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사람들> The Boarding House 후기

윤슬
2023-05-04 16:30
566

지난주에 이어 ‘The Boarding House’를 읽었습니다.

‘The Boarding House’의 남은 부분을 프리다님이 모두 해주셨습니다.

본인의 분량을 잘못 이해한 실수였다고 하셨는데, 프리다님은 실수도 아름다우십니다.

덕분에 저희는 편하게 조이스의 소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실수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ㅋㅋㅋ

 

‘The Boarding House’는 더블린 하숙집에서 일어난 Affair를 둘러싸고 Mrs. Mooney, Polly, Mr.Doran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Mrs. Mooney는 자신의 딸을 위해 당시 사회의 통념을 무기로 Mr. Doran에게 자신의 딸 폴리와의 결혼을 강요합니다.

Mr. Doran은 결혼을 원하지 않지만 사회적인 관습과 가치관에 밀려, 또 Mrs. Mooney의 강요에 떠밀려 결혼을 선택하고 맙니다.

Polly는 대담하게 Mr. Doran를 유혹하고, 엄마의 의도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채 하며 순진한 척하지만 알 건 다 아는 캐릭터이지만 결혼에 대한 선택권은 엄마에게 넘겨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결혼이라고는 했지만 어쩌면 그녀는 그녀 자신조차 Mr. Doran과의 결혼을 원하는지 아닌지 조차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하숙집에서의 Affair는 Mrs. Mooney의 의도대로 “결혼”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그렇지만 “결혼”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새드엔딩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결말은 당시 사회적 통념과 압박이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제임스 조이스는 "The Boarding House"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깊은 인식을 독자들에게 요구하며, 사회적인 관습과 예절이 개인의 선택과 삶을 어떻게 제한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회적 통념이 개인의 자유를 마비시켜버리는 사건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깨어나야함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또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는 중심 인물 Mrs. Mooney는 악이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론은 독자 각자의 몫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특히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었는데요,

제 이해의 한계(전 좀 어렵더라고요)와 기억력의 한계로 다 전달되지 못해서 안타깝네요.

댓글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8
  • 2023-05-04 23:34

    폴리엄마는 사회적인 여론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만,
    도란은 사회적인 평판에 휘둘립니다.
    도란의 근본적인 딜레마는
    자신의 내면의 정체성 보다,
    투영되어지는 자기의 정체성이
    더 중요하게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하여 도란이 안타깝지는 않습니다.
    그 마비가 어리석을 뿐….

    쳇!!쉽지는 않겠지만 ,잘 먹고 잘 살아라!

    프리다님~~감사합니다.
    이니세린의 밴시가 남달라 보였습니다.
    이 세미나를 하지 읺았으면
    무심히 지나쳤겠지요~~

    • 2023-05-06 15:30

      이니세린의 밴시 아직 못봤는데 찾아봐야겠어요^^

  • 2023-05-05 08:46

    저는 프리다샘이 설명해주는 기호학적인 상징이 아주 재밌었어요. 막연히 그럴거야, 그런거 같아, 뭔가 있어, 성적코드가 숨겨져 있어...생각했던 부분이 그 이상으로 넓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금기된 것을 몰래 탐닉하게 되는 인간, 거기서 벌어지는 온갖 은밀하고 비탄받기 쉬울 추문. 이런것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조이스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종교적 금기와 비뚤어진 사회적 통념에 거울을 들이댔는데요,
    나는 어떨까. 나 역시 그런 거울앞에서 움찔 놀라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금기에 대해 논의를 한 지난 세미나 이후에, 드라마 <종이달>을 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긴 하네요...^^

  • 2023-05-05 18:11

    제임스 조이스는 소설 곳곳에 함축적인 단어와 Slang어를 씁니다.
    마치 술래잡기 하듯, 아는 사람에게만 비밀을 드러내듯이요..
    그걸 프리다님이 열심히 파헤쳐 옵니다. 당연히 수업은 풍성해지고 흥미진진해집니다.^^

    The Boarding House의 인물들도, 이니셰린의 밴시 두 주인공들도
    종교와 섬의 한정되고 선택이 마비된 사회에서의 삶의 왜곡을 잘 드러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세미나 덕분에 영화가 더 잘 이해되었어요.
    그리고 시대를 거슬러 지금 나를 마비 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아주 잠깐 생각해봅니다..

  • 2023-05-05 18:41

    이 단편이 이렇게 많은 사유와 토론을 일으키게 될지 2주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조이스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는 복혜숙님의 표현에 공감합니다! 이렇게 신나는 술래잡기 놀이라니,, 돌아와요 여울아님!! >.< ㅎㅎㅎ

    마치 강의하듯이 흐름을 이어 멋지게 마무리해주신 프리다님의 솔로발표 정말 좋았습니다!
    조이스는 독자인 우리에게 "의식의 흐름"이 어디까지 가 닿을수 있는지 그 한계를 지어주지 않네요. 서쪽으로 서쪽 끝으로 여행을 한 기분이었는데, 때마침 the dead의 마지막장에서 문장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 이 절묘한 매치는 뭘까요!?

