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2회차 후기

진공묘유
2023-12-07 17:48
442

돌아온 ‘함께 읽기의 힘’!

조이스를 함께 읽는 건 바로 이 맛이다!

되새김질하고 질겅질겅 씹어 삼켰다가 이게 아닌가 하고 다시 퉤! 밷어보는 이 맛!

 

 

2회차의 young man은 very very young man이다. 하지만 그의 사유는 매우 깊다. 20대 작가의 시선이 최면 상태로 어린 시절을 여행하는 듯한 이 너무나 매력적인 카메라 앵글이라니. 잠시 몇 장면만 되새김질 해보자.

 

아! 그전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 콜론(:)과 세미 콜론(;) 의 사용법]

 

  • 콜론은,

목록을 늘어놓을 때 또는 인용문을 표시하기 위해, 다음에 나오는 문장을 주목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또한 콜론 앞에 있는 문장에 대해, 보충 설명해 줄 때, 앞 내용을 요약하거나, 재해석 하거나, 확대해석 할 때, 인용문을 가져올 때

 

  • 세미콜론은,

의미가 밀접한 두 개의 독립절을 연결하는 접속사의 뜻으로 해석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의식의 흐름은 조이스가 뭔가 할 말이 굉장히 많아서, 콜론을 아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면장면을 한 단어로 뽑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여럿 있었다.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계속 사유하고,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걸 계속 재해석하여 보충 설명해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몇 단어를 추려보았다.

 

Kiss

What did that mean, to kiss? You put your face up like that to say goodnignt and then his mother put her face down. That was to kiss. His mother put her lips on his cheek; her lips were soft and they wetted his cheek; and they made a tiny little noise: kiss. Why did people do that with their two face?

 

Geography

They were all in different countries and the countries were in continents and the continents were in the world and the world was in the universe.

 

God / Dieu

Only God could do that. He tried to think what a big thought that must be but he could think only of God. God was God’s name just as his name was Stephen. Dieu was the French for God and that was God’s name too; and when anyone prayed to God and said Dieu then God knew at once that it was a French person that was praying.

 

Smell

There was a cold night smell in the chapel. But it was a holy smell. It was not like the smell of the old peasants who knelt at the back of the chapel at Sunday mass. That was a smell of air and rain and turf and corduroy.

 

또다시 나의 의식의 흐름은 주인공의 이름 Stephen Dedalus 와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의 신화 너머 Dieu에 이르렀다. 프랑스어의 Dieu, 신은 라틴어의 Deus와 같다. 다이달로스는 장인이자 예술가다. 그러나 그의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른 이카루스는 장인이 아니다. 그는 아빠 찬스를 쓴 아들일 뿐이다. 결국 이카루스는 나는 것에 “도취”한 나머지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 하늘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내가 만든 것이 아닌 것은 결코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간단한 자연의 법칙이다. 

 

이번주의 여유로운 강독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아주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었고, 나에게 유발하라리의 호모데우스를 다시 펼쳐보게 만들었다. 

 

“성공은 야망을 낳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딛고 더 과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가치들을 고려할 때,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극도의 비참함에서 구한 다음에 할 일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아직 이 스토리의 끝을 모른다. 주인공은 다이달로스 같은 최고의 장인, 예술가가 되고자 한건지 아니면 신에 도전하고자 했는지. 조이스는 예술가, 장인을 넘어서는 수준의 신에 도달하고자 하는 야망의 소유자 였는지. 

 

내가 아는 것은 단지, 야망이 커지면 우리는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기대하고 더 갈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갈망은 인간을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이끌고. 나의 의식의 흐름은 다시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우리는

우리가 가진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댓글 5
  • 2023-12-09 18:37

    '말을 없애버린다는 건 멋진 일이야. 물론 제일 쓰레기 같은 건 동사와 형용사들 이지만, 없애버려야 할 명사도 수백개나 된다네. 없애야 할 말엔 동의어뿐 아니라, 반의어도 있어.

