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3회차 후기

플로우
2023-12-15 20:04
569

 Dear Mother

 I am sick. I want to go home.

 Please come and take me home.

 I am in the infirmary.                                 

                                                     Your fond son,  Stephan

 

 How far away they were! There was cold sunlight outside the window.

 He wondered if he would die. 

 Dingdong! The castle bell! 

 Farewell, my mother! 

 Bury me in the old churchyard...

 

그의 몸에 전율이 흘렀다. 얼마나 슬프고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는 소리 없이 울고 싶었다.

가사가 음악처럼 너무도 아름답고 슬펐기 때문이다.

종이 울리네! 종이 울리네! 부디 안녕히 계세요! 

 

만 6세를 갓 넘은 우리의 주인공 스티븐이 클롱고우스 칼리지에 입학한 후 어느 정도 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친구가 밀어 배수통에 빠지는 바람에 열이 나서 학교 양호실에 간 것이 3주차 스토리다. 그 양호실에서 아파서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6세 꼬마의 상상이다. 

운동장에서, 동기들과의 대화중에, 수업시간 중이나 복도를 지나면서도 그는 우리를 그의 기억들과 감각, 상념들, 계속적으로 흐르는 연상들로 데려간다. 그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때때로 길을 잃는다. 어떤 때는 그 또래 아이 같다 가도, 어느 때는 아이의 상념이 아니다.  시 같기도 하고 추리 소설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밤에 사감 선생님의 발소리를 들으며,

 

보이는 것은 어둠 뿐이었다. 마차 등불만큼 커다란 눈을 가진 시꺼먼 개가 밤이면 그곳을 어슬렁거린다는 게 정말일까? 사람들은 그 개가 어떤 살인자의 유령이라고 했다. 한줄기 기다란 공포와 전율이 그의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감수성 예민한 아이가 처음으로 부모 곁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과 공포가 여실히 드러난 문장들이다.   

그에게는 모든 아이들이 매우 이상해 보였다. 그들 모두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고 저마다 다른 옷, 다른 목소리를 가졌다.

집에 가서 어머니 무릎을 베고 드러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제임스의 소설은  쭉쭉 읽어나갈 수 있는 어휘들이 아닌 데다 이제 도입부이고 유년기를 읽고 있어 갈 길이 멀다.

흥미 진진 하거나 이야기 거리가 많은  소설은 아니지만, 그의 상상과 상념들, 감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도 쪼금은  갇혀진 언어의 세계 밖으로 한걸음 나올 수 있을까?

 

 

 

댓글 4
  • 2023-12-18 06:24

    스티븐 디덜러스.
    조숙하고, 온갖 상상과 망상을 품은 아이.
    뭐든, 괜히, 허세부리는 남자 녀석들 틈에서 내세울 것 딱히 하나 없는 섬세한 아이.
    학교가 두렵고 재미없어 집이 그리운 아이.
    그 머릿 속에서 펼쳐지는 의식의 흐름.

    그 아이는 학교생활에 주눅이 든것 같지만, 왠지 애어른처럼 다른 아이들을 아래로 내려 보고 있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ㅎㅎ
    아직 흥미진진한 사건이 없어 슬쩍 지루해지기도 합니다만,
    또 한편으론 아이의 불안한 심리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공감도 됩니다.

  • 2023-12-18 18:42

    조이스를 이해하기 위한 퍼즐의 조각 찾기...
    내가 바라 본 시각과 다른 학인들이 찾은 관점이
    그들이 살아온 경험과 이해 충돌 하면서 파편이 튀기도 한다.
    단어의 다양한 의미의 적합성을 찾느라 골머리가 아프지만,
    재미있다.
    설사 오답일 지언 정 ,다양하고 컬러풀한 그 과정이 즐겁다.
    성실하신 학인분들에게 감사하다. in repose

  • 2023-12-18 23:15

    지난 시간에 이어서 조이스의 묘사들을 보며 어쩌면 이토록 감각에 입각해서 쓸 수 있을까 놀라울 따름입니다.

    There was a noise of curtain-rings running back along the rods, of water being splashed in the basins. There was a noise of rising and dressing and washing in the dormitory: a noise of clapping of hands as the prefect went up and down telling the fellows to look sharp. A pale sunlight showed the yellow curtains drawn back, the tossed beds.
    아침 기상 시간, 소리의 감각으로 외부 상황을 묘사하며, 겨우 눈을 떠 처음 눈에 보인 것은 희미한 햇살에 비친 침대들...
    Then their voices ceased; they had gone. A voice at his bed said:–Dedalus, don’t spy on us, sure you won’t? Wells’s face was there...It was not Wells’s face, it was the prefect’s. 목소리가 그친 것을 통해 그들이 사라졌고 한 목소리가 침대로 다가왔고, ‘웰스의 얼굴이었다’라고 묘사해요.(웰스였다가 아니라)
    일반적인 인식의 과정은 ‘아침에 아이들은 사라지고, 웰스가 다가왔다...’의 단순한 시간과 공간은 그의 감각에 의해 미세하게 쪼개지며 매우 느릿느릿 힘겹게 흘러가요

    He tried to pull on his stocking. It had a horrid rough feel. The sunlight was queer and cold.
    감기몸살로 낯설고 끔찍해진 피부의 감각이 온몸으로 전해지며 매일 보던 익숙한 공간과 시간이 기이하고 1분1초가 통증과 함께 느리게 흘러갔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 2023-12-19 08:12

    예민하고 섬세한 어린 아이답지 않는 스티븐의 의식은 어른인 나로 하여금 짠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 나이엔 별 생각없이 친구들과 뛰어놀고 달려야 하는데, 그의 머리 속 생각들이 그를 우울하게 하는게 아닌지.....
    '아이의 머리가 왜이리 복잡한거야'하며 읽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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