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루쉰, 혁명의 문학> 5회차 후기

블랙커피
2023-09-20 16:15
279

이번 세미나는 루쉰의 『조화석습(아침꽃 저녁에 줍다)』에 실린 전반부 5편의 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조화석습』이 쓰여진 1926년에 루쉰이 놓인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가까이 1925년 베이징여사대 사태부터 차근차근 짚어보아야 하기에, 이에 대해 노라샘이 시대적 배경을 잘 정리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조화석습에서도 계속되는 현대평론파들을 비트는 글쓰기.

왜 이렇게 루쉰은 현대평론파들과 치열한 논전을 벌이는지...

대강 감을 잡으며, 느티샘이 정리해주신 『조화석습』의 <머릿말>부터 하나하나 얘기를 꺼내보았습니다.

느티샘은 『루쉰, 길없는 대지』에서 문성환님이 ‘아침꽃 저녁에 줍다’라는 책 제목에 대해 얘기해주신 부분을 가져오는데요.

뭐 이런거 아닐까 하는 여러 추측 속에서 아직 남은 5편을 마저 읽고 제목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해보기로 했습니다.

유샘이 정리해 주신 <개, 고양이, 쥐>는 유샘이 질문을 던지신 뒷부분을 집중적으로 얘기했습니다.

유샘은 너무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말고 소리를 지르는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항하라는 뜻인지 궁금하시다고 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것도 루쉰다운 비틀기라고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산해경>은 참 샘이 메모를 해주셨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서래의 미스터리함과 영화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서래가 <산해경>을 즐겨 읽는 설정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정말 산해경에 나오는 기괴한 괴물들의 모습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거 같습니다.

루쉰의 보모였던 ‘키다리 어멈’을 회상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짠함(?)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하였는데요.

참샘의 시가에서 명절이나 초하루날 붉을 밝히고 문을 열어 놓은 의식(?)과 이번 명절의 상황 등을 얘기하면서, 지금도 며느리에게 부과되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봉옥샘은 <오창묘의 제놀이>를 메모해주셨는데요.

‘감략’을 다 외워야 제놀이를 보러가게 해주겠다는 아버지의 태도는 '도대체 뭔가?'가 주요 논점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육아에서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은 거의 상식처럼 되었지만, 40~60대가 자랄 때만 해도 아이의 흥을 깨버리는 아버지(또는 어른)의 모습이 있었다는 것.

이런 경험들에서 루쉰의 당시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4효도>는 새봄샘이 메모를 해주셨는데요.

새봄샘은 <대숲에서 울어 눈물로 대순을 돋아나게 하다>와 <얼음 강에 엎드려 잉어를 구하다>를 은유적 표현으로 이해했는데, 아직 어린 루쉰에게 이러한 이해가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다고 메모를 써주셨습니다.

루쉰이 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나누면서, 당시 봉건예교에서 말하는 효가 얼마나 젊은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목을 조였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광인일기>의 ‘식인’의 문제까지 이어지는지를 얘기해보았습니다.

<무상>은 제가 메모를 해보았습니다.

루쉰의 글은 당시 시대적 배경과 루쉰의 발자국을 쫓아가면서 비슷한 시기에 쓴 글들과 함께 읽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데요.

예전 2016년에 루쉰을 공부할 때는 『조화석습』은 대강 한 번 읽고 지나갔기에, 이번에야 <무상>을 차근차근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후기>에서 무상의 생김새가 좀 복잡하게 설명되어 머리가 살짝 아프기는 했지만, 루쉰이 왜 사람들이 무상을 보기만 해도 긴장하고 기뻐한다고 말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그러면서 저 또한 무상에 매료되었습니다.

다음 세미나는 추석 연휴 바로 앞이라 결석하시는 분들이 많아 한 주 쉬고, 10월 4일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추석 잘 보내시고, 10월에 뵙겠습니다^^

댓글 2
  • 2023-09-20 17:53

    저도 무상에서 질문이 많았는데 왜 무상을 보고 긴장하고도 기뻐하는지?? 기뻐하는것이 궁금하더라구요.
    조화석습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산해경.. 헤어지루결심의 소재도 되었군요. 영감을 많이 주는 책인가봐요 ㅎㅎㅎ 명절 자루보내시고 다음에 뵈어요

  • 2023-09-22 15:34

    이번 <조화석습>을 읽으며 이전에 놓쳤던 부분을 다시 발견합니다.
    이전엔 '24효도'와 '무상'을 대충 읽었는데 이번엔 꽤 읽히더라구요 ㅋㅋ
    세미나 시간에 나누는 얘기도 재밌구요. 블랙샘의 자세한 설명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추석 잘 보내고 다음 달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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