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작업장의 밀본, <봄날 길쌈방>의 실체를 공개합니다!

봄날
2011-12-20 16:09
2779

엄마가,

자신의 펑퍼짐한 월남치마를 뜯어 만든,

가슴에 군청색 꽃을 붙인,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얻어 입었을 때의 그 날아갈듯한 기분을,

같은 노스페이스 파카라도

뼈골브레이크 타입(60만원대)과

극빈층 타입(30만원대)만 구별할 줄 아는 십대들과,

바로 그들을 양산해낸 지독스럽게 물질지향적인 어른들은 결코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처절하게 시작하려 했던 것은 아닌데...ㅎㅎ

아무튼 우리에게는 천부적으로 주어진 길쌈재능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그 재능을 믿고

무식이 용감하다고 덜컥! 길쌈방을 열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 어머니들은

직접 바짓단도 줄이고

늘어난 빤쓰 고무줄도 갈아끼우고

심지어 우리 엄마처럼 옷감이 손바닥만한 크기가 될 때까지 월남치마에서 아이 원피스, 다시 방석, 하다못해 냄비집게라도

만들어가며 자원을 재활용해 왔습니다.

 

그런 거예요.

우리가 해보려 하는 것은 새롭고 낮선 것이 아닙니다.

어찌된 일인지 물건이 넘쳐나면서 부터는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좋은 것이며,

고집스럽게 있는 것을 다시 쓰고 다시 쓰는 것은 촌스럽고, 왠지 늙어보이는 것으로 치부됩니다.

 

정말 그럴까요?

봄날 길쌈방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패브릭 제품은

재활용 원칙과 재능 나눔의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켜내면서도

예쁘고 세련되고, 저마다의 스토리를 간직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입니다.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간단한 바느질, 재봉질에서부터

예술혼을 쏟아붓는 개념제품까지....봄날 길쌈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봄날 길쌈방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ㅎㅎ

댓글 9
  • 2011-12-20 16:26

    나도 어려서 엄마가 만들어준 끈미니원피스...생각나네요.

    숏커트 머리로 전남도청앞 분수대에서 사진까지 찍었던...ㅋㅋㅋ

    봄날길쌈방, 홧팅!!!

  • 2011-12-20 16:27

    와우!

    내일은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 2011-12-20 17:51

    "재활용하여...

    저마다 스토리를 간직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이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우리에게 길쌈의 봄날은 오는 거지요?ㅎㅎㅎ

     

    이사하면서 전에 살던 집에서 사용하던 커텐을 버리지 않고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데,그걸 활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네요.

    실력이 된다면.장차.^^

    .

  • 2011-12-20 19:00

    밀본이 밀봄이었어요?

     

    봄날 길쌈방  화이팅!!

  • 2011-12-20 19:01

    마을작업장에는 봄날님이 계셔서 "봄~날은 왔다♪♬"를 실감합니다.^^emoticon

    솜씨좋은 봄날님이 계셔서 "길쌈방의 전설"은 쭈욱 이어집니다.emoticon

     

    봄날님, 만~세~emoticonemoticonemoticon

    • 2011-12-21 11:27

      이 화려한 댓글을 보라!!

      마음님은 정말 봄날님에게 마음을 줘버렸군^^

      봄날님의 커피 정말 맛있어요!!

      과일도 예쁘게 깎으시고....

      자주 커피와 과일과 약식과 또 무수히 많은......

      부탁드려요

  • 2011-12-21 09:56

    와~우~

    길쌈방이 드뎌  말문을 열었군요..

    열자마자 주옥같은 이야기가 주르르르르~~~

    길쌈방 기대만땅입니다~~~

  • 2011-12-21 10:20

    ㅋㅋㅋㅋㅋㅋㅋ마음님.. 너무 좋아하는군요

    저도 기대되네요~emoticon

  • 2011-12-22 11:31

    강아지 옷을 네시간 걸려 본뜨고 온박음질 해서 만든 후,

    "아, 재봉 배우고 싶다."

    그 꿈을 이룰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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