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두번의 울력이 있었답니다.

식목일 다음날인 4월6일은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한 퇴비주기를 했습니다.

이 날은 힘쓰는 일이 좀 많았지요.

문탁베란다에 있던 퇴비 7푸대를 등짐지고 내려 차에 실은 다음

텃밭 입구에서 텃밭까지 옮기느라 우록님과 겸서빠가 힘 좀 썼습니다.

텃밭에 퇴비를 주욱 뿌린 후 삽질과 호미질로 거름을 섞는 일을 한 다음

텃밭에서 흙을 푸대에 퍼 와서 베란다 텃밭의 나머지 화분을 만들고 나서야

보람찬 하루 일과가 끝났답니다.

 

4월 8일,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아침이나 저녁에 파종하는 게 좋다고 하건만

같이 울력할 시간이 되는 오후 2시에 밭으로 갔습니다.

 

우록님이 그린 텃밭 지도가 보이시나요?

어떤 작물을 어디에 심어야 할지 미리 그려보았습니다.

 

먼저 감자를 심습니다.

감자는 씨감자의 눈을 잘라서 심어야 합니다.

미리 잘라서 꾸덕꾸덕 말린 후 재를 묻혀서 소독해서 뿌리는게 정석이라고 합니다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또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강세였던지라..

집에서 가져온 싹난 감자를 잘라서 고이 심었습니다.

삽이나 호미로 흙을 파서 감자싹이 위로 올라오도록 하고 흙을 덮습니다.

 

다음에는 파종입니다.

얼갈이 배추와 열무씨앗도 뿌리고 옆에는 대파씨앗도 조금 뿌렸습니다.

며칠 후 싹이 올라오면 솎아주기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강낭콩과 완두콩은 두 이랑씩 심었습니다.

동네 할머니가 나오셔서 날이 아직 춥다고 걱정을 해 주십니다.

할머니 밭에는 감자를 심었다고 하고, 저희에게 강낭콩은 아직 좀 이르다고 하십니다.

우록님은 곧 벚꽃 꽃망울이 터질 때니 걱정안해도 된다고 큰 소리를 칩니다.

농사 좀 지어봤다는 우록님 말씀을 굳게 믿기로 합니다.

 

감자를 심고, 씨앗을 뿌린 다음에는 물을 주어야 합니다.

다행히 밭 옆의 고랑에 흙탕물이기는 하지만 물이 있어서

우록님이 가서 물을 퍼 옵니다.

감자심고 씨앗 뿌리는 건 여인네들이 하고 물푸기는 남정네가 하는 일이랍니다.^^

텃밭에만 나오면 우록님 카리쓰마 작렬입니다.ㅋㅋ

터전에서 들고 간 바께쓰 두개에 물을 담아서 밭으로 서너번 이상 나른 것 같습니다.

어깨 아프겠다고 위로하자, 코웃음을 칩니다.

글쎄요~ 우록님 부인께 확인전화를 해봐야 할 것 같지요?

 

 

이랑 4개에는 완두콩과 강낭콩을 심고

이랑 2개에 열무, 얼갈이, 상추씨를 심었습니다.

상추는 싹이 나면 모종을 베란다로 옮기기 위해 씨를 뿌려보았답니다.

아주아주 작은 이랑에는 파 씨를 뿌렸구요..

남은 이랑에는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고추모종,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을 심으려고 합니다.

 

다음주부터는 시간 나는대로 텃밭 쪽으로 산책을 나가 싹이 잘 올라오는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씨앗을 뿌리는 동안 동네 까치들이 모두 몰려와서 우리가 떠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싹이 날만큼은 씨앗을 남겨 주기를 바라면서 터전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늘과 땅의 도움이 절실한 초보 농사꾼의 울력일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