    The time had come for him to set out on his journey westward.

    그리고 하나 더!
    현대에 이르러 결혼이라는 제도가 마치 신체포기각서처럼, 또는 노예계약처럼 우리를 보이지 않는 사슬의 거대한 힘으로 묶어 주저앉히는 것은 아닌지, 프리다님이 소개해주신 들뢰즈의 안티오이디푸스에 대한 내용이 오래 남네요. 인연이 닿으면 공부해 봐야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보관' 하였습니다.

    저도 <종이달>을 오잉! 하며 보았다는건 안비밀 이예요. ^^

    • 2023-05-24 10:18

      돌아와요 여울아여~~~
      불러도 대답없는 여울아여~~~
      부르다가 내가 D질 여울아여~~~

  • 2023-05-06 15:18

    댓글이 풍성하니 참 좋네요. 게다가 칭찬의 말씀까지..
    저 뿐만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과 질문들로 금기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윤슬샘이 말씀하신대로 ‘사회적 통념이 개인의 자유를 마비시켜버리는 사건’이었고,
    우리는 얼마나 마비돼 있나 돌아보게 한 계기였습니다.

    전 다시 읽으며 이 부분에 꽂혔어요.
    모두가 잠든 깊은 밤, 폴리가 벌어진 잠옷을 입고 도란의 방으로 촛불이 꺼졌다며 들어오고,
    바로 곁에 폴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도란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부분!

    제가 도란이 되어 상상해봅니다.
    30대의 내가 홀로 사는 집에
    앞집 사는 젊은 남자가 조이스 책을 빌리러 왔다고 들어오고,
    저는 서가에서 조이스의 책을 고르는데 희미한 스킨 향을 풍기며 곁에 서 있다면?
    제정신도 아득~해질 것 같아요ㅎㅎ

    곁에 있기만 해도 아득해지는 지점이 무엇일까요?
    조이스의 묘사들을 봐도 금기를 넘어서기 직전의 묘사들은 상당히 구체적이지만 성교의 묘사는 없어요.
    금기를 넘어서기 직전이 에로티시즘이 가장 극에 달하는 지점으로 보여요.
    금기로 인해 억압돼 있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할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이지 않을까요?
    어떤 것을 금기할수록 우리는 그 금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라캉의 ‘욕망의 주체는 금기를 수용하지만, 동시에 금지된 것을 욕망하면서 탄생한다’ 말처럼요
    ‘선악과를 만지지 말고 맛보지 말라’는 금기가 그 과일에 몰입하게 만들어 버려요.
    금기가 있기 전엔 그 과일에 관심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 금기를 이용할 수도 있어요.
    상대와 키스하고 싶으면 ‘키스하지마’로 금지하라고.
    그 순간 상대는 키스할 생각도 없었는데 키스를 상상하게 된다고..ㅋㅋㅋ

    어쨌든 결혼제도 역시 임신과 무관한 성행위가 금기로 작동하게 되니
    이성과 밀폐된 공간에 있기만 해도 에로티시즘이 극대화되고,
    성의 노골적인 표현보다 성적인 기호들의 암시가 에로티시즘을 강화시키는 것 같아요.

    들뢰즈는 ‘법은 모든 것을 포위하는 에로틱한 사회적 기계’라 정의해요
    ‘사람들은 욕망을 부끄러운 것이 되게 하고 어리둥절하게 하고, 출구 없는 상황에 몰아넣으며,
    보다 우월한 이익들을 위해 욕망이 <자기자신>을 단념하도록 쉽사리 욕망을 설득한다’(안티오이디푸스184)
    딱 도란의 모습이죠

    금기에 갇혀 있으면 성적억압- 죄의식- 불안- 마비의 굴레에서 못 벗어나지만
    들뢰즈는 우리의 욕망은 성욕으로 고정돼있지 않으며,
    금기 너머로 유연하게 욕망을 생성하는 존재로 봐요.
    무한히 증식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다른 것 되기’로 ‘생성’할 수 있다고요.
    자기 안에 무수한 자아들과 관계 맺는 방식으로...
    그러기 위해선 내 안에 금기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는 전제가 있죠
    만만치 않겠죠. 익숙한 길이 아닌 낯선 길로 들어서야 하니...
    도란도 자신의 본능을 외면하고 당장의 안전한 선택을 하고 말죠
    어리석게도 미래에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텐데요.

    다음 시간에 금기 너머로 욕망을 생성할 수 있는 대안들을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2023-05-06 23:42

    돌아와요 부산항에~~ 아니 여울아올시다.
    후기만 봐도 폴리와 도란이 그려지며 절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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