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어권3탄> 흑사회 - 그 도시에 영웅이 있었을까?

이다
2016-06-20 09:55
1575

<화어권3탄>  3. 홍콩 누아르의 새로운 경지, 두쉬펑 / 홍콩 누아르가 말하는 것은?

  

 

두쉬펑, <흑사회 2>

(2006, 92분)

 

흑사회~1.JPG

 

 

홍콩 누아르든, 헐리웃 서부극이든 우리를 환장하게 한 것은 배반이 난무하는 비열한 세상에서 그들이 나누는 의리,  쪼잔한 세상을 한 방에 날려주는 그들의 호쾌한 액션... 뭐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 오우삼이 클로즈업 샷을 통해 화면 가득히 우리에게 들이민 주윤발, 양가위, 장국영 등의 이미지는 바로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우리한테는 1995년 방송되었던 <모래시계>의 최민수 이미지!

사실은 '오버 쩌는', '허세 작렬'의 '마초들의 세상' !!

 

 

layout 2016-6-18 (1).jpg

 

 

그런데 두기봉은 어떤 점에서는 유위강보다 더 나아갔다고도 하네요.

 

"두기봉이 놀라운 것은 홍콩 누아르의 유산 아래서 오우삼이 포기하고 임영동이 멀리하고 서극이 닿을 듯 말 듯했던 그 지점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흑사회> 연작은 유위강, 맥조휘의 <무간도> 3부작과 더불어 홍콩영화의 2000년대를 대표하는 클래식이다.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무간도> 3부작이 오우삼, 서극의 <영웅본색> 3부작과 같은 의미라면, <흑사회>는 <방축>을 번외편으로 해서 <용호풍운> <감옥풍운> 등 임영동의 <풍운> 3부작 혹은 맥당웅, 맥당걸의 <성항기병> 5부작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흑사회>가 <무간도>보다 더 큰 정치사회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 (주성철, "신 홍콩 누아르가 온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3. <흑사회>연작을 말한다

 

<흑사회>1,2에 대한 두기봉 감독의 말을 직접 들어봅시다

 

사진_6~1.JPG

 


" <흑사회>는 지금 갱스터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하는 것에 대한 사실적인 스냅샷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탐욕과 권력에 의해 소모되는지, 록과 빅 디의 씁쓸한 경쟁을 통해 볼 수 있다. 우리는 개인의 야망과 탐욕이 지배해감에 따라 전통과 규율이 해체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대 의식과 피의 서약은 이제 더 이상 상징적 형식 이상의 중요성을 갖지 못한다. <흑사회>에는 로맨틱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쩌다가 혹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권력을 향한 폭력적 투쟁에 말려든 사실적인 인간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왜 홍콩 삼합회 영화냐고? 1997년의 홍콩 반환은 한 시대를 마감하는 사건이었다. 새로운 제도와 새 정치 시스템 아래서 홍콩은 절대 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영화감독의 책임은 사회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포착하는 것이다. 홍콩정부는 삼합회와의 관계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나는 이 정보가 홍콩에서 삶의 방식의 필수 요소라 생각한다.

1997년 이후 홍콩은 100년 영국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중국 통치로 돌아가게 됐다. 그것은 홍콩 시민과 해외의 관찰자 모두에게 불안, 기대, 유보의 뒤섞인 감정을 갖게 했다. 이 섬의 시민에게 ‘홍콩인’이라는 것은 ‘중국인’이라는 것과 절대 유의어가 아니다. 지난 세기 동안의 정치적 격변은 이 두 개념 간의 절대적 상이함을 초래했다. 9년이 지났고, 새로운 국면들과 발전은 그 간극을 서서히 메우는 듯 보인다. 중국은 낡아빠진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경제 대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중국의 ‘한 나라, 두 제도’ 정책은 홍콩의 정치적 자립을 약속했다. 일련의 호의적 경제정책들 또한 홍콩의 안정화에 기여했다. 홍콩 시민들은 이런 모든 변화들을 놀람, 두려움, 혼동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경제적 안정의 표면 아래, 정치적 자립에 대한 의문들은 여전히 대답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흑사회 2>에서 갱스터들조차도 이 딜레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인공 지미는 삼합회의 미래에 대해 고심한다. 그는 다수의 지역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홍콩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몰라 혼란스러워한다. ‘중국’이라 불리는 애매모호한 거인의 그림자 안에서 ‘홍콩인’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홍콩인’이라는 것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

 

 

이제는 직접 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저녁 7시입니다.

 

 

 

 

 

댓글 3
  • 2016-06-20 11:31

    <비정성시>를 보며 '대만'의 독특한 역사를 알게 되었는데

    홍콩르아르엔 또 홍콩의 열망과 불안이 들어 있는 거군요^^

    한국영화에서도 조폭영화의 계보가 있는 것 같아요.

    조폭마누라/두사부일체류의 코믹액션과 초록물고기/넘버쓰리의 페이소스와

    2000년대 류승완감독의 독보적인 행보가 시작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가오'를 쫙 빼버린 퓨어하게 폭력적인 조폭영화와 최근 흥행몰이에 성공한 '신세계'까지

    범죄와 폭력으로 말하는 우리의 모습이 있겠지요.

    이번 주도 영화 보러 갑니다.

     

  • 2016-06-20 22:57

    홍콩에 대한 관심은 오로지 영화배우들이었는데

    홍콩느와르도 안본지 오래고

    홍콩의 역사와 현재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거 같네요.

  • 2016-06-21 20:00

    홍콩영화는 2본 동시상영으로 지겹게 보던..

    그러나 필름이다는 그런 걸  상영하지는

     않을거라고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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