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일기 4/10

자누리
2015-04-12 07:46
835

4-10.jpg

이번 주는 밭에 갈 시간이 여의치 않아 마음이 착잡했다.

물을 한 번도 주지 못했으니 얼마나 목이 마를 것인가!! 며칠 흐리길래 비를 기대했으나 마침내 해만 쨍쨍하다. 

아침에 고추 모종과 씨앗들을 사왔다. 

씨앗은 게으르니가 일요일에 심기로 하고 우리는 모종을 심기 위해 햇살이 한풀 꺾이는 4시를 기다렸다.

마침 매니저를 마치는 시간인 동은이, 그리고 뿔옹이 물주는 대열에 합류했다.

물통이 따로 없으니 문탁에 있는 김치통이 불려왔다. 창고, 주방, 찬방 구석구석을 뒤져 크고 작은 10여개의 물통과

생수통까지. 

물을 다 준뒤 근처에 물을 끌어들일데가 없을까 탐방을 해봤다.

바로 옆에 폐가가 있다. 사람은 없어도 수도는 있지 않을까? 

그러나 굳게 닫힌 대문. 기울어진 담장 너머로 안을 훑어보니 쓰레기 더미만 잔뜩 보인다.

그 옆 작은 절과 붙어있는 집 마당을 둘러봤는데 수도가 바깥으로는 없다. 쩝! 

담쟁이는 모종을 심자했더니 일부러 왔다.

고추모종을 밭 맨끝 돼지감자 옆에 심으라는 게으르니의 명령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게으르니는 고추 5개 정도를 심자했던거 같다. 그런 생각도 없이 모종 50개를 사온터다.

담쟁이는 남기기는 아깝다고 마구 심는다. 다 잘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많이 심어야 한단다.

그렇게 해서 5개로 떨어진 명령을 무시하고 33개의 고추가 심겼다.

남는 모종은 또 우리마당 텃밭으로 간다.

물을 먹은 상추와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찡하다.

별로 크지 못한 게 안쓰러워서다. 맨안쪽 해를 덜받는 밭에 있는 애들이 특히 힘이 없다.

그런데 물을 먹은 후 아까보다 훨씬 몸을 가누는 힘이 좋아진거 같다. 

반신반의하는 담쟁이와 동은이에게 나는 그렇다고 우겼다.  

내 맘이겠지. 손길로 맘을 주면 더 강해질수도 있을거같은 맘도 들어 바닥에 널브려진 잎들을 손으로 세워줘보기도 했다.

물이 남았다. 그래서 준 애들 한테 또주고 또줬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아차, 옆고랑 감자들이 있었구나!

내가 심지 않아 기억에 입력되지 않았고,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 생각을 못했다.

아이고, 다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댓글 2
  • 2015-04-12 08:43

    음....영롱하지 않고 칙칙한(마음이 착잡...마음이 찡....마음이 무겁다...^^)  일기?

    ㅋㅋㅋㅋ

    글구 물통은 1.jpg2.jpg 으로 써야 할 듯^^

  • 2015-04-13 08:18

    복작복작 세미나와 공유지 세미나가 합체하던 날, 모종 심으러 가서

    분양받아온 아이들이에요.

    텃밭의 아이들보다는 웃자랐나요?

    자누리샘처럼 영롱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키워볼게요.^^

    상추3.jpg상추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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