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찬방 후기

꼭지
2014-04-04 01:13
990

1시 30분에 파지사유 주방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인디언님과 수산나님이 아침 일찍부터 찬방 세미나를 하고 장을 보러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거였다. 잠시 후 무거운 식재료를 낑낑대며 들고서 두 분이 함께 들어오셨다. 아, 이렇게 수고하다니...

깐풍기, 무 생채, 멸치볶음을 만들었다. 자세한 조리법은 인디언님이 소개해 주셨으므로 느낀 점 한 두 가지만 쓰려한다.

개인적으로는 문탁에서 소비를 좀 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하는 ‘복’사용 때문에 복을 벌겠다고 찬방 보조 일을 시작했다. 찬방일은 문탁의 그 어느 활동보다 힘들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요리자체가 갖는 레시피 내의 어려움도 있지만 무거운 기구와 뜨거운 불, 내 맘대로 조절이 안 되는 물 앞에서 ‘철인’이 되어야 하고, 병행되는 갖은 청소들과 함께 양과 속도를 효율적으로 다룰려면 끊임없이 머리도 굴리면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없을 만큼 몸도 바빠야 한다. 목도 타고 털썩 주저앉고 싶을 만큼 다리도 아프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앞치마를 풀 때면, 수고에 비해 찬 통 몇 개에 담겨 나가는 결과물들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30여명에게 조금씩 나가는 세 가지 반찬. 진짜 별거다. 쉐프들은 30여 찬통 주인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요리 내내 떠올린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일하면서 얻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을 알게 된다는 거다.  같이 공부하면서도 알기 힘든 사··람··.    굳이 복을 벌어 보겠다고 그것도 힘든 찬방 일을 거듭 하게 되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인디언님, 삶에 밀착된 요리와 일하는 지혜는 ‘예술’이구요, 의욕과 희생정신, 존경합니다. 그리고 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수산나님, 주변을 편안하게 받쳐주면서 주체적이면서도 조화롭게 참 잘해요. 고마웠어요.

댓글 1
  • 2014-04-07 18:38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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