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 · 역사교육의 현재> 후기

토용
2018-05-2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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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 역사교육의 현재> : 사이토 가즈하루 (齋藤一晴)

 

  이번에 읽은 논문은 일본의 역사교육에 대한 것입니다. 저자는 역사를 주체적으로 독해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나 관계성 속에서 자신 나름대로의 역사인식을 얻을 때 역사를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교실에서 최신 연구 성과를 배우기만 하고 자신 나름대로 취사선택하여서 활용할 수 없다면 단순한 지식에 불과하다고. 오늘날 역사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이 즐겁기 위해서 역사학과 역사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본 근현대사에서의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관한 역사인식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논하고 있습니다.

 

1. 학생을 둘러싼 사회의 변화

  1995년 무렵부터 아시아와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부터 일본이 일으킨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관한 역사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전쟁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들 사이에서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반성과 사죄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일본의 전쟁범죄와 전쟁책임 등에 관해 깊게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1998년 간행된 전쟁론의 영향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자위전쟁이었고, 아시아의 독립을 도와주기 위한 전쟁이었다고 말한 학생도 있었다. 또 역사수정주의의 움직임이 강해졌고, 풀뿌리 보수운동이라는 움직임도 생겼다.

그렇다면 당시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차이와 변화가 있을까? 근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의 수는 90년대에 비해서 늘어났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끈덕지게 일본의 책임을 추궁하며 억지소리 하는 한국과 중국을 식별하는 키워드일 뿐이다. 더군다나 위안부도 가엾지만 가해자인 남성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양쪽을 공평하게 봐야한다는 의견도 늘고 있다. 전쟁하에서의 폭력이 약자를 향한 것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학생들이 약자를 향해 휘두르는 폭력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90년대는 교실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한 시기였다. 등교를 하지 않는 같은 반 학생에 대한 무관심, 상대적 빈곤의 증가에 따른 계층 차별의 문제와 그들을 향한 공격, 약자가 약자를 때리는 폭력의 구도 속에 학생들은 놓이게 된다.

  2006년 교육 기본법 개정은 애국심 · 공공을 강조하면서, 역사교육에 바람직한 국가상 · 국민상을 가르치도록 강하게 요구하였다. 게다가 2016년 도덕이 교과목이 되면서 애국심이 평가 대상이 되었다. 또한 일본의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수업에 정치적 압력이 가해져 집필자와 출판사가 자발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

  2015년 아베 담화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합의는 학생들의 역사인식에 영향을 준 역사정책이다. 아베 담화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에 대해 희생, 단장(斷腸), 회오(悔悟) 등과 같은 역사를 반성하는 단어를 나열하면서도, 희생이 생겨난 원인, 전쟁의 책임 주체와 사죄, 반성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전쟁에 어떠한 책임도 없는 후세에 사죄를 계속해야만 하는 숙명을 지게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일본은 선의에서 사죄와 반성을 계속해왔는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끈질기게 추궁하는 비문명 국가(한국과 중국)에게 언제까지 사죄를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한일합의는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내막, 피해당사자의 존재를 제쳐두고 서로 상대국의 변화만을 해결로 생각하고 있다.

 

2. 역사학 · 역사교육의 현재

  여러 학회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2015,6년에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여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 성과와 수업을 바탕으로 과거의 가해 사실 및 피해자와 진지하게 마주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한일합의에서 피해당사자인 위안부를 소외시킨 것에 대해 항의하는 등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책임을 다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타협과 협력을 들먹이며 아베담화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국중심의 역사관에서 상대방이 먼저 변할 것을 전제로 하는 타협과 절충이다. 이러한 상황은 아베담화와 한일합의와 함께 학생들의 역사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학생들에게 무엇이 문제이고 누구에게 어떻게 사죄해야 하는가를 판단할 충분한 역사교육을 하지 않은 채 국가간의 외교와 경제적인 흥정으로 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사회의 상황에서 영향을 받으며 자신 나름의 역사인식문제에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탓하면서 변할 것을 요구해도 소용없다. 오히려 역사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역사인식을 구성하고 있는 시대상과 사회상, 대외관을 몸소 반성해야 한다. 또한 일본의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역사교육은 가해와 피해의 이항대립이 아닌 동원과 가담, 전쟁 혐오 등의 다양한 사회상과 시대상에 입각하여 해야 한다.

근래에는 새로운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과 국경을 넘나들어 왕래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상이한 역사인식에 직면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공동역사교재의 작성과 수업교류가 진전되고 있다.

 

3. 동아시아에서의 공동 역사교재 작성과 수업교류

  1982년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는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관한 일본 역사 교과서를 비판하였다. 이후 민간 차원에서 이것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 한일 공동 역사 교재와 한중일 공동 역사 교재가 몇 종류 간행되었다. 공동 역사 교재는 각 나라가 주장하는 역사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이를 확인하면서 피해자의 존엄회복부터 논의를 해 나갈 것을 지향한다.

이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역사인식이 생겨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수업 교류도 계속 되었다. 자국과 다른 교과서와 수업내용을 통해 역사인식을 상대화하고, 토론을 통해 타자와 자신을 마주 대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업 교류는 타자를 인정하는 것에서 자신이 인정받고,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는 자세가 상호이해와 존중, 나아가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받은 피해자의 존엄회복에 연결됨을 깨닫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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