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루쉰, 혁명의 문학> 8회차 공지입니다
노라
2023-10-15 23:42
259
이번 주 우리는 드디어 <들풀>의 마지막 12편의 산문시를 읽게 됩니다. 8주 동안 루쉰을 읽고 알아가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빠지지 않고 숙제 올리려고 애쓴 우리들을 위해 박수를 쳐 드립니다. ㅋㅋ
지난 주 <들풀>을 읽으며 시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저마다의 해석이 아니라 루쉰이 이 글을 왜 썼는지 알아가는 과정도 재밌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들풀>을 같이 읽고 있는 ‘낭독팀’의 후기를 들으면서는 아주 반가웠습니다. 루쉰의 <들풀>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루쉰에 흠뻑 빠지셨다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들풀>의 매력을 단번에 알아보시다니... 음성화일로 올라 온 후기를 들으니 이번엔 <입론>이라는 시를 읽어 주셨습니다. 홈피에서 한 번 들어 보시고 응원의 댓글도 한번씩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읽을 부분에 관련된 <이심집> 부분이 있어 같이 올려봅니다.
<이러한 전사>는 문인학자들이 군벌을 돕는 것에 느낀 바가 있어 지었다. <마른 잎>은 나를 아끼는 이가 나를 온전하게 하려 하기에 지은 것이다. 돤치루이 정부가 맨손의 민중을 총격한 후에 <빛바랜 핏자국 속에서>를 지었는데, 당시 나는 다른 곳에 피신해 있었다. 펑텐파와 즈리파의 군벌전쟁이 벌어질 즈음에 <일각>을 지었으며, 이후로는 베이징에 거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들 대부분은 기강이 풀린 지옥의 가장자리의 파리한 빛깔의 작은 꽃이라 할 수 있으니, 물론 아름다울 리가 없다. 그렇지만 이 지옥 역시 사라져야만 한다. 웅변과 수완을 지녔으되 당시에는 아직 뜻을 얻지 못한 몇 명의 영웅들의 낯빛과 말씨가 내게 가르쳐준 것이다. 이리하여 나는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지었다. …… 이후로 나는 다시는 이런 것을 짓지 않았다. 나날이 변해가고 있는 시대는 이미 이러한 글을 허락하지 않으며, 심지어 이런 감상의 존재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그게 외려 나를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루쉰전집 6권 <이심집> 227쪽 ‘<들풀> 영역본 서문’1932.11
이 글들을 한 창 쓸 때가 그의 나이 마흔 넷 즈음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그 시절의 그 나이는 어쩌면 지금의 오,육십에 가까운 나이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인지 나는 <마른 잎>에 나오는 ‘빨강, 노랑, 초록이 섞인 잎사귀에서 까맣게 테를 두른 작은 구멍이 눈알처럼 사람을 응시하였다’는 병든 잎, 벌레 먹은 잎을 바라보는 루쉰과 그것을 책 속에 넣어 보관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곳저곳에서 단풍잎과 낙엽이 떨어지는 이 가을에 <마른 잎>과 <가을밤>을 다시 한 번 읽어 봅니다.
이번 주 메모, 댓글로 올려주시고,
곧 쓰게 될 에세이에 대한 고민도 슬슬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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