압니다만.

레비스트로스  1939년 초가 되어서야 프랑스로 돌아갔지요.

에리봉  탐사 기간을 잘 견뎌내자면 상당한 용기와 육체적인 건강이 필요 했을텐데요. 당신은 접근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곳을 말을 타고 가거나, 강을 건너거나, 카누로 여행하는 등의 이야기를 『슬픈 열대』에서 하고 있더군요.

레비스트로스  젊을 때는 누구나 그 정도 난관은 다 견뎌내죠.

에리봉  그렇지만 당신 책을 읽으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당신의 힘이 각별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레비스트로스 그렇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은 사실입 니다. 그때 난, 내가 살아오는 동안 흔히 그랬듯이. 상상력의 결핍 덕을 톡톡히 봤죠.

에리봉  위험에 대한 무감각 말인가요?

레비스트로스  바로 그렇지요.

에리봉  하지만 어떤 순간들에는 몹시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레비스트로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무서움을 느꼈지요. 당시에는 잘 몰랐습니다. 어쨌거나 과장은 하지 말아야겠군요. 생명이 위태로웠던 순간은 별로 많지 않았던 듯해요.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회고록 -

 

드디어 <<슬픈 열대>> 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어떤 귀로를 들려줄지 너무 궁금해요. 

 

^^메모와 발제를 올려주세요.

댓글 5
  • 2024-04-25 20:38

    p583 미개인들의 폭식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배가 고플 때의 허기증이란 것이 어떤 것이며, 그것을 가라앉혔을 때에 얻는 것이 단순한 만복감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것, 바로 행복이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들 미개인들이 사는 방식대로, 그들이 먹는 대로 일단 똑같이 행동해보는 것으로써 충분하였다.
    ~~>오래전에 읽었던 사회학자 조은의 사당동 더하기 25가 떠올랐다. 25년 간 도시 빈민 3대를 기록한 글인데, 내겐 인상적인 부분이 그들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였다. 돈을 벌어도 저축하지 않고 오히려 내일 죽을 것처럼 다 써버리던 그들. 레비스트로스는 원주민들과 마찬가지의 배고픔을 겪었기에 그들의 폭식을 이해할 수 있었을 테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은 머리로만 이해할 뿐, 알 수 없을 것만 같다. 지방직 고위공무원인 지인이 기초생활수급권자의 자립을 위한 제도들이 구비(?)돼 있는데도 그들의 게으름이나 나태함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성토도 떠오른다
    p624 식민지 개척의 역사는 전통적 가치와 생활양식을 이처럼 급속하게 포기하거나 단념하게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몇몇 요소들의 상실은 즉각적으로 다른 모든 요소들도 격하되도록 만든다. 아마도 나는 그때 이같은 현상의 전형적인 실례를 목격하였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선물로 줄 독수리가 내버려지는 상황에서 하게 된 레비스트로스의 생각이 우리의 생활에서도 나타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참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일순 돌변하여 그의 소중한 가치도 포기하며 극단의 방향으로 내달릴 때가 있는 것 같다.

  • 2024-04-26 00:30

    지난 주, 남비콰라족 분량은 한 주 동안 꽤 잘 나누어서 읽었는데, 이번 주 '투피 카와이브족과 귀로 '부분은 조절 실패, 막판에 몰아서 읽게 되었다.
    처음엔, 참고도서를 읽지 않아서 이해가 어려웠단 핑계로 책을 샀고(사기만 하고, 아직도 읽지 못한), 이번엔 목과 허리가 아파 오랜 집중이 어렵다는 핑계로 독서대를 새로 장만했다.
    핑계를 대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으로 소비를 하게 되었지만, 책도, 독서대도 이번 첫 세미나와 앞으로 있을 세미나를 위한 보상이자 강화가 될 것이다 ㅎㅎ

    1. 슬퍼지는 열대
    -카두베이족, 보로로족, 남비콰라족에서는 일종의 여행, 탐험에 대한 호기심과 놀리움이 잔뜩 묻어 있다고 느꼈는데, 투피 카와이브족과이 만남과 이어지는 여정에서는 점점 슬픔이 짙어지는 듯 하다.
    P626 인간이 직면해야 하는 모든 것 중 가장 적대적인 자연 가운데서 자기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버림받은 이 불행한 남녀를 보았을 때, 나는 16세기에 트베가 방문하였던 투피족에 대한 찬탄이 실린 페이지를 회상해보면서 가슴 아파했다. 그는 말하기를 "(투피족은) 우리들과 마탄가지의 인간이지만, 아직까지 그들은 문둥병.중풍.혼수상태.연성하감, 또는 눈에 띄는 다른 신체적인 질병들에 결코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트베는 자기와 자기의 동료들이 이 질병들을 투피족에게 전염시키는 선구자 노릇을 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P648 죽음을 앞둔 한 문화가 그 안타까운 자산처분을 막 끝내려고 있던 무렵에, 어떤 뜻하지 않은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족장의 오페라 일화)
    P676 내 어설픈 기억력 때문에 한결 빛이 바래어버린 진부한 [쇼팽 연습곡 제3번, 작품10]의 선율이었다(이별의 곡). 그 선율은 내 마음의 고민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내가 버리고 떠난 모든 것을 잘 요약해 주는 것 같았다. (중략) 그것도 그의 작품 중에서도 제일 평범한 것이 이 황야에서 내마음을 잡아버렸을까?(실제로, 들어보니 그 곡은 가장 평범한 듯, 담담한 듯, 슬픈 듯한 곡조로 들렸다.-우리의 귀에도 익히 익은. 인류학에서 클래식을 듣다! 색다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그 담담함과 슬픔)....나는 이중으로 진보한 셈이었다(진보라는 개념이 뒤에도 이어진다). 왜냐하면 드뷔시 이전의 이 작곡가의 작품을 깊이 이해하게 됨으로써 그 작품 속에서, 드뷔시를 먼저 알지 못한 사람은 맛보지 못할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2. 민족학자의 비애=모순
    P675 나는 무엇을 하러 여기 왔는가? 무슨 기대를 걸고? 무슨 목적으로? 도대체 정확하게 말해서 민족하 조사란 게 무엇이란 말인가?(레비의 희곡-아우구스투스-신으로 받들어지다)
    -그의 희곡에서 드러나는 모순, 민족학자가 가질 수 밖에 없는 모순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도 함께?
    P687 민족학자가 그 자신이 소속한 사회집단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가 극히 어렵다.
    P692 이같은 악습들은 우리들 자신 가운데서도 또한 존재하는 것이므로 만약 그것들이 다른 곳에서 나타났을 때 우리가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악습들과 싸울 수 있는 권리를 어떻게 지닐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자기 자신의 사회에서는 비판자이고 다른 사회에서는 동조주의자인 민족학자는 하나의 모순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였고, 이 모순 속에는 더욱 회피하기 어려운 모순이 존재한다고 역설한다.

