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 <루쉰, 혁명의 문학> 5회차 공지입니다

토토로
2023-09-18 02:50
327

이번에 읽을 책은 루쉰의 산문집 <아침 꽃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입니다

 

<조화석습>에는 10편의 글이 실려있으며 모두 1926년에 쓰여졌습니다. (그 외 머릿글과 후기는 1927년에 쓰여졌습니다.) 글이 쓰여진1926년, 루쉰에겐 어떤 일이 있었으며, 우리는 그의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걸까요.

 

1926년 루쉰

▪3월: 베이징 천안문 앞에서 벌어진 3·18참사를 목격하다. 그 일로 여사대의 제자 두명(류허전, 양더췬)이 목숨을 잃다. 루쉰은 그들을 기리는 글을 쓰다.

▪그런 일들로 인해 당국으로부터 비밀리에 지명수배를 당하고 목숨에 위협을 느낀 루쉰은 피신하게 된다.

▪6월: 수배령이 해제되어 피신생활을 끝내다.

▪8월: 14년을 살아 온 베이징을 떠나 머나먼 남쪽 도시 샤먼으로 가다. ‘샤먼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다. 연인 쉬광핑과도 잠시 (거리상으로) 떨어져 지내기로 한다.

▪샤먼은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웠으며 샤먼대학에는 '현대평론파' 계열의 보수주의자들도 있었다. 소위 ‘정인군자’들에게 여전히 공격을 당하는 가운데 루쉰은 베이징에서와 마찬가지로 적막감을 느낀다. 그리고 샤먼을 떠나 광저우로 갈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음해 1월 광저우로 감)

 

 

<조화석습>은 어떤 글일까?

<조화석습>은 모두 옛일을 회고하는 형식의 글로 다소 서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괴물이 그려진그림책, 효도에 관한 불편한 그림책, 자신을 돌봐주던 유모, 엄격했던 아버지, 생쥐를 길렀던 경험, 재밌었던 공연...루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왠지 몽글몽글 감상에 젖고, 아련해지고 그럽니다. 영특하고 개구졌을 어린 루쉰이 그려집니다. 글도 너무 재밌습니다. 루쉰은  정말 능수능란한 스토리텔러 입니다.

   

산해경에 나오는 괴물들 모습

 

중국 저승사자 흑무상(사무상), 백무상(활무상)

 

그런데 루쉰이 본디 전사 아닙니까! 특히 루쉰이 <조화석습>을 쓴 1926년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많은 사건이 있었고, 그는 지명수배까지 당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전사가 쓴 자신의 옛 이야기라면 단지 현실 회피용 회상놀이 일 수가 없습니다. 루쉰은 <조화석습>의 서정적인 글 속에 독한 말을 구석구석 깔아둡니다. 은근히 돌려서, 그리고 아주 대놓고 보란듯이!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또 지금이다"

"백화문을 해치는 자들은 다 멸망해야 한다"

 

이번에 <조화석습>  중 5편을 읽으면서 적을 향한 그의 지치지 않는 성미와 꼬장꼬장한 지적, 상대를 조롱하는 노련한 말에 저는 속이 시원했습니다.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성품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개·고양이·쥐 /  24효도 / 무상 이 특히 더 그렇더군요.

옛일을 이야기 하지만, 시선은 현재를 향해있고, 옛 기억을 이용해서 현재의 적을 향해 비창을 던지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적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짓을 저질렀길래 루쉰이 이렇게 하나하나 지적해대는지...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다행히 친절한 주석이 주렁주렁^^:: 달려있으니, 다소 번거롭고 성가시더라도 꼼꼼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루쉰은 워커홀릭? 아니 할 말이 많다

1926년. 끔직한 사건들, 피신, 이직, 이사...등을 생각하면 참 정신이 없을 것 같은데 루쉰은 이 시기에도 많은 글을 썼습니다. 전에 써둔 소설들을 모아 <방황>을 출판하였고, 잡문집 <무덤>을 출판하였으며, 옛일을 기억하는 산문을 썼습니다. 동시에 시집 <들풀>에 실릴 산문시도 몇 편 씁니다다. 이번 세미나에선 읽지 못하겠지만(루쉰 전집 3권, <조화석습> 뒤에 이어지는)  <새로쓴 옛날 이야기>의 일부도 씁니다. 너무 많아서 저 같은 사람은 다 정리하기도 힘들 정도로...

그가 그렇게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쉼 없이 글을 썼다는 것은 그만큼 할 말, 해야 할 말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입으로는 '페어 플레이'를 나불대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는 작자들을 때려주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며, 꼭 때려 주어야 한다고 여긴 것 입니다. 물론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해서 모두 다 그렇게 자신을 소진해 갈 정도로 쓰진 않을테지만요....

 

(공지글 하나 올리는 것에도 머리가 지끈거리고 막막한 저로서는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모두들 매주 메모 쓰시느라 고생이 많으시겠지만, 치열하게 썼던 루쉰의 글을 읽는 만큼...우리도 앞으로도 끝까지 전원 메모 가 보자구요!! )

 

 

이번주 읽어야 할 범위

루쉰전집 3권에서 <아침 꽃 저녁에 줍다> 처음부터~ 무상까지/ 부록 역자 후기

노신평전: 꾸준히 읽어주세요

<루쉰, 길 없는 대지>  298~307

 

 

 

댓글 7
  • 2023-09-19 18:17

    저는 이번 주에 베이징여사대 사건을 정리해봤습니다
    이 글의 배경과 연결되는 거라 ㅋㅋ

    그리고 무상 사진 살며시 올려봅니다
    토토로님 무상 사진이 넘 귀여워서

    5554.png

  • 2023-09-19 20:29

    올립니다.

  • 2023-09-19 21:59

    올려요.

  • 2023-09-19 22:19

    메모올립니다

  • 2023-09-20 00:47

    올립니다.

  • 2023-09-20 02:51

    올립니다.

  • 2023-09-20 08:32

    메모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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