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진달래의 더치커피 이야기⑤

진달래
2018-08-20 19:56
620

클리나멘 -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주언진 관성적 운동에서 벗어나려는 성분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으로 중력이나 관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 거기서 벗어나는 성분을 '클리나멘'이라고 한다.

뭐 이런 건 잘 모른다. 

7, 8월 더치커피를 사 보신 분들은 낯선 이름을 보셨을 것이다. "블랜딩 더치" 혹은 "크리스탈 마운틴"

"크리스탈 마운틴"은 이미 이야기를 했었다. 남편이 쿠바에 다녀오면서 원두를 좀 사왔다. 쿠바산 원두

쿠바에서 나는 원두는 듣기로는 양이 많지 않아서 대단위로 수출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 찾아보니 꽤 우리나라에도 수입이 되는 것 같다. 남편이 사온 원두는 쿠바에서 좀 유명하다는 커피집에서 볶은 걸 사왔다. 콩으로

대체로 진하지 않다는 평이다. 개인적으로는 자꾸 마시니까 너무 진하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동티모르와 같은 구수하거나 진한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별로 호감은 없는 듯했다. 

다만 오영샘이 얼음과 우유를 넣고 크리스탈 마운틴을 넣으면 맛있는 라떼가 된다고 했다. 

집에서 나도 그렇게 올 여름 많이 마셨다. 그냥 아이스로 마시는 것보다는 라떼가 훨씬 향도 많이 나고 맛도 살아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는 듯... ㅋㅋ 

아직 원두가 좀 남아서 앞으로도 가끔 볼 수 있지 않을까? 

"블랜딩 더치"는 의도하지 않은 커피이다. 

<신길동 그 가게>를 아십니까? 파지사유와 더치커피가 거래하고 있는 곳이다. 

여성성공센터w-ing에서 하는 가게이다.

이차저차 인연이 닿아 원두를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7월에 담당하시던 분이 사정이 생겨서 그만 두신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새로 담당하시게 된 분이 전화를 주실 거라고. 

커피가 좀 남아 있던 터라 알겠다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하고 연락을 끊었다. 

99FE6433599430EE19.jpg

                                                          신길동 그 가게 https://www.facebook.com/jojaljojal/

<신길동 그 가게>에서 받는 원두는 파지사유는 원두콩의 형태로 받고, 우리는 더치커피용 가루로 받는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서 파지사유에서 커피를 주문했는데 가루의 형태로 배달이 되었다고 했다. 

아마 처음 주문을 받으시면서 헷갈리신 모양이다. 

파지사유 커피와 더치커피는 콩과 가루라는 차이 이외도 파지사유는 블랜딩한 커피를, 더치는 싱글 커피를 받는다. 

예가체프면 예가체프, 동티모르면 동티모르 이렇게 원두를 섞지 않고, 한 종류만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커피가 파지사유에서 쓰는 블랜딩 종류로 가루로 배달이 왔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돌려보내기도 뭐해서 그냥 우리가 쓰기로 했다. 

한데 그 커피의 이름이 '시그니처'커피란다. 

시그니처라는 뜻을 찾아보니 '대표적인'이라던데.... 

우리는 이 커피가 대표적인 커피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뭐하고.... 

그 때 뿔옹샘이 '클리나멘'이라는 이름을 이야기했다. 

'우연적으로 만난 커피' 뭐 이런 의미로 어떠냐며..... - 하지만 그 이름을 쓰진 않았다. 설명을 필요로 하는 작명이라....

그래서 그냥 "블랜딩 더치"가 되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이 커피를 내놓으면서 썼어야 한다. 

이게 무슨 커피냐는 질문을 받기 전에 

그런데 이제 블랜딩 커피가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7월 한 달, 장터도 나가지 않고, 커피에 대한 별다른 판촉(?) 활동도 없어서 이번엔 적자려니 했는데 

의외로 적자는 나지 않았다. - 뭐 그렇다고 남는 것도 없었다. 

일상적으로 돌아가는 커피 판매량이 그런가?  

- 게샘은 여름 한 철 100여 만원 어치를 팔아야 겨울을 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되진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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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만의 더위란다. 

더치 커피는 '아이스 커피'라는 문구를 내세웠지만 이번 여름 너무 더워서인지 

문탁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일단 공간에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게다가 화요일 이문서당이 방학이어서 더 했다. - 잔커피의 최대 고객이시다.  

8월 첫 주 본의 아니게 친정식구들과 휴가를 가게 되었다. 

문탁에 못 나오는 걸 계산하고 금요일 오후에 기구를 깨끗하게 비우고 갔다. 

돌아 온 화요일 갑자기 커피가 7병이 한꺼번에 팔리는 바람에 준비해 놓았던 커피가 바닥이 났다. 

우연히 만나는 것들이 일상의 관성적인 나른함을 깨우는 것도 좋지만 

역시 일상은 일상적으로 돌아가야 안정적이다. 

기이하게 더웠던 여름도 가는 듯하다. 

여전히 낮은 덥지만 한낮의 더위만 피하면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더워서 공부가 안 된다는 핑계를 댔었는데 이제 공부도 일상적인 리듬을 되찾아야 하나보다. 

"블랜딩 더치"와 "크리스탈 마운틴" 우연히 달밤더치와 만났다. 

또 언젠가 만나게 될지도 혹은 다른 새로운 커피와 만나게 될지도 

하지만 이제 익숙한 "동티모르", "예가체프"와 같은 커피가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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