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가격1장후기-진리와 선물은 어디서/어떻게 만나게되는가

뿔옹
2021-03-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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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에나프가 인류학과 철학을 함께 전공해서인지 <진리의 가격>에는 두 가지 논의가 함께 섞여 있다. 이렇게 두 분야가 이어지면서 논의가 풍부해지는 것 같다. 또한 두 분야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들었던 시간.

 

"진리에 가격을 메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1장은 플라톤의 <소피스테스> 내용을 직접적으로 가져오면서 전개된다. 특히 최초이자 최후의 철학자로 명명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피스트와 철학자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가 읽는 책은 인류학, 그것도 경제인류학'에 대한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왜 '진리'의 문제를 건드릴까? 진리와 선물(증여)는 어떻게 연결되는걸까?

두 가지 대답이 있었다. 문규민님은 '진리'의 문제란 최초의 '교환불가능성'을 경험하는 사례였다고. 즉, 선물과 증여라는 것은 처음부터 교환불가능성 분야에서 떠오른 것이므로, 소크라테스와 진리 문제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여기에 살짝 블랙샘의 반론이 있었다. 교환불가능성이라기보다는 지불불가능성으로 봐야하지 않은가? 교환불가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고전경제학자들의 전제, 즉 오래전부터 교환경제가 먼저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 그것보다는 지불불가능의 영역으로 '선물과 증여'를 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뉘앙스의 차이가 있었지만 두 분이 이야기하려는 논지는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

 

진리의 가격 문제는 정신의 가격, 상징의 가격까지를 포함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육체적 노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정신의 노동(강의나 미술/음악같은 예술품)의 문제로 넓어졌습니다. 정신의 가격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호의적인척) '어떻게 정신/진리/상징'에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가라고 묻고 있지만, 그러면서 오히려 관련된 사람들, 강의/음악/미술품에 대해서는 적정한 값이나 선물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문탁에서는 정신의 가격(강의/강좌)에 대해서는 (적정한) 가격을 지불해야한다는 감각이 있는데, 육체노동으로 행해진 것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반대의 아니면 조금 다른 감각을 가진 것 같다는 코샘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 문제가 어떻게 선물로 증여로 이어질지 조금 헷갈리긴 합니다. 조금 더 읽어보면 밝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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