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노동계급의 형성]첫시간 발제 + 후기

뚜버기
2017-12-27 06:26
372

1-4장 발제.hwp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라서,

듣도보도 못한 책이었으나 모종의 압력에 의해,

읽어야만 하는 어떤 이유로 인해, 우정으로 인해...

각자 다른 동기로 만나 첫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종교개혁에 이어져서 변해가는 복잡한 기독교 종파들에 대해 

요요샘이 찾은 자료를 중심으로 계보를 파악해보았구요(분명 베버 책 읽을 때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노동계급의 형성기를 산업혁명과 자본주의가 본격화된 19세기 후반으로 보지 않고 

17세기말로 보는 톰슨의 견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한없는 회원수'를 정관에 담고 공공연한 확산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조직의 탄생, 

상식적인 조건만 만족하는 성인 남성이면 '누구나 의원선출권'을 가져야 한다는 새로운 정치적 태도의 탄생이 

바로 노동계급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낸 핵심요인이라고 파악하는 것이죠.

생산관계라는 구조변화의 결과 보다도, 전통과 변화의 역동 가운데 힘을 잃고 얻어가며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톰슨의 시선입니다. 

그리고 '자기표현이 분명한 소수'보다 

그들이 배출된 '자기표현 불분명한 이들'의 '잠재적 정치의식'의 변화를 주목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간섭만 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로부터

강화되는 중앙권력, 도덕경제를 밀어내는 자유시장경제, 프랑스의 혁명적 상황, 유산계급의 태도변화 등을 겪으면서 

전례 없는 권리를 요구하는 자유인으로 태어난 시민으로 바뀌어갔다고 톰슨은 말합니다. 

이들의 잠재적 정치의식을 공공연히 글로 표현한 것이 토마스 페인의 <<인간의 권리>>였던 것이죠. 

그들은 때로는 폭도였고 때로는 혁명적 민중이었습니다. 

톰슨은 이 둘을 이분법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이행하는 존재로 봅니다. 


책에나온 영국 민중들은 훌리건이 연상될 정도로 소란스러운 폭도의 형상인데,

어떻게 영국의 사회운동이 의회개혁이나 입법투쟁과 같은 비폭력을 중요시하게 되었는지 의문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누구나 가지고 태어났다는 영국인들의 생득권 개념이 혼란스럽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입헌주의 시대(18세기)의 자유 개념이 이후 시대적 상황을 거치면서 변화된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즉 역사적 맥락에 따른 사회적 믿음 혹은 이데올로기로 생득권을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센세이셔널 했던 저자인 토마스 페인의 성공(?)은, 

시대를 정확히 읽고 쉬운 말로 서술함으로써 민중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인에 대한 톰슨의 평가가 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페인이 인간본성의 보편성을 주장하는 등 역사적 감각이 결여되었고 인간본성에 대한 안이한 시각을 가졌다고 평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페인의 자유주의자(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적 면모 역시 왠지 꺼림직하다는 것이 저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은 5-7장까지 읽고 만납니다~

댓글 2
  • 2017-12-28 08:41

    히야~ 함께 한 시간이 마치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제겐 소중한 후기입니다^^

    '자기 표현이 불분명한 이들'의 목소리를 살려내기위해, 그들을 대신해서 말하기위해

    기존 역사학의 규범과 전통들에 하나씩 도전하고 역사학의 영역과 범위를  확장해가는 톰슨의 글쓰기에서 

    무엇보다 제게 큰 울림은  '피와 살을 가진 노동계급' 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또하나, 유럽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무지'를 극복하지않고는 한발자욱도 내딛기힘들다는걸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자유의 나무 심기'는 언제 다 심는건지ㅠ한페이지 읽으면 다시 한페이지가 생기는 듯한 이 묘한 느낌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어요~

    • 2017-12-28 23:03

      그죠 그러면서 동시에 현재의 상황과 맞물려 읽히는 부분은 공감과 당혹 등등 여러 정념을 불러읽으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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