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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로서의 읽기 ④> 5월 12일
그믐
2022-05-12 02:17
218
최정환 열사 1958.6.30 ~ 1995.3.21
시설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정환은 애덕의 집에서 1-2년가량 살다가 다시 지역사회로 나왔다.
'자립을 위해서' 그곳을 나왔다고 말한다.
"시설에 있을 때는 참 좋습니다. 사람들이 와서 격려도 해주고 먹을 것도 풍부하니까요.
그러나 자립은 있을 수가 없죠. 원생으로서만 생활할 수 있어요. 나는 내 삶을 살고 싶은데......
좋은 음식주는 시설보다는 힘들더라도 자립하겠다는 열망이 크니까 나온 거에요."
그러나 장애인에게 자립은 쉽지 않았다. ~ 연락도 닿지 않는 아버지가 법적으로 존재한다는 이유로 생활보호대상자가
될 수 없었다.
별다른 기술이 없던 최정환은 다방을 돌며 껌을 팔거나 시장 바닥에서 수세미를 팔기 시작했다. 평범한 선택이었다.
당시 거리로 나온 장애인들은 양말, 라이터, 휴지 등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간단한 공산품을 주로 팔았다.
두 다리를 고무 튜브에 끼운 채, 종일 걸어다니는 사람들 무릎 아래에 납작 엎드려 기어 다니는 일은 만만찮은 노동이었다.
장애인이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과 식당이 없어 목을 축이기 위한 물 한잔도 마음껏 마실 수 없었다.
한여름에는 땅에서 올라오는 열에 엉덩이가 익어서, 한겨울에는 손이 곱고 땅의 냉기에 마비된 몸을 추스르기가
어려워서 장사를 나갈 수 없었다. 비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쉬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냥 손 벌리는 게 아니라,
상품을 판다는 자부심" 덕택에 스스로를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었다. p67~69
이 부분은 다른 페이지들과 조금 더 달랐다. 그저 죄스러웠다. '세상에 !' 먹먹함이 아닌, 나에게 스스로
소스라쳐졌다. 이런 비슷한 상황들을 그동안 숱하게 많이 봐왔지만, 그 흔한 측은지심보단 어느 조직에
연루되어 앵벌이를 나선 건 아닌가 라는 그런 이상한 말도 안되는 생각을 먼저 했다.
도대체 난 왜 그랬던 것일까... 뭐가 그리 비인간의, 비이성의, 비감정의, 뭐 그런 삐딱이었던 걸까. 왜 그랬어....
계속 되묻는다...... 지금 지하철 투쟁은 그나마도 이동 가능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면, 그마저도 안되는
이들에게..... 왜 그랬어...
난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칠 자격이나 있는 건가.
만약 지금 이렇게 연루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무지한 세계에서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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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을 걷어주는 경찰관들.
상상을 하니 저도 웃음이 나오네요.
에고..... 저도 그믐과 같은 생각을 했었네요 ㅠㅠ
시설보다는 땅을 기어다니며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용기!!
"탈시설" 하기도 어렵고, 한 후에도 어려운
그럼에도 해야하는, 하고 싶은,,,,,,
https://www.hani.co.kr/arti/culture/movie/1040084.html
'복지식당'이라는 영화를 알게 되어 소개합니다.
다운받아놓고 막상 보려니 가슴이 막 답답해져서 못 보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것도 작지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알립니다.
당연하다고, 혹은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외면하지 말기…
<집으로 가는, 길> 읽기 시작했어요
오늘 내가 이 책을 읽기까지 장애인 운동의 역사에 헌신해 온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태수, 40페이지의 글 안에 담긴 그의 짧은 생은 놀랍고, 또 가슴 벅차다.
이 땅에 진보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