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금요일 아침 8시

다시 울력하는 사람들이 뭉쳤습니다.

지난 수요일 울력으로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픈 인디언님,

수요일에 이어 다시 남자 울력일꾼의 가치를 드높이는 아침사랑님과 청량리님(꼬마 청량리 겸서)

수요일에 울력하는 바람에 참가 못했던 문탁님과 아톰님, 그리고 저..

오늘의 과업은

잡초 완전제거와 밭 갈아엎기입니다.

먼저 여자들이 호미를 들고 이랑의 풀뿌리를 뽑습니다.

그런후..

아저씨들이 삽으로 작업을 합니다.

태풍 콘파스 덕에 계속 비가 오락가락한 탓에 아직 땅에 물기가 축축합니다.

거의 진흙이 되다시피 한 밭은 잘 뒤집어 지지 않고, 두 남자들은 금방 땀범벅이 됩니다.

흐린 하늘이 비를 불러 옵니다.

모두 잠시 소나무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밭에서 놀던 겸서도 어쩔 수 없이 지붕이 달린 유모차에 태워집니다.

겸서의 기분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열심히 밭갈이를 하는 두 남정네입니다.

잠시 허리를 펴고 숨쉬기 운동을 하고 있는 두 남정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밭 끝자락의 땅콩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땅콩 뿌리 옆에 지름 3센티 가량의 구멍이 나 있고

주변에는 막 여물기 시작하는 땅콩 열매를 파먹은 흔적이 역력합니다.

들쥐의 소행인가, 고라니의 소행인가,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비를 피하며 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동네 까치들이 땅콩밭 근처에서 열심히 꿈적이는게 아닌가요?

결국, 땅콩밭을 파헤친건 들짐승이 아닌, 까치였나 봅니다.

까치야..

사람 먹을 것도 제발 좀 남겨다오..

이제 퇴비를 하고, 모종 심고, 씨 뿌릴 일이 남았습니다.

울력을 마친 인디언님과 아침사랑님은 낙생농협에 가서

퇴비 다섯푸대를 사다 밭옆에 부려놓고 오셨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배추 모종은 낙생농협가면 살 수 있다고 하는 따끈따끈한 새소식도 알아 오셨습니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나와 밭의 흙이 좀 말라야 퇴비하기에 좋다고 합니다.

다음 주 적당한 날에 퇴비를 뿌리고 모종심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흙을 뒤집다 몇고랑 남겨 놓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밭모양을 보니 다들 마음이 흐뭇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