    가령 good 이란 말을 예로 들어보세. good 이란 낱말이 있으면 bad 이란 낱말이 무엇때문에 따로 필요하단 말인가? 그건 ungood 이란 말로 충분하네.

    good 이란 말을 더 강하게 쓰고 싶을떼 excellent나 splendid 등등 다른 희미하고 쓸모없는 낱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plusgood 이란 말이면 의미가 전달되고 더 강조하고 싶으면 doubleplusgood 이라 하면 되는 거야.

    결국 좋고 나쁜 것에 대한 모든 개념은 단 여섯 개의 낱말로 충분히 표현될 거야. 사실은 단 한개의 낱말로 된 것이지만.'

    <1984> 중에서/ 조지오웰

    후기를 읽고 <1984>가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어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조로운 표현.
    예를 들어
    좋았어요/ 너무 좋았어요/
    (심지어)
    좋았던거 같아요.

    ---정말 이해가 안되는데, 대략 10년 전부터 사람들이 "~~인거 같아요." 라는 말을 과하게 남용하더군요. 제 귀에는 이것이 자꾸 걸립니다. 맛있으면 "맛있다" 라고 하면 될것을, 왜 "맛있는거 같아요"라고 하는 걸까요.

    이렇게 빈곤한 표현, 부정확한 표현 말고
    섬세하고 깔끔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제이스 조이스의 글을 길잡이 삼아.

    우리의 조이스 선생은 kiss 도 smell도 어찌나 남다르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시는지....ㅎㅎㅎ

    • 2023-12-10 19:26

      겸손의 의미로 잘못 알려진것과 무의식적 잘못된 말버릇에서 비롯된거라 생각되요.
      나도 모르게 쓰게되서 의식하고 안쓰려고 노력해야 좀 덜쓰게되요.

  • 2023-12-10 00:52

    ‘되새김질하고 질겅질겅 씹어 삼켰다가 이게 아닌가 하고 다시 퉤! 밷어보는 이 맛!’
    ㅋㅋㅋㅋ 절묘하게 딱 떨어지는 표현이예요!! 되새김질해서 씹어 놓고 이게 아닌가를 반복해야 겨우 의미를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조이스의 섬세한 감각들의 표현을 읽으면서 라이프니츠의 미세지각(la petite perception)론을 다시 찾아봤어요.

    라이프니츠는 파도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우리가 듣는 바닷가의 철썩하는 파도 소리가 사실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그것들끼리 부딪히고, 그 물방울 하나하나가 모래 알갱이 하나하나에 부딪치고,
    또 그 모래들이 밀리면서 나는 미세한 소리들이 어떤 하나의 소리로 나한테 들린다는 거예요.
    라이프니츠가 만든 미적분 수학적 사고를 존재론적으로 활용한 건데,
    물방울 하나하나의 소리가 미분된 것이라면 이것들을 종합해서 얻어진 파도 소리는 적분된 거라는.

    라이프니츠 영향으로 무의식을 파고 든 사람이 프로이트구요

    이런 미세한 지각이 우리한테 다 들어와 있는데
    의식적으로 지각하는 것은 소리의 종합인 '철썩'만 있고 나머지 미세지각은 무의식에만 있다는 거죠.
    이게 트라우마로 가면 분명히 내 무의식에 어떤 상처가 있는데 의식 안에 안 들어와서 이유를 모른 채 마음이 불안하다는.

    조이스가 자신의 감각들을 집요하리만큼 섬세하게 표현했던 것이 자신의 욕망을 정확하고 또렷하게 보려는 의지이지 않을까요?
    내가 이렇게 치열하게 바라보듯 독자들도 자신의 욕망을 제발 치열하게 정확하게 들여다보라고...

  • 2023-12-10 20:04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조심해, 말이 씨가 된다고!
    조이스의 의식을 따라가다 보면 종종 미로에 빠져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게 된다.

  • 2023-12-12 02:12

    close reading 자세히 읽기
    외롭지만 행복하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은
    고독속에서 자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성장하는 예술가의 길을 결심한 스티븐의 의식을 자세히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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