    3. 완전한 사회(=무)
    P694 각 사회는 그것이 주장하는 규범들과 양립할 수 없는 어떤 불순물을 그 자체 내에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
    P695 우리는 식인풍습의 긍정적인 형태-그 기원이 신비적, 주술적 또는 종교적인 것들-를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중략).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편이 더 나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아무런 정당한 이유도 지니고 있지 못하다.
    P705 이 과업 속에서 우리는 어느 하나의 특정한 사회로부터 추출한 요소들에 집착하지 않고, 여러 요소들을 이용함으로써 우리들 자신의 관습들을 개량하는 데 응용될 수 있는 사회생활의 원리들을 구별해낸다.
    -레브-스트로스는 우리들 자신의 사회와 관련하여 우리는 그가 방금 언급한 것과는 정반대가 되는(모순되는) 어떤 특권적 위치에 있고 말하는데, 그것은 우리들 자신의 사회는 우리가 변형시킬 수 있으나 파괴시킬 수는 없는 유일한 사회이며 뿐만 아니라 우리가 도입해야만 하는 변화들은 그 사회의 내부로부터 나온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진보'에 대한, 즉 '사회변혁?'에 대한 그의 입장이 드러나는데, '진보에 대한 열광자들'이라 하며 비난?한다. 그 전까지의 '진보'와는 다른 관점이라 여겨지는데, 레비의 이러한 관점에 대해 세미나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전과 같이 풍성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들 인류학(세미나 식구들) 열광자들은 잠도.. 없나.. 자정이 넘은 시간에 내가 두 번째로 메모를 올린다.

    -

    *비밀메모가 필터링되었습니다

  • 2024-04-26 01:26

    (704) 우리의 과제는 사회상태와의 관련 속에서 자연적 인간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상태 밖에서는 우리의 인간조건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족학자는 우리가 자연적 인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실험들의 계획을 작성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이 실험들을 사회 그 자체 내에서 실시하는 최선의 방법을 결정해야만 한다.
    - 인류학이 사회학과 떨어질 수 없는 이유. 인류학은 곧 사회를 고민하는 일과 같다.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기 위해 인류학이 있는 것. 인간의 조건은 구조를 구성하는 요소들인걸까? 인간은 사회와 다름이 없는 걸까?

    (705) 우리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그 모델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설정한다는 것에는 분명히 어떤 위험성-진보라는 현실을 과소평가하게되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요컨대 우리의 주장은 사람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과업을 수행하였고, 동일한 목적을 부과하였으며, 오직 그 변천 도중에 방법만이 변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같은 태도가 전혀 나를 혼란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고백해야만 하겠다.
    - 나는 현대를 살아가며 오늘날이 진보의 결과라고샹걱허자 않는다. 이상하다. 우리는 과연 진보했는가? 다만 레비스트로스의 이 대목에서 우리는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조적으로 사회를 바라보게된 레비스트로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그 구조는 근저에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면, 그것을 진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여기서 레비스트로스가 말하는 혼란은 진보에 대한 혼란을 의미하는 걸까? 진보는 뭘까??

    (675) 이럴 때는 으레 이런 자문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하러 여기 왔는가? 무슨 기대를 걸고? 무슨 목적으로? 도대체 정확하게 말해서 민족학 조사라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 도대체 누가, 또 무엇이 나로 하여금 내 인생의 정상적인 진로를 폭파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혹시 그것은 장차 내게 유리하게 작용하게끔 되어 있는 어떤 이점을 덧붙여서, 다시 나를 본래의 인생 궤도로 돌아오게 하려는, 내 자신이 꾸민 하나의 술책 내지 교모한 우회로가 아니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취한 결정이 내가 소속하고 있는 사회집단과 나와의 공존 불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었단 말인가? (...) 반면에 내가 찾아 나섰던 세계는 점점 내게서 멀어져가는 것이었다.
    - 나도 문탁에서 공부하며 이런 고민을 하곤 했다. 나는 뭘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걸까? 고정적인 돈벌이 없이 이런 생활을 계속 하는 것은 그저 회피에 지나지 않을까? 여기서 레비스트로스는 쇼팽을 통한 깨달음을 얘기한다. 나도 어떤 선율을 통해서 이런 고민으로부터 숨통을 트일 수 있을까? 마치 아구스투스가 신이 된 것을 알게 되는, 기적을 행할 능력이 생기는 순간처럼? 시나의 질투를 살 수 있을까?! 그건 .. 어쩌면 진짜 기적일지도...

  • 2024-04-26 08:43

    막판 메모

  • 2024-04-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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