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다 12월 상영작 이옥섭 x 구교환 <메기>
필름이다
2019-12-1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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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7일은 금요일이다.
크리스마스는 엊그제 지났고, 연말은 아직 오지 않은 금요일이다. 연말 모임으로 바쁘기도 할 테고, 새해 워크샵 준비로 분주할 것이다. 그런 애매한 금요일, 필름이다의 상영날이기도 하다. 11월에 이어서 좋은 여성영화 한 편을 준비했다.
작년 4월, 필름이다에서 상영했던 <꿈의 제인>(2016)을 기억하시는가? 가출 팸 청소년을 다룬 내용도 좋았지만 배우 이민지의 연기가 좋아서 상영 후에도 필통회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영화다. 그리고 독특한 매력이 돋보였던 트랜스젠더 역을 맡았던 배우 ‘구교환’의 세계로 입문하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이후 구교환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2013)에서는 찍히는 것 외에 찍는 것에도 재능이 있음을 충분히 보여줬다.
>>>여긴 어디일까요? 이옥섭 감독의 미친 상상력은 끝이 없다. 영화 속에서 싱크홀 보다 더 놀라웠던 장면.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영화 <메기>(2019)에도 구교환이 출연한다. 그가 출연하니 그것만으로도 믿고 볼만 하다. 하지만 <꿈의 제인>에서 이민지를 보려다가 구교환을 만난 것처럼, 이번 <메기>에서는 구교환을 만나려고 왔는데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옥섭 감독이다. 사실 독립영화계에서는 구교환만 따로 떼어서 보기 어려울 만큼 잘 맞는 콤비다. 제작편수가 많다기 보다는 이옥섭의 영화 속에서 구교환의 색깔은 더욱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이옥섭×구교환의 <로미오 : 눈을 가진 죄>(2019) 짧은 단편 영화가 있다. 허름한 차림의 한 남자에게는 소정이라는 이름의 헤어진 여성이 있다. 자판기와 싸워서 이기면 다시 만나주겠다는 그녀의 말을 믿고 그는 지금 막 싸움을 끝내고 그녀의 집 앞에서 전화를 거는 중이다. 이옥섭 감독의 상상력 속에서 구교환은 자유롭게 헤엄친다. 좋아하는 건 다르지만 싫어하는 게 같아서 친하게 된 두 사람은 2013년 영화제작사 ‘2×9HD’를 차린다. 이옥섭의 2, 구교환의 9를 따왔고 뒤에 화질을 뜻하는 HD를 재미삼아 붙였다. 영화 <메기>는 ‘2×9HD’의 첫 장편작품이다.
배우 이주영을 빼놓을 뻔 했다. <꿈의 제인>에서 소현역 오디션에서 탈락했지만, 지수역으로 영화에 참여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보이시한 모습이 매력인 이주영은 이번 영화에서도 구교환과의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
<메기>의 제작지원을 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조금은 다른 색깔의 인권영화를 이옥섭에게 주문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는 불법촬영, 데이트 폭력, 청년실업 등 여성, 청년, 소수자들에 대한 여러 주제들이 이옥섭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어떻게 믿음이 쌓이고 깨지는지, 또 어떻게 다시 조합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사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의심과 믿음이다.
변태적 상상력에서는 봉준호를 능가하는 감독 이옥섭과 무심한 듯 섬세한 표현에서는 송강호를 뛰어넘는 구교환이 <메기>에서 보여주는 궁합은 <기생충>을 잊게 만들 것이다. 구교환과 함께 믿고 볼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 감독 이옥섭.
이옥섭과 구교환 사단이라 할 만한 그들의 영화 <메기>가 궁금하다면 파지사유로 오시라.
>>>감독 이옥섭, 배우 이주영, 그리고 구교환
2019년 12월 27일 저녁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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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 1982년생
이옥섭 1987년생
내가 <메기>를 틀자고, 틀자고 할 때 뜨~~ 악.........저~~어 하던 청실장이 막상 <메기>를 보고 뿅갔다. ㅋㅋㅋㅋ
정세랑 1984년생
장류진 1986년생
박상영 1988년생
.........
.........
요즘 새털의 안내에 힘입어 읽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다. 다들 쥑인다~~~
꼭 보고 꼭 읽자.
이들을 보고 읽는건 우리의 의무이기 이전에 우리의 기쁨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