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실험일지]#111 여름 텃밭에서 욕망을 보다

느티나무
2026-09-22 14:57
234

여름 텃밭엔 열매들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봄에 요요샘께 선물 받은 상추쌈출판사의 <농업고수>를 읽고

토마토, 가지, 고추 파프리카에 아래 부분을 시원하게 가지치기 하고

잎과 줄기들을 위로 가게 묶어주었더니 그 때문인지

열매들이 버려지는 것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먼저 구경 한 번 해보세요.

 

   여름 텃밭엔 뒤죽박죽 뻗어있는 넝쿨들 마냥 각각의 욕망들이 뒤엉켜 있기도 합니다.

단정한, 적어도 내가 어디에 무엇을 심었고 그것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 지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정도의 정리된 텃밭을 원하는 초보자인 저와

여기저기서 얻어 온 모종과 이것도 키워보고 저것도 먹어보라며

인심 좋게 제 텃밭 곳곳에 꾹꾹 심어 어디에 무엇을 심었는지 알 수 없게 해 놓은 숙련된 텃밭지기,

그리고 먹고 자라고 알 낳기에 여념이 없는 온갖 곤충들

잎맥만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예술적으로 이파리만을 갉아 먹는 애벌레들,

고추줄기에 빈틈없이 붙어서 단맛을 빨아 먹는 노린재,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기가막히게 찾아내 살뜰히 먹어 치우는 동물들

감자를 갉아 이빨 자국을 남겨 놓은 두더쥐

땅콩밭을 헤집어 껍질만 소복이 남겨 놓은 아기 고라니,

잘 익은 참외만 골라 이토록 깨끗하게 속을 파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

천적인 인간의 손길이 뜸한 틈을 타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뿌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텃밭을 정글로 만들어 버리는 풀들과 풀들

여름 텃밭에서 엉켜진 이들의 욕망을 봅니다.

이 욕망들이 서로 관계 맺고 얽히고 부딪히면서 텃밭의 또 한해가 지나갑니다.

지금은 배추와 무를 심었고 루꼴라 씨앗과 시금치 씨앗을 뿌려 빼곡히 싹이 올라왔습니다.

 

어쨌든 올해도 땅이 주신 선물을

파지사유 친구들과 텃밭의 친구들이 사이좋게 나눠 먹었습니다.

댓글 4
  • 2026-09-22 19:44

    저 노각들이 레오의 여름간식이었다는 ㅋㅋ

    감사감사

  • 2026-09-22 19:56

    정글같은 텃밭에서 땀흘려 땅을 돌보는 느티샘
    늘 고맙습니다^^

  • 2026-09-23 07:49

    여름텃밭에 욕망들이 그득그득하네요ㅎㅎ
    그야말로 색의 향연입니다. 이쁘다
    철모르는 소리죠ㅎㅎㅎ

  • 2026-09-23 08:03

    느티샘의 땀, 시간, 정성, 수로움에
    늘 입만 보태는 일인ㅋㅋ
    글 읽고 사진보니 “전 못해”가 더욱 선명해지네요ㅎ
    존경하고 고맙습니당:)

이미지 선택
이미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