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문학' 북앤손 4월 <나무에게 배운다> 후기

깨알
2017-04-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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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월든 매니저의 북앤손 -인문학두 번째 시간으로 <나무에게 배운다><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두 권이 선정되었다. <나무에게 배운다>는 일본의 궁궐목수인 호류사 대목장인 장인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지혜와 성찰을 들을 수 있었고,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는 니시오카의 제자인 오가와 미쓰오와 그 제자들의 현재 모습과 고민 등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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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팀과 고전공방팀이 대거 참석해 주신 관계로 준비한 20부의 프린트가 모자랐다. 주요 세미나들이 방학들이라 다들 여행을 많이 떠나신 관계로 조촐하게 진행되리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성황리에 진행된 것이다. 그리스 여행을 떠난 달팽이샘은 담쟁이빵과 더치커피로 우리들을 격려해 주셨다. 이번에 선정한 책은 파지사유에서도 출판사 관계자들이 오셔서 한 번 강의를 한 계기가 있어서 그런지 다들 한 번은 읽어 보신 책들이라 뜨거운 관심들이 쏟아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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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번 토요일 낭송 페스티벌에 참석하기로 한 이어가게 매니저팀의 낭송 시연이 있었다. 다음으로 깨알과 콩땅의 발제문을 읽은 후 발제 내용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고, 월든 공간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공방의 김지원 목수가 와서 목수 5년차의 경험들을 함께 나누어 주셨다. 시간 관계상 스피노자팀은 계속되는 세미나를 하러 갔고, 고전공방팀과 이어가게 매니저들이 남아서 논의를 이어갔다. 문탁에 대한 고민들과 자신들의 고민들이 자유롭게 쏟아진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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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는 크게 3가지 주제로 압축할 수 있다. 목수들의 구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는가, 도제 제도에서 주장하는 손의 기억을 우리의 신체와 관련하여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앞의 구전과 도제 제도와 연결되기도 한 문제이지만 우리는 문탁 공간을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견들이 주요 쟁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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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전으로 배우기에 대하여

먼저 히말라야샘의 질문이 있었다. 사찰을 짓는 목수들의 지침인 동시에 계율이기도 한 구전은 강제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기보다는 좀더 유연성이 있는 지침인 것 같다. 구전은 공동체의 유연성보다는 오랜 시간을 통해 공동체가 갖게 된 공통 감각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월든의 구전이 있느냐, 헝겊 가위는 헝겊만 잘라라는 월든의 구전은 우리 매니저들 사이에 어떤 공통 감각으로 다가올까. 구전은 집단의 잔소리이다. 그렇지만 그 잔소리의 방향은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도제제도에 대하여

이 책에서 얘기하는 도제 제도는 단순한 기술의 전수가 아니라, 나무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목수로서의 삶에 대한 철학들을 공유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기술에서의 손의 기억이란 무엇일까 그것이 신체에 자동하는 원리는 단순히 기술의 전수가 아니지 않을까? 토요인문학의 병과 신체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시는 자누리샘은 일리치의 병과 신체성 얘기까지 하시면서 신체성에 대한 질문들을 내놓으셨다.

 

문탁 공간의 적용

우리는 문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공부하고 작업장도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해야 하나? 문탁의 정체성과 작업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인 것 같았다. <북앤손> ‘손의 인문학에서 이런 질문들을 계속 밀고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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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의미 있는 질문으로 느티샘의 왜 책의 제목이 대목장에게 배운다가 아니라 나무에게 배운다인가가 있었다. 글쎄 내가 잘 이해되지 않은 질문이었다. 니시오카 대목장의 삶의 통찰을 구술한 이 책은 곧 대목장 니시오카의 철학인 자연에게 배운다, 즉 나무에게 배운다를 말한 것이지 않을까? 또 지원샘은 목수로서 나무를 계속해서 베어내고 소비하는 이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가진다는 말에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이 있었다.

 

니시오카 대목장과는 달리 제자 오가와 미쓰오는 이카루가코샤라는 장인 집단을 만들어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작업도 이카루가코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족 도제 시스템을 넘어서 장인 집단 도제시스템인 이카루가코샤와 우리 문탁 공동체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밥 당번과 청소하기를 공간의 분위기와 자연스레 친숙해지는 기본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 3년 지나면 공통 감각을 이해하게 된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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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북앤손은 지난 3월의 <월든>에 이어 문탁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들에 해답을 조금이나마 찾아가는 과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질문과 함께 참석한 동학들 간에 공통 감각을 키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음 5월은 띠우와 기연샘이 <모리스 평전>으로 북앤손 세 번째 시간을 준비한다. 여러분 매달 이어가게에서 이어지는 손의 인문학, 궁금하지 않으세요? 언제나 여러분에게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문탁의 공통 감각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될 것입니다.

댓글 3
  • 2017-04-21 18:47

    이렇게 빠른 후기는 처음 봅니다~~~^^

    깨알샘과 같이 준비하는 동안 즐거웠어요...ㅎㅎㅎ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요~~~ 떨렸어용~~~

    1시간 40분이 어찌 지나간 줄 모르겠어요...^^

    봄날샘의 친절한 해석이 인상적이었어요.     속으로.... 내가 저렇게 말을 해야하는데...쩝!

    저는 조급하게 생각지말고 열심히 연장을 갈아야겠어요.

    글고, 아니다 다를까 준비한 저보다 깊이 있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문탁샘, 자누리샘)을 보면서 책좀 제대로 읽자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ㅋㅋ

  • 2017-04-24 22:02

    월든에서 <손-인문학>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벌써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ㅜㅜ

    다시 질문을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다 끝나고 나서야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를 펼쳤네요.

    깨알샘, 콩땅샘  고생하셨습니다.

  • 2017-04-27 13:03

    깨알, 콩땅 두 분 고생하셨네요

    좋은 시간이였을듯

    이렇게 다들 열심히 준비하시니 다음 북앤손이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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