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맞춰요 874.6Hz 여기는 주술밥상(5회)

밥티스트
2016-03-20 20:43
662

 

기대를 저버린 '맑스의 유령'들

 

 *주술밥상의 연재가 시작됩니다.

  밥티스트들의 일지가 도시게릴라의 방식으로 간헐적으로 기습적으로 올라옵니다.

  파지사유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같이 읽어주세요

 

3월 15일 화요일 풍경이 쓰기를

 

지난 주 화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맑스 강좌와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이제 ‘맑스의 유령’들이 문탁을 배회할 것이라는 나의 기대와 함께 말이다.

그리나 3월 15일 화요일 아침 맑은 얼굴로 나타난 맑스 유령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에서 난 그들의 내공을 느낀다.

월요일 저녁 10시까지 운영위가 있었기에 월요일 밤 12시까지 맑스 숙제를 올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신세 한탄하는 소리를 기대했건만... 그건 나 같은 미미한 존재들의 생존법이었고,

그들은 장자에서 나오는 대붕처럼 엄청난 크기지만 가볍게 하늘을 나는 내공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매일 아침 파지사유 문을 여는 풍경 밥티스트는 이렇게 매일 바뀌어 들어오는 세미나회원들을 만나고

그들의 지난 밤도 상상할 수 있다. 이렇게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오늘은 이문서당과 파지스쿨 학생들과 열일곱 인생학교 학생들과 샘 두 분,

그리고 문탁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온 회원들, 공부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회원들 등 50명가량 밥을 먹는 날이다.

무거운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고도 전기밥솥에까지 한 솥 더 밥을 해야 하는 날이다.

오늘은 파지스쿨 개강날이라서 프리다샘이 돼지불고기거리를 4킬로그램이나 선물하셨다.

(이 불고기는 그날 저녁을 먹고도 남아서 다음날까지 먹었다. 이렇게 문탁 밥상에 고기가 세 끼 연속 올라온 신기록을 세웠다!!!.)

키 큰 프리다샘은 손도 크다^^

 

점심을 먹으며 문탁샘을 중심으로 요즘 한창 준비중에 있는 영화팀이 자신들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궁리중이다.

드뎌 버터냄새 풀풀 나는 외국어를 몽땅 써서 이름을 지었다. ‘시네마 드 파지’.

이 이름은 오늘 이문서당 끝나고 책상을 정리하면서 시작되어 점심을 먹을 때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우리는 밥상에서 소소한 일들을 해결하고 문탁 생활의 감을 익히고 미쳐 생각지 못한 생활윤리도 눈치껏 알아챈다.

밥상머리에서 주워듣는 생활의 노하우와 삶의 지혜가 쏠쏠하다.

 

문탁에 오면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어느새 저녁밥상을 준비해야 해서 점심에 남은 찬과 밥을 살펴보았다.

남은 밥으로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구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저녁당번인 게으르니가 찬밥을 이미 데워 놨다.

고맙게시리. 이런 게 이심전심 아닐까!!!

 

맑스 강의를 하로 오는 고병권샘은 문탁에 일찍 오신다.

공부방에서 공부를 하다가 밥을 먹으로 내려오셨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또 맑스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시간, 난 귀동냥으로도 즐겁다. 맑스 강좌에서 음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고,

알아듣기도, 못 알아듣기도 하지만 맑스의 고민에 대한 고병권샘의 고민도 느껴진다.

오늘의 주제는 ‘화폐가 어디에서 생기는가?’였다.

고병권샘 말씀이(아니 맑스의 말이) 공동체 안에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폐는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의 경계에서 만들어진다. 음.... 사이의 경계라? 알듯 모를 듯하다.

 

다음날 맑스강좌를 듣는 자누리샘과 뚜버기샘이 ‘복’이 문탁에 어떤 의미의 화폐인지,

화페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화폐로 보면 우리가 더 고민하지 못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도 어제 저녁밥상에서 고병권샘이 하던 얘기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인가 보다.

나는 또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맑스강좌와 공부하는 사람들의 긴장감과 강도가 느껴졌다.

 문탁 ‘맑스의 유령’들의 유령스런 모습을 기대하며 이들의 공부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

주술밥상로고축약1.JPG

댓글 3
  • 2016-03-23 19:09

    재밌게 읽고 갑니다^^~~* 알듯 모를듯 한 맑스세미나의 모습도 쪼아요~~

  • 2016-03-24 16:28

    신세한탄 하는 미미한 존재는 어디에 있지? 미미한 것이 만나 미미 씨스터즈 같은 거 만들면 좋겠고만.,ㅋㅋ

     만나면 물방울이 찾는다고 알려주세요!!!

  • 2016-05-01 18:16

    나도 미미시스터 2  에요

    커다란 안경쓰고 같이 연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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