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절 해석 수정

토용
2015-06-29 02:50
337

27절 정신분석의 역사적 임계 ── 「과도(過渡)의 형상

 

무너진 기획이었다. 그녀들은 유산했다. 그녀들의 사랑과 연애편지는 시간의 경과 속에서 전쟁의 굉음에 순화되어 오랜 권력이 공인하게 되었다. 그녀들은 사후, 성인이 되었다. 때는 이미 17세기, 새로운 권력의 말단관리들, 심리학자들은 그녀들의 연애편지에 개미처럼 꾀어든다. 그리고 거기에 전형적인 신경증이나 분열병을 찾아낼 것이다. 만약 신의 여자가 되었다」 「신에게 안겼다라고 계속 말해온 분열병자 슈레바 의장이 16-17세기에 태어났더라면 ──라고 말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다. 그녀들의 텍스트는 오래된 성전을 손에 든 교회의 사목권력과 새로운 통치성의 형식이라는 무기를 창안하고 있던 세속국가에, 동시에 싸움을 걸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에 동시에 거부를 말하였다. 이 사랑은 전쟁이었다. 그녀들의 텍스트는 뛰어난 것도 많이 있다. 신학문헌에서 혹은 스페인 시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지금까지 그녀들의 연애편지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그 타오르는 말, 그 유려한 은유, 격조 높은 우의, 그 수줍은 청초한 모습. 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어둠에 녹기 시작하여, 교회권력과 세속국가 사이에서 뭉개어져 역사의 과도기 속의 한 순간의 섬광으로 사라져갔다. 한순간 이단으로 선고받아 타죽은 시대로부터 한순간 분열병자로 선고받아 정신병원에 유폐되는 시대로. 그 사이에 열렸던, 저 공백. 긴 듯한 짧은 200, 그 잠시 동안의 창공, 그 하늘의 푸르름에서만 그녀들은 위태롭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고, 그래서 사랑을 했다. 텍스트를 낳았다. 그 출신이 대부분 몰락귀족, 개종 유대인, 배우지 못한 여성이나 어리석은 사람, 변경의 사람들이었던 그녀들은, 철저하게 다른」 「일 하는 방식, 스타일을 관통하여 보여주었다. 다른 사랑, 새로운 사랑, 새로운 혁명. 그러나 일은 깨졌다. 분열병자 테레사, 분열병자 요한. 시대는 크게 선회하여 그녀들은 병리학적인 대상이 될 것이다. 그녀들은 유산했다. 그녀들은 실패했다. 그러나 누가 그것을 조롱할 수 있는가. 오래된 것과의 낡은 관계에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것과의 새로운 관계에 망연자실하지 않고, 오래된 것과의 새로운 관계를, 다른 관계, 사랑──그녀들은 살았었기 때문에.

댓글 4
  • 2015-07-05 07:16

     

    p236

    신비가의 연애의 투쟁은, 무너진 기획이었다는 해도 전쟁의 굉음 바로 그것이었다. 그에 비해 정신분석은 스스로를 단지 증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모든 무너진 저항의 기획은 증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신비가 또한. 그들 뿐 아니라, 변혁을 목표로 하여 새로운 문체를 쓰려는 행위 역시. 진단을 일삼는 정신분석답다. 그들은 스스로조차 증상이라고 진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마치 스스로의 예민함 총명함의 증거인 듯. 그러나 그런 것이 도대체 무엇을 만들어낸다는 것일까. 그런 해석이 무슨 쓸모가 있는 것일까. 신비가들이, 그들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증상이라고 말하면서, 아이러니칼하게 교사인양 희희낙락했을까? 그리고 모든 위대한 시인이, 작가가, 혁명가가, 정처적인 법의 초안을 작성한 법학자들이.

    아직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진짜 종교는 그리스도교 뿐이라고 발설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무엇인가 눈을 감을 수있었던, 숨막히는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신비가들, 이 옛 교회의 사목권력과 새로운 세속국가의 통치성에게 협공당한 그녀들이, 똑같은 대사를 말하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이십세기에, 그녀들과는 다른 과도기에 있다. 라캉이 그것을 눈치채고 있지 않을 리가 없으리라. 그러나 참작도 소용없이, 진의를 물을 의지도 완전히 시들게 하는 답답함이 이 인터뷰에 충만해 있다.

    이제 됐다. 이것으로 됐다. 라캉은 충분히 용감했다. 그는 전체가 아닌 여성이고자 하고, 잠깐사이라고 하는 그것을 시험했으므로. 라캉의 용기, 그것을 인정하자.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 숨 막히는 공기는 이제 견딜 수 없다. 천창(天窓)을 열어젖히자. 그러기위해 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죽음, 그것이다.

     

     

  • 2015-07-05 15:27

    야영해석 234~235쪽  수정(바람~)


    정신분석은 종교에는 이기지 못하겠지요, 종교는 터프하니까요. 정신분석은 이기지 못합니다, 살아남을까 못 살아남을까의 문제입니다.

     

    정신분석이 종교가 될까, 라고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적어도요. 하지만, 정신분석이 실제로 어쩌면 종교가 될지도 모른다, 는 것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왜 안 되겠어요? 그래도 거기로 빠져가는 길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정신분석이 어떤 역사적 시점에 찾아왔다 해도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신분석이 역사상 나타났던 것은 어떤 중요한 일보, 즉 과학에서 말하는 어떤 진전에 관련된 것입니다.

