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마지막 후기-살아간다는 것은

넝쿨
2021-11-01 22:34
297

 

살아간다는 것은(to live)

지나간 삶이 남긴 자취 안에서 살아가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거주의 흔적이 남는 곳. 젠더(Gender)에서는 강력한 의미의 도무스(domus)를 이야기한다. 남자와 여자 두 젠더가 만나 서로를 연결시켜주고 소유물들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곳. 공동의 공간임에도 남과 여가 분리되어 생활의 행위, 리듬으로 나뉜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 그 공간은 우리의 옛 민촌 작은 방안에서도 이루어 졌다.-방 한 공간에서 새끼줄을 꼬는 남자의 영역, 호롱불아래에서 바느질을 하는 여자의 공간,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을 자는 공간)

그런데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고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현대의 주거공간. (대표적으로 아파트) 그림자 노동만을 위해 조성되고 설계된 공간에서 우리는 신체와 생활리듬을 빼앗긴 체 살아가고 있다. 넓어진 주방은 여자가 젠더의 의미를 더 이상 쌓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 트렌드된 소비를 늘리는 공간으로 확장되어졌다. 젠더 없는 경제적 공간, 규격화된 시공간 단위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여성의 임신과 출산의 젠더 변화

나는 1970년대 초반 태어났다. 나의 출생은 여자 (엄마와 여자 친척)의 소관이었다. 병원은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집에서 출산경험이 있는 여자의 도움으로 출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2000년 초반 나는 최첨단 의료 속에서 출산을 했다. (임신~출산까지) 나의 자궁은 공공의 영역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나의 몸은 의료인을 훈련하는 실험장으로 이용되었다. 축산이 더 이상 여자의 일일수도 없이 의료 전문가에 의해서 결정되어졌다. 나의 출산에 있어서 젠더는 없고 오직 ‘제 2의 성’만이 있었다. (시기를 떠나 젠더의 상실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과거에 비추어 우리는

과거의 젠더성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지 않은 현대의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젠더성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자본의 힘이 막강한 사회에서 힘든 일이고 아직 잘 모르겠다. 소박한 삶, 공동체적 삶, 공유(재)를 회복하기 위한일. 젠더는 나에게 말하고 있다. 생각하고, 찾고, 행동하라고…….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5~7장) 젠더가 모두 끝났답니다. 한 권으로 젠더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 작은 씨앗 하나는 심은 듯합니다.^^ 이번 주는 한 주 쉬면서 수원 화성 걷기를 하기로 하였답니다. 금요일에 만나요~

댓글 2
  • 2021-11-02 08:15

    오늘 아침. 주방을 둘러봅니다. 이 곳은 나의 젠더성을 발휘하는 곳인가. 아님  그저 그림자노동이나 하며 또 다른 필요를 만들어내는 곳인가. 

    넝쿨샘의 임신.출산 경험을 익히 들어서 아는지라 저도 샘 생각 많이 났어요. 물론~저도 해당.

    화성에서 걸으며 못다한 얘기 나눠요~

     

     

  • 2021-11-03 22:44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고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곳, 누군가 필요를 만들고 소비를 찬양하게 하는 공간, 생각할 거리가 많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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