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루쉰, 혁명의 문학> 6회차 후기

새봄
2023-10-04 21:53
245

시즌3  <루쉰, 혁명의 문학> 세미나가 벌써 여섯번 째다.
아직도 감을 못 잡고 있지만,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기대되는 중국 여행도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 연휴로 한 주 쉬고 조금은 피곤한 얼굴로 모였지만, 우리는 마음을 잡고 세미나 모드로 들어간다.

 

<백초원에서 삼미서옥으로>에서는 머리말 중 " 눈앞의 현실은 괴이하지만 마음속은 이렇듯 난감하기만 하다"의 괴이하다와 '괴이한' 이라는 이름의 벌레를 연결지어 참님이 메모했다. 백초원과 삼미서옥이 대비된다, 삼미서옥의 선생님을 비꼬는 느낌이 들었다, 루쉰의 글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루쉰의 어린시절 개구지며 영리함이 느껴진다 등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난 루쉰의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재밌다. 소설은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풍자와 비판이 있고 에세이는 담담하게 옛일을 회상하는 듯 하지만, 합리화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다는 블랙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된다. 소설이 쓰여진 중국의 20,30년대의 시대상을 몰라서 아마도 더 그런 것 같다.

 

<아버지의 병환>은  문화라고 볼 수 있는 것도 다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 까라는 의견과 문화와 구습의 차이에 대해서는 명절 뒤라, 제사와 관련해서 이야기했다. 억압적이고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고 형식만 남은 것이 구습이라고 나름 정의하고 제사도 포트럭 파티처럼 하면 좋겠다는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특히 루쉰은 젊은이와 여성(약자)을 억압하는 문화(구습)에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사소한 기록>에서는 여우같이 교활한 연부인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현실에서는 이런 종류의 인간은 실재하고 10대 시절의 루쉰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했지만, <후지노 선생>에서  20대의 루쉰은 엉터리 같은 소문을 끝까지 밝혀 뿌리를 뽑아내고야 마는 청년이 됐고 그런 루쉰의 변화에 토토로샘은 부러운 마음과 루쉰의 독기와 전략과 힘을 갖고 싶다는 메모를 했다. 

 

<후지노 선생>은 "빨간펜" 선생님. 느티샘에겐 문탁샘이 후지노선생 같은 분이라니, 느티샘은 부러움을 받기 충분하다.  후지노 입장에서 고쳐주는 철저함과 꼬장꼬장함이 루쉰에게 스승으로 모시는 분들 가운데서 가장 자신을 감격시키고 고무해 준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같다는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문탁에도 후지노 선생과 같은 분들이 계시고  피드백 받을 때 등 문탁 샘들에게서 느껴지는 꼬장꼬장함이 그런 것 같다고 한다. 

 

<판아이눙>은 노신평전에서 범애능으로 짧게 언급됐는데, 에세이에선 루쉰과의 인연이 재미나게 묘사된다. 
판아이눙의 모습에서 개혁과 고립, 죽음이 연결되고 힘든 삶을 살았겠다는 안타까움과 그의 죽음을 전해들은 루쉰의 마음은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여전히 다르게 살려고 하는 사람은 소수만이 영예를 누리고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에는 마음이 착잡해진다.

루신은 산콰이초급사범학당의 교장으로, 판아이눙은 교감으로 열정적으로 실천적 사회 활동을 하지만, 그 기간은 너무 짧았고 그때처럼 아름답고 빛나던 시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다음 시간은 들풀 첫시간으로
제목에 부쳐부터 길손까지 2개씩 나눠서 메모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지만, 메모와 후기를 꼼꼼히 읽고 다담주 시간에 참석할께요. 

댓글 3
  • 2023-10-07 22:43

    후기를 읽으니 마치 그 날 같이 세미나 한듯 ㅋㅋ
    저도 소설보다 조화석습이 제일 좋아요. 따뜻함도 느껴지고...

    다음주에 들풀 같이 읽어요

  • 2023-10-09 12:13

    여행가기 전날밤에 후기까지 써서 올리시다니. 고맙습니다.
    저도 소설보다 조화석습니 더 좋아요. 인간 루쉰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느껴집니다.

  • 2023-10-10 10:29

    새봄님 루쉰 읽기를 어려워 하셨는데 후기를 보니까
    읽기에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 보여요.
    루쉰의 우여곡절을 따라가며 읽다 보니 우리도 그 여정을 함께 경험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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