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Ivy Day in the Committee Room 후기- 1차

플로우
2023-07-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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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y Day( 담쟁이의 날)은 아일랜드의 정치 지도자 Charles Stwart Parnel 파넬이 죽은 10월 6일을 추모하는 날이다.

1902년 잉글랜드의 왕 에드워드 7세가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일을 앞두고 선거가 열렸다. 파넬의 추모일인 10월 6일, 선거를 앞두고 국민당 티어니를 지지하여 운동하는 선거 운동원이 사무실을 중심으로 대화를 하는 단편이다.

*매트 오코너 Mat O'Conner 젊은 선거운동원 이지만 머리가 희끗희끗하다. 애늙은이가 된 아일랜드의 젊은 세대를 상징. 

*조 하인즈 Joe Hynes 파넬의 맹목적 추종자. 에드워드7세 방문을 반대하는 입장. 자신이 선거 운동하는 국민당 후보인 티어니를 비판하고 상대 정당 후보인 콜건을 칭찬하는 발언을 한다.

*존 헨치 John Henchy 말을 잘하며, 에드워드 7세의 방문이 경제적 이득을 준다는 이유로 찬성하는 입장.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국민당의 입장과 현실적 태도는 불 일치하는 인물. 

*늙은 잭 Old Jack 국민당 선거사무실의 노인 관리인. 아일랜드의 민족주의자. 강한 신념을 가졌지만 젊은 세대를 키우는데 실패한 기성세대를 상징. 첫 장면에서 사무실에 불을 피우는 것에 실패하는 장면과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하지 못한다. '불'은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신을 상징하며, 기성세대는 불신, 위선등으로 아일랜드의 정치 풍토를 무기력하게 타락 시켰음을 암시한다.

*크로프튼 씨 Mr. Crofton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보수주의자. 보수당 후보가 출마에서 포기하자, 정치적으로 반대인 국민당 선거운동원이 된 인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 보니 '침묵'을 많이 함. 다른 운동원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함.

*키온 신부 Father Keon 교회에서 파면된 신부. 하지만 여전히 신부 복장을 하며 술집에 더블린 부시장을 만나러 간다. 신부가 술집에 가고, 부시장을 만난다는 것은 교회의 타락과 부패를 의미.  아일랜드의 정치 영웅 파넬을 불명예로 몰고간 국가와 교회 역시 깨끗하지 않음을 상징한다.

 

 조이스는 1902년 에드워드 7세의 아일랜드 방문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이 단편의 배경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 단편을 통해 파넬 시대와는 달리 아일랜드의 부패하고 무기력하고 분열된 정치 상황을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선거 운동원들은 티어니 후보의 유세 활동은 안하고 회의실 의자에 누워 불을 쬐며, 임금이 안들어 왔다고 불평한다. 선거 전단지를 말아 담배불을 붙이는 장면, 정치적 열망이 아닌 돈을 위해 대충 일하는 모습, 국민당 후보인 티어니 자체도 부도덕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술을 판매하지 말아야 할 시간에 술을 팔아 돈을 벌었고, 즉 법을 어겼고, 티어니는 선거운동은 뒷전으로 술집에 있으면서 운동원들에게 임금 대신 술을 제공한다.

 오코너와 늙은 잭이 자식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기독교 교육 기관에 보냈지만 아들이 변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종교가 젊은 세대 교육에 힘을 잃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대화 도중 '침묵'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은 서로 일치 하지 않는, 떳떳하지 않은, 열정이 사라진 아일랜드 정치의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무력하고 마비된 정치 현실을 이 단편을 통해 나타냈다.

 모든 운동원은 왼쪽 옷깃에 '담쟁이 잎'을 달고 있다. 아일랜드 정치 지도자인 파넬 추모일을 기념하는 표시이다. 하지만 파넬의 정치적인 열정은 본받고 있지 못하다. 파넬의 정치적 유산과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제대로 언급도 못하고 있다. 파넬이 부하의 아내와 혼외정사로 3명의 자녀를 낳은 문제로 인해 그의 영향력을 급격히 상실했기에, 그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그 지도자' 정도로 언급한다. 마지막 추모시에서 '무관의 제왕( Our Uncrowned King)이라고 표현.

