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의 베이킹 연습 일지> 1. 홍차 쿠키

수아
2018-05-17 11:42
662

담쟁이 베이커리 3년차 이지만 아직도 어벙벙하다.

주위 사람들에겐 베이킹 기술을 자립의 기술로 만들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음.. 그게 양심에 찔릴 정도로?ㅋㅋ

당연지사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나와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작업 날 외의 다른 날에 와서 연습을 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작업을 하는 셈이다. 이것도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간은 목요일 아침으로 하기로 했다. 

담쟁이쌤이 담쟁이 베이커리 품목을 연습하는게 좋겠다고 하여 품목에 대해 고민했다.

퍼뜩 떠오른 건 홍차 쿠키였다. 건강하게 만든답시고 통밀 홍차쿠키를 야심차게 준비했건만 통밀가루 향이 너무 쎄서 홍차향이 사라졌던

그 쿠키. 두 번째 시도할때는 통밀을 반으로 줄였지만 역시 통밀향은 너무나 쎘다. 통밀과 홍차는 궁합이 안 맞는 것 같다.

이번엔 모양과 맛이 완전히 바뀌어진 쿠키를 기대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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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80517_094209034.jpgKakaoTalk_20180517_094209372.jpg

작업시간이 가늠이 안 가서 아침 일찍 8시에 나왔다. 이면지에 레시피를 정리하고 앞치마를 두르고 계량을 했다. 

밀가루100,홍차가루2,달걀1,버터120,아몬드가루50,슈가파우더40.

'아크바 얼그레이' 를 썼다. 홍차는 비닐에 넣고 밀대로 밀어 가루로 만들어주었다.

KakaoTalk_20180517_094209643.jpgKakaoTalk_20180517_094209972.jpg

버터를 크림화 시켜주기 전에 오븐에 넣어 발효 온도로 약간 녹여주었다.

버터가 딱딱해진 상태에서 믹서기를 돌리면 믹서 날이 상한다.

버터 - 슈가파우더 - 계란 순으로 섞어주었다.

KakaoTalk_20180517_094210241.jpgKakaoTalk_20180517_094210507.jpg

밀가루와 홍차가루를 체쳐 넣고 그 다음에 아몬드가루를 체쳐 넣었다.

KakaoTalk_20180517_094211602.jpg (O)           KakaoTalk_20180517_094211263.jpg (X)

짤주머니에 별깍지를 끼고 반죽을 넣어줘야 하는데 딴 생각 하다가 반죽을 먼저 넣어버렸다ㅜㅜ

파지스쿨러 대로가 비참한 상황에 항상 말하는 말이 떠올랐다. "하.. 인생.."

반죽을 빼고 별깍지를 끼우고 반죽을 다시 넣고 하면서 반죽이 아주 약간 버려졌다. 너무 아까웠다.

KakaoTalk_20180517_094211929.jpgKakaoTalk_20180517_105425379.jpg

저번 해도두리 장터때 버터링 쿠키를 만들어 가지고 나갔었다.

담쟁이쌤은 그 모양으로 홍차쿠키를 만들어보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왠지 괜찮을 것 같아서 레시피를 찾아보니 동그란 모양이 아닌 8자 모양이 있길래 시도해보았다.

어려울 줄 알았는데 동그란 버터링 모양보다 쉬웠다. 다음에 만약 해도두리 장터때 쿠키를 가지고 나간다면 이 모양으로 해도 괜찮겠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75도로 줄였다. 그리고 10분간 구웠다.

굽는 동안 설거지를 했다. 

KakaoTalk_20180517_105425712.jpg

다 해서 33개가 나왔다. 

식감은 겉은 약간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아몬드가루가 들어가면 속이 촉촉해진다.

겉이 바삭한 건  슈가파우더가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제품으로 내놓기 전에 시식평을 들었다.

진달래 : 바삭하지 않아서(속이 촉촉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

도라지 : 식감은 괜찮은데 홍차가루가 더 많이 들어가면 좋겠어. 색이 잘 나왔네~

담쟁이: 향은 괜찮은 것 같아. 음~ 좋아~

단 세 사람 뿐인데 셋 다 너무 다른 평을 해주었다. 다양성은 좋지만 내가 헷갈려!

5개씩 집어넣고 가격은 2000원으로 정했다.

8시 10분에 시작해서 10시 10분에 끝났다.

반죽 하는 데 1시간, 모양을 만들고 굽는데 45분, 식히고 포장하는데 15분 걸렸다.

소요시간 두 시간. 음.. 좀 더 늦게 나와도 됐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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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연습 작업을 세세히 기록해 놓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을 같이 하면 상대방이 문제점이라던가 보완할 점이라던가를 작업 중간중간 봐줄 수 있지만

혼자 하는 작업은 내가 보지 않으면 지나치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 작업 때마다 연습일지를 게시판에 올려야겠다.

 

 

댓글 3
  • 2018-05-17 15:12

    내 경험에도,

    베이킹은 어쩌면 실습보다 세세한 작업일지가 아주 중요했던 것 같아.

    여러사람의 피드백도 물론 많은 도움이되고...

    수아는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췄으니... 이제 아주 많이 좋아질거야~^^

    아침 일찍 나와서 베이킹하는 모습! 멋지더라~

    다음주에 나오는 품목도 기대할게! ^^

  • 2018-05-18 15:58

    아! 목욜 아침 수아 혼자 작업하고 있는 걸 보고 나도 깜짝 놀랐음^^

    가을쯤 엄청난 레시피가 나올 거란 예감이!! 빡 왔다!!

    믿거나 말거나...그러나 나는 내 촉을 신뢰함~

    두고 봅시다^^

  • 2018-05-20 18:00

    통밀을 백밀로 바꾼 건 잘 한 것같아

    식감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통밀 특유의 냄새에 묻힌 얼그레이 향이 잘 살아 나더라구

    아침 일찍 혼자서  하는 베이킹의 묘미를  즐겨보길...^^

     베이킹에 대한 너의 열정이 오래 계속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수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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