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작업장 워크샵 2부 정리

서기 2
2015-06-20 17:35
560

각자의 작업장활동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진 워크샵의 1부는 정해진 시간을 휠씬 넘기고도

끝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특이성만큼 풍성한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그만큼 에너지 소모도 컸답니다. 

결국 예정보다 늦게 -엄청난 만찬으로 - 점심을 먹고 아직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워크샵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후반 제비뽑기는 바로, 담쟁이, 호두, 건달바, 자누리, 오영, 히말라야의 순서로 이어졌습니다. 


자누리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한 바로는 여러가지 질문들을 가져왔습니다.

작업장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궁금한 것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런데 바로의 질문들 중에는 앞으로

작업장활동 안에서 스스로 경험하고 공부하며 체득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모두들 섣부르게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결코 바로의 질문을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답니다. 뭐라고 딱히 이거다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게 있답니다. 

다만 요요님이 지적하셨듯이 '늘 무언가 변화를 만들어 내고, 관성을 깨면서 지금까지와는 낯선 경험을 하고,

새로운 신체로 변신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통해 바로 자신이 답을 찾아 가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바로는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태도, 즉 매사에 마음을 열고 듣고 배우기에 열심이기 때문입니다.

'충돌이든 결합이든 애써 만들어내는 일치의 순간은 금새 지나가고 불일치의 시간들이 언제나 찾아오므로'

우린 그저 늘 '새로운 길을 내는 '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것이겠죠.


담쟁이님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베이커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헤쳐 나가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시간들! 

그런데 목표한 바를 이루고 보니 또 다른 고민들이 이어지고 있다는군요. 정말 일치의 순간은 짧고 다시 찾아 온

불일치의 시간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하는 숙제만 끌어 안고 있다는군요.


호두님은 작업장 활동을 통해 공부라는 넘지 못할 것 같던 큰 고개를 넘어선 자신을 발견하고 기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 공부의 맛을 조금씩 느끼고 있는데 자누리 활동을 좀 더 넓혀가야하지 않겠냐는 자누리님의 조언 (지시? 명령?)이

마음에 부담이 된답니다. 일과 공부, 그리고 가정, 이 모두를 균형있게 잘 꾸려가기에는 부족한 자신의 능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는 말로 마쳤습니다.  


건달바님은 베이커리에서 천연발효빵 만들기에 열심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작업장활동에 적응이 안되었다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함께 모여 일을 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스트레스를 기꺼이

감내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되었다고 고백해서 담쟁이님을 좀 마음아프게 했지요. ㅋㅋ


자누리님은 작업장활동에서의 자누리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구상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눈앞에 쌓인

많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립을 가능하게 해 준 작업장 친구들에 대한 닭살돋는 애정 표현으로, 모두를 정말

닭살돋게 했습니다. '자립이란 삶이 서는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면 답은 없다. 답이 없는 질문 대신 친구들을 보고

다른 질문을 한다면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주옥같은 말씀들로 좌중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오영은 작업장활동에 대한 간증으로 뭇사람들의 지탄을 받았는데요. 또다른 주옥같은 말씀을 쏟아내신 봄날님의

경구를 인용해서 '친구들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며 작업장활동이 가능하게 해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뒤이어 마지막에 겨우 발언의 기회를 얻은 히말라야는 피로에 지친 친구들의 사정을 감안하여 자신의 이야기는 패쓰~

다만 각자 못다한 이야기들을 돌아가며 웹진 기사로 올리라며 작업장활동보다는 웹진팀으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하였습니다.  잠시 발언의 기회를 얻은 새털님과 봄날님까지 합세하여 이들의 워크샵 참여가 전혀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만천하에 알리었습니다.


다음, 각 작업장의 상반기 결산 회계 보고가 있었습니다.

가장 뚜렷한 성과는 아무래도 담쟁이베이커리의 약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6개월간의 총 수입이 작년도 총 생산에

근접할 정도로 매출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판매 품목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모색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반면에 노라찬방은 월회원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월회원수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주기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찬방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토론은 반찬의 종류와 맛에 대한 개별적인 기호와

찬방활동이 복의 순환에 미치는 영향 등의 전반적인 토론으로 이어졌는데요. 여기서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그가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애쓴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맛이 없는 음식은 없다' 라는 자누리님의 심오한 의견과 그래도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순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이어졌답니다. 

찬방의 고민은 늘 주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깊은 고민에도 불구하고 월든운영비를 줄이는데 동의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아쉽게 끝났습니다.


자누리사업단은 지금까지 이어져온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에 대해 과연 이대로 좋은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내에서 매달 80만원에 이르는 운영회비를 내며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작업장 내의 <신의

직장>이라는 높은 명성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안정적인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뭔가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 낼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조만간 뭔가 획기적인 구상이 나오지 않을까요?


봄날길쌈방은 앞으로 바람님의 부재로 예상되는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봄날님은 적극적으로 일꾼을 영입, 가르치면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계십니다. 그리고 조만간 작업장을 넘어선 

새로운 길을 찾으실 것 같습니다. 


이어가게팀은 역시 서로 너무나 잘 맞는 팀워크를 자랑하며 '기.승. 전 이어가게'라는 구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나깨나 이어가게 생각으로 여념이 없는 토용님, 뺀질거려서 사장님의 속을 터지게 한다는 자기고백을 서슴지않는 띠우,

아따리꽃따리인 줄 알았건만 뺀질거리게 생긴 겉모습과는 달리 꽤 성실한 활동으로 주위의 시선을 받는 히말라야~

이들의 조합으로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네요. 주민들과의 소통, 교류 문제가 늘 고민이지만 길을 찾아가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복작복작 연구소에서는 이번 위크샵에서 묵은 숙제와 더불어 새로운 숙제들을 엄청 떠안게 되었습니다.

작업장 내의 순환 뿐 아니라 문탁 전체에서 활발한 복의 순환이 일어나도록 구체적이고 다양한 모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시간 관계 상 하반기를 맡아 일할 각 위원회의 구성원을 뽑지 못했는데요.

복의 순환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실 분, 자의식을 털어내고 개인의 구원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

그리고 공통의 부를 위해 일하고 싶으신 분은 복작복작 연구소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작업장 활동과 복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도 복작복작 연구소로 오세요.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답니다. 그렇죠?


이상 역사에 없던,  M.T 같았던 작업장 워크샵 2 부 정리를 마칩니다.  


P.S :  일치와 불일치의 애매하고 모호한 순간들, 진솔한 속내를 터놓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 속에서 겹쳐지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친구들 속에서 내 목소리와 마음을 발견하듯, 우린 서로의 모습을 통해 서투른 길을

         찾아가겠지요.  

댓글 2
  • 2015-06-20 20:01

    서기가 누구일까요? 혹시 띠우님???

    점심 약속도 있고 낯가림도 있어 참석하지 못했는데 후기를 읽어보니 그날 워크샵이 어떠했을지 그려지네요

    그나저나,,,"일치와 불일치"가 키워드중 하나였나봐요...

  • 2015-06-23 11:56

    2부와 1부의 차이, 오영과 띠우는 이렇게 다르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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