 

 "아일랜드를 알리고, 수 천년 유럽 역사에서 수도였던 더블린 도시를 알리는 것이 제임스 조이스의 목적이다. 작가는 아일랜드의 정치적 분열과 좌절이 드러난 이 단편 작품을 좋아했다." 

 < 네이버 자료에서 참고 >

 

 '마비'는 어떤 의미론 '회피'이기도 하다. 깨어나는 것이 두려운, 직면한다는 것의 불편함. 이번 단편에 나온 사람들은 또 다른 의미의 마비된 인물들이다. 더블린 사람들의 등장인물들에 바람직한 인물들은 없어 보인다. 누군가를 등쳐먹지 않으면, 위선적 이거나 강박적인 인물들.. 이는 거울을 들이대며 우리 자신의 저 밑바닥 까지 들춰내는 것 같은.. 그 어느 인물이든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우리 주변의 모습들 이기도 하기에.. 한편 되돌아보게 하기도 하지만 우울한 것도 사실이다. 한계를 가지고 있고 시대와 환경이라는 조건 아래서 우리 인간이 보여주는 치졸함의 끝판왕들.. ㅜㅜ

 그리고 그러한 인간들은 지금도 앞으로도 여전히 있을 것이기에 '마비'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 이라는 사실과 '가슴 아픈 사건'도 늘 일어나고 있다는 것. 현재 지구촌과 뉴스들을 보면 오히려 더 복잡하고 다양한 '마비'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역에 '화뢰서합'이라는 괘가 있는데, 턱과 턱 사이에 이물질이 있어 깨물어 씹어 합해야 형통하다는 것이다. 잘 깨물어 형통해야 하는 데 복잡하고 다양한 시대에 잘 씹혀지지 않는 다양한 이물질과 턱의 '마비'는 형통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조금은 으샤으샤 하고 싶은데..조이스는 그런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다. 

 

댓글 3
  • 2023-07-22 22:37

    안그래도 많이 헷갈렸는데
    정리를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시간는 저도 꼼꼼하게 준비해 갈께요~~~

  • 2023-07-23 23:31

    한 눈에 쫙 정리가 되니 좋네요^^
    등장인물도 많고 조하인스랑 존헨치도 헷갈리고, 누구를 얘기하고 있는 건지도 헷갈리고....
    '하인스' 이름 유래를 찾아봤더니 게일어로 '아이비'라고 해요. 파넬에 마비된 민족주의자의 이름으로 딱이예요.

    주역의 '화뢰서합'이라는 괘가 흥미롭네요. '턱과 턱 사이에 이물질이 있어 깨물어 씹어 합해야 형통하다는 것'
    어떤 깊은 의미가 여러가지로 함축된 것 같은데 다음 시간에 알려주세요!

  • 2023-07-25 23:18

    보고 싶은 것만 보고자 하는 사람
    보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사람
    보았으나 봤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
    보았으나 제대로 말하지 않고 왜곡 되게 전달하는 사람
    보여주고 싶으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
    본 자를 미쳤다고 하는 사람
    모두 다 보았으나 안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
    오해라는 말이 있으니 진실이라는 말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것은 '생각한다'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실과 현상의 문제이다.
    짝이 있는 침팬지 한마리가 어디까지 망칠 수 있는지 ...
    우리는 어디까지의 수준의 사유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한 요즘이다.
    어떤 말이 이 자리에 어울릴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가슴에 느껴지는 생각을 말합시다.
    조이스는 유독 이 단편에서 감정표현의 단어를 많이 사용 했다.
    "눈이 멀으니, 가리고 있던게 벗겨져 진실되게 볼수 있었다"는 리어왕의 고백처럼
    조이스의 시력의 감퇴는 후기 작품의 은유의 감정을 광폭으로 표현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20대 초반의 ‘조국에 대한 조이스의 마음‘은 ,내가 상상한 그 이상의 군고구마가 아니었을까!
    인생은 아이러니인가요~~

    복선생님~
    한눈에 보이는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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