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 공무원 식사일지

청량리
2022-11-08 19:45
223

2일차 <잡식가족의 딜레마>

 

아침 8시 이전에 출근 하면 급량비 1개(=8,000원)가 생긴다.

저녁 7시 이후에 퇴근 하면 급량비 1개(=8,000원)가 생긴다.

매월 최대 20개의 급량비(=160,000원)를 모아서 팀별로 식당에 달아 놓고 밥을 먹는다.

원래는 아침과 저녁 식대를 위해 급량비를 지급하지만, 

그걸로 점심 식대까지 해결한다. 

 

매월 달아 놓는 식당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6개 내외로 정해진다.

앞으로 '공무원 식사일지'를 올릴까, 한다. 

각 식당의 메뉴와 특징, 내가 먹은 식단 혹은 먹어야 하는 식단을 중심으로

"잡식가족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한다.

 

헌데, 오늘 먹은 건 특식으로, 구청장이 쏘는 점심이었다.

식당과 메뉴는 이미 정해졌고, 우리과 직원 30여 명이 그 식당 매출을 올리는데 보탬이 됐다. 

"자, 구청장님 오십니다."

군대 내무반처럼 다들 일어나 인사를 하고, 착석한다.

주옥같은 한 마디 말씀에 박수를 치고 밥을 먹었다.

오늘의 메뉴는, "소불고기 전골"이다. 

굳이 찾아서 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주는 고기 역시 마다 않고 먹는다.

되도록 빈 그릇을 만들기 위해 과식을 하지만, 오늘은 자리인 만큼 입맛이 별로인 듯하다.

 

 

맛난 걸 나만 먹을 순 없지.

다 먹고 난 뒤, 알아서 깜장 봉다리를 챙긴다.

집게를 들고 전골 냄비를 뒤적이며 남은 소고기를 봉다리에 담는다.

지난 번 여기에서 과장이 쏜 갈비탕 덕분에 뒷산에서 키우는 개 두 마리가 뼈다귀 맛을 보았다.

아, 참고로 뒷산은 남의 땅이며 개의 종자는 유서 깊은 '시고르자브종'이다.

오늘은 녀석들도 소고기 맛을 볼 것이다.

 

얘들아, 구청장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보내렴.

컹컹~~이런 개소리를 들어봤나............................(청)

 

 

 

 

 

 

 

 

 

댓글 10
  • 2022-11-08 20:07

    우하하하

    컹컹컹~~~

  • 2022-11-08 20:17

    공무원과 시고르자브종의 공생!!이네요^^
    이 글을 훔쳐보던 찬결이 왈…

    가는 나를 보고 말했다 이게 다라고
    그러자 라는 마라며 바랬다.
    하지만 사는 아를 자로 보고 차가 카인 줄 몰랐다.
    타만 파했으니… 라고 읇습니다~
    청량리의 정신세계는 순수한 영혼들만 이해하나부다

  • 2022-11-08 21:17

    와 그 친구는 깜장 봉다리 보면 아주 신나겠어요! 멀리서부터 냄새 맡고 왈왈 짖는 모습이 상상됩니다ㅎ

  • 2022-11-08 21:18

    시 고 르 자 브 종 🔔 의 개 소 리 .
    요즘 뉴스 보다 우아할 듯.
    잡식가족들의 딜레마 , 무지 흥미롭습니다.

  • 2022-11-08 21:49

    청량리네 잡식가족엔 시고르자브종도 속해있군요 .
    육식을 즐기는 청량리의 동지?? ㅋㅋㅋㅋ

  • 2022-11-08 21:52

    시고르자브종 ㅋㅋ
    검색했더니 우하하하하하

    • 2022-11-08 23:10

      검색ㅋㅋㅋ

      • 2022-11-09 10:07

        ㅋㅋㅋ, 2

  • 2022-11-09 00:34

    시고르자브종...이 뭔가 궁금해서 저도 찾아봤네요~~ㅋㅋㅋㅋㅋㅋㅋ
    혈통을 절대 찾을수 없는 시!골!잡!종! ㅋㅋㅋㅋㅋ 크 ㅋㅋㅋㅋ
    직장인들의 유일한 '락' 아닌가요? 앞으로 식도락이 궁금하네요~~

  • 2022-11-09 10:06

    얼마전 모 인친의 별스타에서 이런 글을 봤어요.
    간만에 대학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대학 학생식당의 메뉴가 고기더라구. 다른 학생/교수 식당으로 가봐도 마찬가지였다구...
    너무 괴로워 결국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구^^

    도시락이 젤 좋은데, 난 해외에서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는 편인데, 직장인은 도시락 힘든가? 그럼 왕따 당하는가?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