     

    정신분석은 하나의 증상입니다......정신분석은요, 프로이드가 말하는 문명속의 불안의 일부인 것입니다.

     

    참종교라는 것은 로마적인 것입니다. 모든 종교를 같은 주머니에 쑤셔 넣어서, 예를 들면 제종교의 역사 등이라고 해버리는 것은 정말 심한 것입니다. 참종교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교입니다.

     

    라캉이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종교그리스도교라는 것에 눈을 가리고, 이 글귀를 가져와서 정신분석은 종교일반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의기양양해서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우선 논외로 하자. 여기에서는 좀 더 미묘한 것이 이야기되고 있다. 어쩌면 라캉은 알아채고 있다. 정신분석이 어떤 역사적 시점에 있어서만 효력을 갖는 과도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신비주의가 그렇다는 듯이, 그리스도교에는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그것에 대해서 그는 여기에서 극명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역사적 시점에서만 살아남는 것이 허용되는 과도의 형상. 정신분석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무언가 그 이상의 의기소침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 2015-07-05 21:11

    232~233

    사태가 여기에 이르렀는데도 그러한 연애라든가 연애편지가 무슨 쓸모가 있는가라는 반문은 우선 이 세계에 만족하는 남근주의자만의 것이리라. 「여자가 말한 것이다」라고 마음껏 비난해도 괜찮다. 「전부가 아닌」사람들의 전투를 「전부인 사람」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 라캉의 여성의 향락=대타자의 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적해 왔던 개념의 불균질성과 혼성성이 그 극에 달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념자체의 분만이 그럼에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는 것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있는 것은 난해함은 아니다. 「곤란함」이고, 어느 정도는 독자의 자질문제이다. 그런 까닭에 「여자가-되는-라캉」, 저 자크 린느 라캉도 잠깐 동안만 세미나에서 그 부끄러움 가득한 표정을 보인 채로 사라져 갔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세미나는 정신분석과 신비주의의 유사성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과도적인 형상」이다. 중세세계의 황혼과 근대세계의 서광의 과도기에 놓인 의식에 제3의 길을 보여주려고 했던 신비주의와 마찬가지로, 근대의 개인주의 세계의 황혼에 놓인 의식에서--라캉이 코제브의 친구이고, 그 「절대지의 역사의 종언」이라는 이론에 정통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했던 정신분석도 과도기의, 어떤 공백의 시대의 형상이었다. 신비주의와 정신분석은 그러한 과도기에 그 내부에서 사회적 가치를 동요시키고, 그것을 「내파」하려고 한 기획이었다. 그것들은 많은 어휘를 공유한다. 「신체」「무의식」「말이 되지 않은 것」「욕망의 법」「결여」「사랑」「전이」「주체의 틈」「부정성」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해석 등등. 한편에서는 부르주아 사회에 부정적인데도 불구하고 고객은 거의 부르주아였던 정신분석이 있고, 기존의 권위에 부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역시 그럼에도 기독교 정통교리에서 이탈할 수 없었던 신비주의가 있다. 세르토의 이상의 말에 나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싶다. 그리고 정신분석도 신비주의와 마찬가지로 마침내 실패할 것이다.

  • 2015-07-13 01:43

    27절 전체 해석 모음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559
<교정>제28절 죽음, 죽음, 죽음-하이데거와 라캉, 죽음의 진리
뚜버기 | 2015.08.26 | 조회 313
뚜버기 2015.08.26 313
558
<해석수정본>제29절 죽음의 비-진리, <바깥>과 <밤>
주자일소 | 2015.08.22 | 조회 317
주자일소 2015.08.22 317
557
30절 해석모음 (2)
뚜버기 | 2015.08.17 | 조회 378
뚜버기 2015.08.17 378
556
28절과 29절 해석모음(해석정리순서도 올렸어요) (1)
띠우 | 2015.08.16 | 조회 594
띠우 2015.08.16 594
555
249p 수정 해석
주자일소 | 2015.08.16 | 조회 214
주자일소 2015.08.16 214
554
29절 252p (6)
요요 | 2015.08.11 | 조회 484
요요 2015.08.11 484
553
29절 249-250p 단어와 해석 (6)
주자일소 | 2015.08.09 | 조회 795
주자일소 2015.08.09 795
552
28절 p240~241 단어와 해석 올립니다 (9)
띠우 | 2015.07.30 | 조회 624
띠우 2015.07.30 624
551
<야전과 영원> 1부 번역 교정교열본 올라갑니다. 서문~5절까지 (6)
요요 | 2015.07.21 | 조회 747
요요 2015.07.21 747
550
18절~27절 수정해석 모았습니다 (1)
띠우 | 2015.07.14 | 조회 224
띠우 2015.07.14 224
549
(해석수정본)제27절 정신분석의 역사적 임계 ── 「과도(過渡)의 형상」
띠우 | 2015.07.14 | 조회 231
띠우 2015.07.14 231
548
(해석 수정본) 23절 「다른」향락
썰매 | 2015.07.12 | 조회 197
썰매 2015.07.12 19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