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후기

작은물방울
2021-06-10 22:18
286

세미나 한개가 끝나니 숨통이 틔였다.

노라쌤과 오랜만에 밥을 먹고 따뜻한 방에 누워

맥주를 홀짝거리며 영화를 본다.

기린. 띠우. 토용. 달팽이. 노라. 그리고 청량리

오랜만에 같이 보는 영화라 기분이 좋다.

그리고 따뜻한 방안도 기분을 좋게만들었다.

<티타임>은 여고 동창 또는 동네 친구들이 졸업이후 거의 60년을 이어온 모임이다.

별다른 특징은 없다. 친구들의 집에서 모여 맛있는 것을 먹으며 수다를 떤다. 수다의 주제는 동성애 이야기 부터 미모 자랑까지

전 세계와 우주를 아우르고 가장 맛깔나는 수다의 진가는 남편들의 욕! 이다. 

영화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디저트들의 맛깔나는 색감이었다. 그 색감은 접시. 할머니들의 옷, 심지어 립스틱의 색까지 

반영되고 있다. 그러한 색은 죽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80세의 나이를 우울하게만 다루지 않는다.

실제로 촬영하는 도중 친구들 몇몇은 운명을 달리해서 그곳에 오지 못하지만 그들은  깊이 추모한 뒤

다시 발랄한 삶의 탐색(수다와 티타임)을 멈추지 않는다.

달팽이 쌤은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도 나이들면 저렇게 차를 마시자고 했다.

난 종종 소주도 먹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영원한 금주자 노라쌤을 위해 입을 닫았다.

그리고 난 그런 약속을 안해도 어차피 그러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뭐 아님 말고....

 

오늘은 노라쌤이 암덩이와 완전하게 결별하고 파지사유에 왔다. 

환영의 꽃도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도 밝았다. 에코 레시피까지 곁들여져 맛난 것도 많이 많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티타임>을 보는 것보다 하는 것이  훠~~~얼배 더 좋았다. 

 

 

 

 

댓글 1
  • 2021-06-11 01:54

    영화보면서 소주도 먹고 맥주도 먹고 그런 날이 어서 오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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