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베이커리 일지> 튀기지 않고 구운 개성약과

강수아
2018-03-21 21:15
2187

한동안 한과에 관심이 많아져서 서울까지 한과를 배우러 다녔습니다.

일주일동안 많은 걸 배웠는데요, 배운 건 담쟁이에서 바로 실험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운 것 중 가장 해보고 싶었던 건 '개성약과'였습니다.

저는 약과 하면 둥글둥글한 꽃모양에 납작하고 쫀득한 약과밖에 몰랐는데요..

개성약과(모약과) 는 페스트리처럼 겹이 살아있어서 두툼~한 맛을 내더라고요!

하지만, 기름에 튀겨야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밀가루로 만든 모든 한과는 튀기는 거지만요

그 때 마침 도라지쌤이 오븐으로 굽는 개성약과 레시피를 찾아주었습니다.

오븐으로 굽는데 기름으로 튀긴 맛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집에서 1차 실험을 해봤습니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식감이나 맛이나 별반 차이가 없더군요

담쟁이에서 생산품으로 내놔도 되겠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번에 도전해보았습니다.

빵 (4).jpg빵 (3).jpg 

보이시나요! 저 두툼한 반죽들이...!

반죽의 결을 살리려면 최대한 손으로 주무르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개성약과를 네모지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틀로 찍어내면 남은 반죽이 재활용이 안 되거든요

왜냐! 남은 반죽 쓰려고 주물럭 거리면 바로 결이 사라지기 때문에..

물론 아까워도 모양을 위해 틀을 쓰기도 합니다만 담쟁이 베이커리의 '절약' 정신에 반하기 때문에

허허

빵 (2).jpg
 

월요일날 구워서 꿀과 조청,생강으로 만든 시럽에 하루동안 담가놓았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밤에 와서 철망 위에 건조시켰죠.

집에서 먹을거면 굳이 말리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는 포장을 해야하니깐요!

빵 (1).jpg

짠~ 수요일 아침이 되서야 완성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손이 가는군요.

그냥 먹으면 '앗! 너무 달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차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합니다

빵 (5).jpg

월요일날 약과와 함께 만들어진 약밥 브레드.

일부러 짝을 맞췄다고 합니다ㅋㅋ 약과, 약밥 브레드..

오키나와 빵이라고도 합니다~

일명 재활용 빵인데요, 식빵이나 바게뜨를 넣고 만드는 빵이에요

망치거나 안 먹는 빵을 재료로 쓸 수 있다니 너무 친환경적인 빵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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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베이커리 일지>는 그 날 작업한 이야기를 후기같이 올리는 글이었습니다.

제작년부터 때로는 일기같이 때로는 후기같이 매주 올렸는데요

이제는 그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매주 올리는 후기가 아니라

매달 올리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이야기의 주제는 아직 탐색중입니다!

4월에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오겠습니당

댓글 2
  • 2018-03-23 11:41

    약과 진짜 맛있었는데 너무 손이 많이 가는 것 같긴 하더라. 

    화요일 오전에 조청 시럽에 담겨진 약과를 보고 사람들이 갈비 재 놓은 것 같다고 했다. ^^

    수아의 도전... 멋있다. 

  • 2018-03-30 09:23

    응? 한달에 한번이라고??

    그렇구나. 난 뒤늦게 읽으면서 스르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지는 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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